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계의 디바 신예 조정민 “심수봉 선배의 ‘백만송이 장미’ 듣고 트로트에 빠졌죠”

  • 윤용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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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8-13   |  발행일 2018-08-13 제23면   |  수정 2018-08-13
20180813

트로트계의 디바. 신예 트로트 가수 조정민에게 이보다 잘 어울리는 수식은 없을 듯하다. 혜성처럼 나타나 국내 트로트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그는 기존의 트로트 창법에 재즈, 발라드, 팝, 알앤비 등을 접목시킨 독창적인 시도로 트로트의 음악적 외연을 한 뼘 더 확장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디엄 템포의 세미 트로트가 매혹적인 첫 앨범 타이틀 곡 ‘곰탱이’를 시작으로, 분위기 있는 팝 재즈가 연상되는 ‘하루가’, 두 번째 싱글 앨범에 수록된 ‘살랑살랑’ 역시 레트로 사운드와 하우스가 제대로 어우러져 새로움을 더했고, 블루스적인 테크닉과 모던 팝으로 완성된 세 번째 앨범 타이틀 곡 ‘슈퍼맨’은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강렬함이 돋보인다. 모두가 조정민의 풍부한 가창력과 특유의 감각적인 보컬 스킬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조정민은 이미 ‘복면가왕’ ‘불후의 명곡’ ‘열린음악회’ 등 다양한 음악프로그램을 통해 뛰어난 가창력과 미모를 인정받았다. 올 초 4집 싱글 앨범 ‘식사하셨어요’의 발표와 함께 ‘엔카의 고장’ 일본에선 ‘트로트 한류’의 포문을 성공적으로 열어가고 있는 그다. 누구보다 바쁜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그를 영남일보 서울지사에서 만났다.


피아노 치며 노래하는 영상 유튜브 올려
Mnet 트로트엑스 출연 제의 받고 데뷔
특유 ‘꺾기’어려워 나만의 창법 만들어

日, 트로트 블루오션…관객 뜨거운 반응
대중과 공감·위로하는 노래 부르고 싶어
매년 정기적으로‘음악치료 콘서트’계획



▶‘식사하셨어요’는 어떤 곡인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쓰이고 누구에게나 쉽게 건네고 받는 인사말을 노래로 표현한 곡이다. 전통악기인 대금과 피아노의 조합으로 서정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진정성 있는 노랫말이 듣는 이를 따뜻하게 위로한다. 힘들고 어려운 세상살이지만 이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이 든든하게 식사하고 큰 힘을 얻기를 바란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아이돌 가수를 능가하는 외모와 가창력을 지녔다. 굳이 트로트 가수를 선택한 이유가 있다면.

“처음 준비는 알앤비와 힙합이었다. 앨범은 물론 뮤직비디오까지 다 찍어 놓은 상태인데 회사 사정이 갑자기 나빠지면서 어쩔 수 없이 포기했다. 사실 2009년 ‘조아’라는 예명으로 잠시 트로트 가수 활동을 한 적이 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나라도 돈을 벌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지만 ‘트로트가 나에게 맞는 옷일까’라는 의문은 늘 가졌다. 그러다 보니 스물아홉이 됐다. 나이가 이렇게 많은데 가수라는 꿈을 다시 목표로 삼는 게 가능할지 몰랐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틈틈이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평소 내가 즐겨 하던 가요와 팝송 다섯 곡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영상을 보고 당시 신설될 예정인 Mnet ‘트로트엑스’의 막내작가로부터 전화가 왔다. ‘음악적 색깔도 좋고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하는 사람이 흔치 않아 구성상 괜찮을 것 같다’며 출연해 달라는 얘기였다. 트로트라는 점이 마음에 걸렸지만 뭔가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 계기로 2014년에 트로트 가수로 데뷔했다.”

▶청아하면서 힘 있는 목소리와 안정적인 가창력이 돋보인다. 곡을 계속 듣다 보니 트로트에 최적화된 음색을 지녔다는 느낌이다.

“맑으면서도 허스키한 목소리가 신선하고 매력적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나도 ‘트로트엑스’에 나오기 전까지는 내 목소리가 트로트에 어울릴지 잘 몰랐다. 출연에 앞서 많은 과제곡을 받았는데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트로트와의 접점을 찾았다. 결정적으로 심수봉 선배의 ‘백만송이 장미’를 듣고 트로트를 사랑하게 됐는데, 전에는 알지 몰랐던 트로트의 깊이와 매력을 느꼈다. 하지만 그만큼 어려웠다. 특히 트로트 특유의 창법인 꺾기가 어려워 내가 잘 할 수 있는 나만의 트로트를 만들어낸 게 지금의 결과물이다. 물론 꺾기가 트로트의 전부는 아니지만 모두가 좋아하는 트로트로 거듭나기 위해선 많은 노력과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의 활동이 주목된다. 새롭게 한류 트로트를 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과 기대감이 있을 듯하다.

“아직 시작이라 조심스럽긴 한데 일본에서의 활동도 잘 해내고 싶다. 지난 7월 일본 ‘엔카계 대부’로 불리는 유명 작곡가 나카무라 타이지의 오사카 합동 콘서트에 참여했다. 나카무라 타이지로부터 ‘아빠’ ‘레이디스 하우스’ 두 곡을 받아 지난 4월 일본에 정식 데뷔했는데, 타이틀 곡 ‘아빠’를 처음 받았을 때는 너무 신기해서 소름이 돋았다. 재일교포들이 타국에 와서 힘들게 가족을 꾸려간 이야기지만 그 곡을 들으면서 계속 눈물이 났다. 나카무라 타이지는 유튜브에 올린 내 영상을 보고 나에게 관심을 가졌다고 했다. 다행히 일본은 트로트에 관한 한 아직은 블루오션인 것 같다. 일본도 중장년층이 들을 만한 노래가 없는 편이다. 그래선지 무대에 설 때마다 관객의 반응이 바로바로 느껴진다. 가수를 존중하고 귀하게 여긴다는 느낌을 받으니 나 역시 공연을 하는 동안 절로 힐링이 되더라. 9월에도 일본 공연이 잡혔는데 앞으로 한 달에 일주일 정도는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바삐 움직일 것 같다. 나카무라 타이지가 올해 4곡을 더 만들어준다고 해서 기대하고 있다.”

▶향후 계획과 가수로서의 포부를 말한다면.

“음악적으로는 대중과 공감하고 그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부르고 싶다. 이렇게 축적된 노래들을 통해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음악치료 콘서트도 매년 정기적으로 열 생각이다. 또 기존과 차별된 느낌의 트로트, 엔카를 통해 조정민만의 색다른 음악세계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식사하셨어요’가 그 지렛대가 됐으면 한다.”

글=윤용섭기자 yys@yeongnam.com
사진제공=루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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