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호우에 무너져 내린 청도 민둥산 ‘태양광발전시설’

  •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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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7-06 07:45  |  수정 2018-07-06 07:45  |  발행일 2018-07-06 제7면
“경사 심하게 깎아낸 게 화근”
郡, 설치 적합성 여부 등 조사

[청도] 나무가 없는 민둥산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이 화(禍)를 부르고 있다. 집중호우만 내리면 산사태로 속절없이 무너져버리는 것.

지난 3일 0시쯤 청도 매전면 온막리에서 태풍 ‘쁘라삐룬’과 집중호우로 산사태가 나 산비탈에 설치된 태양광발전시설 2만8천370㎡ 가운데 7천여㎡가 붕괴됐다. 이는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면서 나무를 모두 베어내는 바람에 지반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청도군에 따르면 사고가 난 태양광발전시설은 민간업체가 설치한 것으로 발전량은 2천750㎾ 규모다. 2016년 11월 착공해 오는 연말 준공될 예정이었다. 준공허가는 나지 않았지만, 관련 법에 따라 신고를 하고 사고 직전까지 전기를 정상적으로 생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고에 대해 전문가들은 “태양광발전설비를 설치하면서 산비탈 경사를 심하게 깎아낸 게 화근”이라고 지적했다. 주민 김모씨(63)도 “원래 이곳은 울창한 숲이었다. 공사 과정에서 나무를 모두 베어냈으니 산사태는 예견된 일이었다”고 말했다.

청도군 관계자는 “해당 업체가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과정에서 경사면 안전성·배수시설 적합성 여부를 제대로 살펴봤는지 등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지난 4일 사고현장을 찾아 현장점검을 벌였다. 점검반은 태양광발전시설 피해 규모를 확인하고 복구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2차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장 상황을 계속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산지 태양광발전시설이 집중호우에 취약하고 산사태 원인이 된다는 지적에 따라 6일부터 산림청과 공동으로 실태 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박성우기자 parks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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