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전시·공원 ‘복합공간’…이육사 시인의 삶 오롯이 체험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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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09-06   |  발행일 2018-09-06 제13면   |  수정 2018-09-06
안동 ‘유림문학 유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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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육사 문학관 바로 옆에 설치된 이육사 ‘절정’ 시비·동상(위)과 이육사 시인의 자료와 기록을 한 곳에 모아 놓은 문학관 내부. <안동시 제공>

3대 문화권 사업 가운데 문화·생태·관광기반 조성사업의 핵심으로 2012~2017년 229억원(국비 160억원·도비 21억원·시비 48억원)이 투입된 ‘유림문학 유토피아’(7만5천268㎡)에 사람의 발길이 몰리고 있다. 유림문학 유토피아는 경북 북부지역의 근대문학을 바탕으로 이육사문학관을 증축·관광자원화해 지역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추진됐다. 안동시 관계자는 “유림문학 유토피아가 완공됨으로써 역사적 고증을 바탕으로 유림문학과 근대문학을 연결하는 문학관광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고 강조했다.

229억 투입…완공후 전국서 발길 몰려
기획전시실·근대문학자료 수장고 조성
묘소길·야생화 정원 등 자연 어우러져
신축된 생활관 관람객 80여명 수용가능
경북북부 문인 문학 교류 장으로도 이용

◆문학의 새로움 발견하는 공간

2004년 문을 연 이육사문학관(안동 도산면 원천리)은 일제강점기 17차례나 옥살이하면서 민족의 슬픔과 조국 광복의 염원을 노래한 항일 민족시인 이육사의 흩어져 있는 자료와 기록을 한곳에 모아 놓았다. 2015년부터 이육사 출생지인 원천리 불미골에 문학관 내 전시관을 확대(972㎡)했다. 아울러 생활관(497㎡)을 짓고 이육사 생가(90㎡)를 복원했다. 이곳이 유림문학 유토피아다.

유림문학 유토피아 개발 콘셉트는 문학·사람·자연으로 구분된다. 문학 콘셉트는 문학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공간이다. 듣고 만지고 보고 맛보는 다양한 행위를 통해 문학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하고 삶에 가까이 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누구나 시인이 되는 사람공간은 글을 통해 감정을 표현하면서 진정한 자아를 찾고, 누구나 자기 생의 시인이 되어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 자연과 하나가 되는 공간인 자연 콘셉트는 이육사묘소길·시상길·예던길 등 문학의 이야기가 담긴 길을 통해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도록 구성됐다.

민족시인이자 퇴계 이황의 14세손인 이육사의 업적을 기리고 그 뜻을 후손에게 전하기 위해 조성된 유림문학 유토피아는 3대 문화권사업의 선도사업인 세계유교선비문화공원·한국문화테마파크·선성현문화단지와 인접해 있다.

안동시는 성공적인 운영을 통해 개발계획 단계부터 유림문학 유토피아의 역량과 각 사업시설의 특성, 이용객의 요구를 고려한 구체적인 관리운영 계획을 마련했다. 또 소프트웨어 측면에서 개관 이후 실질적인 운영 방안과 사업활성화 방안도 수립했다. 정부 광역권 개발계획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방문·관광객 유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지역민의 문화적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교육·체험 통해 육사의 삶 엿봐

유림문학 유토피아는 숙박·전시·공원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한 복합형 공간으로 전시관·생활관·이육사 시상길·공원·야생화정원 등 시설을 갖추고 있다. 퇴계 이황에서부터 이육사로 이어지는 유림사상과 정신의 맥을 계승하는 문학 교육·체험을 위한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문학관 주변에 세워진 이육사 동상과 그의 대표작 ‘절정(絶頂)’이 새겨진 시비 등은 시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엿보게 해준다.

전시관은 안동 유림의 삶과 정신을 체험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이육사의 생애와 연도별 활동, 그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들이 간략하게 전시돼 있다. 단체 탐방객 및 정기적 문학행사의 수용을 위한 다목적 강당을 비롯해 다양한 전시행사 유치를 위한 기획전시실, 기증·수집된 각종 근대문학자료 보관을 위한 수장고로 이뤄져 있다. 1층은 시인의 삶과 정신에 대한 탐구 공간, 2층은 시인과 동시대 관찰자에 대한 반성적 시선 공간, 3층은 시인의 세계에 대한 지리적 공간이다. 문학 중심의 다채로운 프로그램 운용으로 다양한 연령대를 포괄할 수 있도록 했다.

10대 미만 어린이는 문화체험과 놀이, 10대 청소년은 수학여행과 문학 중심의 체험이 가능하다. 20대는 자기개발·문학 중심 동아리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했다. 30대에겐 국문·인문학 저변이 넓어지는 현 시대를 반영해 학회활동을 지원하고, 인문학에 관심이 높은 개인·단체 관광객을 위한 이육사 및 경북북부 인문학 허브관광지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 40대의 경우 힐링관광을 중심으로 인문학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점에 비춰 재방문 및 바이럴 마케팅(마케팅 메시지 확산을 촉진하는 마케팅 현상)을 유도해 효과를 거두고 있다. 50·60대에겐 이육사 시에 대한 향수와 추억, 가족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유림문학 유토피아를 방문하면 선생이 죽는 순간까지 조국독립의 염원에 제대로 눈을 감지 못하는 등 치열한 삶을 산 것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며 “가슴 한편에 선생의 마음을 조심스레 담아보는 소중하고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된 생활관은 80명(20실)가량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다. 문학관을 찾는 관람객이 편안하게 하룻밤을 묵고 갈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곳에선 학생·일반인의 교육과 연수가 이뤄진다.

◆안동지역 문화 예술인 거점 공간

유림문학 유토피아는 경북 북부지역 문인의 문학적 교류의 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안동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모일 수 있는 거점공간이다. 문화예술적 교류가 활발히 전개될 수 있도록 열린공간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림문학 및 이육사문학에 대한 가치정립과 확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 유교문화가 담긴 다양한 문학체험 콘텐츠 발굴 및 활성화를 유도하고 문인의 문학활동과 관광객 문학 체험 활동을 지원하는 차별화된 시설로 주목받고 있다.

안동시 관계자는 “일제식민지를 살던 지식인의 고뇌와 시대정신을 담은 저항 의지는 철학적 사색 속에서 깊어졌다”면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세대에게 다시 한 번 이육사와 같이 민족·미래·조국을 바라볼 수 있는 철학적 사색을 할 수 있도록 의미있는 프로그램과 토론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학 치유를 위한 문학특강·문학기행 등을 통해 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림문학 유토피아는 다양한 발전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제약돼 정보통신·대중매체를 통해 홍보할 필요성이 있다. 체계적 홍보 전략을 바탕으로 볼거리·먹거리·지역 유래 등 자원을 소개하고 홍보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유림문학 유토피아의 문학적 가치와 브랜드를 외부에 널리 알리고 방문객을 유치해 수익 증대를 도모할 수 있다. 체계적 마케팅을 실행해야 가치 상승·지역 발전을 촉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 문학관은 78곳이 운영 중이며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서울 등 대도시와 같은 문화 중심지보다는 출신 작가의 고향이나 집필 장소가 되는 중소도시에 산재돼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7곳, 강원 9곳, 경기 7곳, 경남·북 22곳, 전남·북 21곳, 충청 10곳, 제주 1곳 등이다.

안동=이두영기자 victor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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