차·전자부품부터 건축기자재까지…설립 5년만에 매출 8배 성장

  • 손선우
  • |
  • 입력 2018-06-12 07:42  |  수정 2018-06-12 07:43  |  발행일 2018-06-12 제18면
■ 대구 스타기업 <주>대우경금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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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경금속은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181개 지역우수기업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지역우수기업이란 비수도권 지역에 소재하는 중소기업으로,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말하며,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 50억~400억, 매출증가율, R&D 투자 비중 등이 높은 기업이다.

대우경금속은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부가 선정하는 181개 지역우수기업 중 한 곳으로 꼽혔다. 지역우수기업이란 비수도권 지역에 소재하는 중소기업으로, 향후 높은 성장이 기대되는 기업을 말하며, 최근 3년간 평균 매출액 50억~400억, 매출증가율, R&D 투자 비중 등이 높은 기업이다.

알루미늄 압출·압연 전문기업
사업다각화로 작년매출 278억
5명 구성 자체 연구소도 운영
해마다 R&D 투자금액 늘려
전기차 프레임 개발에도 돌입


무려 230만부가 판매되고 드라마로도 제작돼 돌풍을 일으킨 ‘미생’은 직장인들의 애환을 다룬 웹툰이다.

1부에서는 불안한 초보 계약직 사원이 직장에서 겪는 애환을 통해 대기업 직장인들의 치열하고 고단한 현실을 보여줬다. 2015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2부에서는 중소기업의 처절한 생존기를 그리고 있다. 대기업에 다니던 주인공들이 직장을 그만두고 중소기업을 설립한 뒤 겪는 어려움을 면밀하게 보여준다. 대기업은 막강한 인프라를 통해 해외시장 분석부터 법 규제까지 필요한 정보를 자체적으로 얻고 현지 지사를 통해 바이어나 규제 당국과 접촉할 수 있지만, 중소기업은 제품개발과 생산·영업 등의 전문인력이나 네트워크가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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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대표 사무실 책장에는 대구시로부터 수여받은 표창장들이 가지런히 전시돼 있다.

미생의 이야기처럼 안정된 직장을 나와 중소기업을 창업한 이들은 많다. 하지만 대개 경쟁에 치이고 구인난을 겪으며 생존 위기를 어렵게 넘긴다. 짧은 시간 급격한 성장을 이뤄낸 중소기업이 드문 것도 이 때문이다. 알루미늄 압연·압출 및 연신제품 제조업체 <주>대우경금속은 그 흔치 않은 성공사례 중 하나다.

◆한 우물만 파선 목을 축일 수 없다

대우경금속은 지난해 ‘대구시 스타기업 100’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기술 개발과 매출 성장,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중견기업 성장 가능성이 있는 우량기업으로 인정받게 된 건 비약적인 성장 때문이다.

지난해 대우경금속의 매출은 278억원이다. 설립 5년 만의 성과다. 설립 첫해인 2013년(34억원)과 비교해 8배 이상 매출이 급증한 것이다. 2016년부터는 직수출을 시작해 1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신생기업 대우경금속이 견조한 상승세를 지속시킬 수 있었던 요인은 ‘한 우물만 파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구경금속은 설립 1년 만에 사업 다각화를 위해 애써왔다. 알루미늄 압출은 경쟁이 치열한 탓에 한정적인 거래처만으로는 매출 수익을 높이기가 어렵다.

김태군 상무이사는 “알루미늄 관련 중소기업들은 반도체 라인이나 자동차 제조설비 등 산업소재 압출을 주로 한다. 창업 초반에는 적은 거래처로도 매출을 올릴 수 있지만 경쟁에서 치이기 때문에 회사를 계속 꾸려가기에는 무리가 많다. 공정이 까다로워도 경쟁률이 낮은 알루미늄 취급처로 사업 대상을 늘려야 했다”고 말했다.

대우경금속은 2014년부터 이너 파이프와 루프 랙 등 가공이 까다로운 자동차부품 소재와 LED하우징과 프레임 류, 방열판 등 전자부품소재 등으로 사업을 분산했다. 2013년 매출의 86.2%에 달하던 산업소재 비중은 지난해 41.3%로 줄이고 자동차부품 소재(13.8%)와 전자부품 소재(5.4%), 건축기자재(12%) 등의 비중은 크게 높였다. 그 덕분에 매출은 급격히 상승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대우경금속은 기술개발을 통한 경영 혁신을 멈추지 않고 있다.

현재 5명으로 구성된 자체 연구소도 운영하고 있다. 대우경금속의 R&D 투자액은 2013년 4천300만원에서 2015년에는 2억1천100만원, 지난해에는 또 두 배 이상 늘어난 4억2천800만원으로 늘렸다. 생산 규모가 늘어나면서 대우경금속은 설립 3년 만에 경남 창녕구 대합산업단지에 2공장을 세웠다. 산업소재 쪽으로 고정물량을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기반을 통해 2공장을 설립한 것이다.

◆중소기업 혁신 통해 살아남아야

뛰어난 기술력은 대우경금속의 자랑거리다.

대우경금속은 설립한 해에 ISO 9001, 14001 인증을 받았다. 이듬해 KS D 6759 인증에 이어 2015년에는 자동차 분야의 품질경영시스템인 TS 16949 인증도 획득했다. 2016년에는 1년6개월에 걸쳐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선박과 해안 분류 협회 노르웨이 DNV·GL 인증도 받았다. 또 특허 2건도 등록하고 상표 등록도 마쳤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이원화돼 있던 압출과 가공 공정을 통합했다. 원자재 구매부터 주조, 압출, 절단, 가공 피막, 조립, 포장, 물류 등 복잡한 과정을 줄여 원가 절감과 제작기간 단축의 효과를 낸 것이다.

대우경금속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뤄낸 데에는 김도연 대표(53)의 적극적이고 저돌적인 성향이 한몫을 했다. 김태군 상무이사는 “보통 중소기업에서는 사업을 확장할 때 수익을 따져보고 리스크가 크면 머뭇거리게 된다.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 대표는 방향타를 잡고 결정을 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적다. 선택과 집중을 잘 하는 덕분에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1983년 자동차부품업체 대우정밀공업<주>에 입사했다. 부산지방기능경기대회 기계가공부문 은메달 수상 이력 덕분이었다. 당시 생산직으로 입사했으나 능력을 인정받아 사무직으로 변경됐고 다양한 커리어를 쌓았다. 이후 대우정밀의 S&T 그룹 인수합병에서 인력부문 인수활동을 수행하고 인사, 구매팀을 두루 거치면서 기업의 다양한 직책을 맡아왔다. 10년 뒤에는 <주>국제경영기술원 수석연구원으로 이직하면서 컨설팅을 배웠다. 같은 해 지역의 알루미늄 압출 제조 전문업체에서 총괄임원으로 근무했다. 여러 경험은 김 대표가 대우경금속의 방향타를 잡는 데 큰 도움이 됐다.

대우경금속이 전기차 경량화를 기회로 보고 전기차 알루미늄 프레임 개발에도 뛰어든 것은 김 대표의 선택이다. 무게가 철의 3분의 1 정도인 알루미늄 차체가 전기차 산업에서 가치와 중요성을 더 인정받을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자동차부품소재 개발의 방향을 선회한 것이다.

대우경금속은 앞으로 수출형 기업으로 체질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경쟁이 치열한 내수시장이 아니라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려 사업을 확장해나가는 것으로 방향을 잡은 것이다.

김 대표는 “중소기업은 혁신해 나가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 새로운 사업을 하면 분명히 시행착오를 겪는다. 그러면서 문제점을 찾고 이를 개선할 수 있다. 해보지 않고 남 탓 하는 건 패배의식에 젖은 것이다. 해봐야 되는지 안 되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손선우기자 sunwo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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