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새마을사업 존치 여부 두고 보수-진보단체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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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규덕기자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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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한국 역사로 기억해야”

진보 “예산 과다 사용이 문제”

지난 6일 오후 구미시청 정문 앞에서 보수·진보 단체들이 새마을운동사업과 관련한 집회를 동시에 열고 있다.
[구미] 구미에서 박정희·새마을 사업 존치 여부를 둘러싸고 보수·진보 단체가 서로 팽팽히 대립하고 있다. 장세용 시장(더불어민주당) 당선 이후 ‘새마을사업 폐지’ 논란이 일면서 진보·보수 간 갈등이 벌어지고 있는 것. 최근 보수단체가 장 시장과 면담을 가진 뒤 이달 말까지 계획한 농성을 취소했지만 논란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 6일 오후 5시 구미시청 정문 앞. 왕복 4차로인 시청 진입로를 사이에 두고 보수·진보 단체가 동시에 집회를 열고 있었다. 보수단체 회원 50여 명은 새마을 노래에 맞춰 새마을기를 흔들며 ‘새마을사업 축소 반대’를 외치고 있었다. 이들은 ‘장 시장이 새마을운동 사업 폐지를 검토한다’는 언론보도가 나오자 지난 2일부터 시청 앞에서 농성을 하고 있다. 김종열 경북애국시민연합 상임대표는 “박 전 대통령 고향에서 새마을운동을 없애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시장과 면담 결과 ‘박정희 유물전시관 폐지를 검토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제대로 실천할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은택 역사바로잡기모임 회장은 “새마을운동은 박 전 대통령 추종 사업이 아닌 대한민국 역사로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날 도로 맞은편에선 진보단체 회원 15명이 ‘200억 박정희 유물관 공사 중지하라’는 내용을 담은 현수막·피켓을 들고 반대집회를 벌였다. 김병철 구미참여연대 사무국장은 “새마을운동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미시가 새마을운동 관련 사업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예산을 사용하는 것은 분명히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시청 새마을과를 폐지하고 박정희 유물관 공사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며 “900억원을 들여 만든 새마을테마파크도 적절한 용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력 100여명을 동원했지만 큰 충돌은 없었다.

새마을사업 폐지·축소 논란이 확대되자 장 시장이 진화에 나섰다. 장 시장은 이날 오전 경북애국시민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 10여명과 가진 면담에서 “와전된 점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마을운동테마공원 용도 변경과 관련해 “시민들이 연간 60억원 운영비를 걱정하고 있어 남는 공간에 ‘경북민족독립기념관’과 같은 시설을 넣어 경영합리화를 시도해 보자는 취지로 얘기한 것”이라며 “테마공원 전체를 바꾼다는 뜻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시청 새마을과 폐지는 시대 흐름에 맞게 명칭을 개선해보자는 취지로 말한 것인데 폐지로 와전됐다”며 “‘새마을’ 명칭을 빼지 않는 것도 검토해보겠다”고 덧붙였다. 보수단체 회원에게 “박정희 역사자료관(유물전시관)은 영호남 화합 차원에서 출발해 지난해 착공한 사업”이라는 설명을 듣고는 “구체적 내용을 알아보고 자료관 건립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구미참여연대 관계자는 SNS를 통해 “새마을사업 재검토는 선거기간 장 시장이 스스로 공약한 내용이다. 그런데 취임 1주일 만에 이를 뒤집으려 한다. 많은 구미시민이 헛소문을 믿고 투표한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한편 장 시장은 이날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아 헌화·분향한 뒤 추모관에서 전병억 생가보존회장 등과 대화를 나눴다. 장 시장은 오는 10월쯤 새마을사업과 관련된 구체적 방향을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글·사진=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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