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 넓힌 TK, 정치변화 중심에 서다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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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6-18   |  발행일 2018-06-18 제1면   |  수정 2018-06-18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참패하면서 보수 진영은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구·경북(TK)에서만 광역단체장 두 곳은 물론 기초단체장 31곳 중 25곳에서 자유한국당 후보가 당선돼 TK가 정치적 ‘외딴섬’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 30여년간 ‘보수의 심장’으로 통했던 TK의 정치 지형에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지방선거 단체장 결과만 놓고
“무인도”“눈귀 닫고 사는 동네”
외부, 조롱에 과도한 ‘낙인찍기’

민주당 대구시의원·단체장 배출
보수틀 속 與野 경쟁구도 싹틔워
“與일색 지역보다 변화에 더 유연”


단체장 선거 결과만 놓고 보면 TK는 ‘보수의 심장’임에 틀림없다. 선거 결과로 인해 TK는 전국적인 조롱을 받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SNS에 6·13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소신을 밝히면서 ‘북한도 변했는데, 여긴 아직 안 변했네요. 정치적 무인도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라는 글과 함께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은 대구·경북엔 빨간색, 그 외 지역은 모두 파란색이 들어간 대한민국 지도였다. 이씨의 페이스북에는 ‘눈 귀 닫고 사는 동네 같아 안타깝습니다’ 등의 공감 댓글이 이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씨의 글이 지나치다는 반응도 나왔다. ‘내부적으로 나름 많이 변한 듯합니다. 너무 나무라지 마십시오’ ‘작가님은 5천만명 모두 같은 생각을 해야 만족하시겠습니까?’라는 비판도 있었다. 그렇다. 모두가 파란색이라면 그 또한 민주주의의 위협이 아닐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TK는 외부로부터 과도한 ‘낙인찍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구·경북민들은 결코 눈과 귀를 막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지방선거 재도입 이후 27년 만에 처음으로 지역구 민주당 대구시의원이 4명이나 탄생하고, 구·군의원에 출마한 46명의 민주당 후보 중 단 한 명을 제외한 45명이 모두 당선됐다. 경북에도 민주당 지방의원 후보들이 지역에서 고르게 당선됐는가 하면, 구미에선 민주당 지방의원 출마자 전원이 당선되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특히 구미에서는 1998년 신정 울진군수(새정치국민회의) 이후 20년 만에 진보 정당 후보가 TK 단체장으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선거를 두고 외지에서 TK를 ‘외딴섬’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단 한 명의 한국당 후보도 당선시키지 않은 광주·전남·전북에 비해 대구와 경북에선 민주당 기초단체장과 지방의원 후보 상당수가 당선되면서 TK가 오히려 새로운 변화의 중심에 서게 됐다”고 말했다.

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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