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정상회담] "하나가 된다는 게 좋아"…희망에 부푼 시민들

  • 입력 2018-09-18 10:41  |  수정 2018-09-18 10:41  |  발행일 2018-09-18 제1면
TV 생중계 화면 속 두 정상 움직임에 '촉각'…평화·통일 기대감
"정상회담하고도 달라진 것 없어" 일부 회의적 반응도

"하나가 된다는 게 정말 좋잖아요.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요."


 남북 정상이 11년 만에 평양에서 만난 17일 오전 시민들은 평화와 성공적인 회담을 기대하며 희망에 들뜬 모습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용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로 이동해 평양 순안공항(평양국제비행장)에 도착한 오전 9시 49분께 서울역 대합실에서 텔레비전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의 얼굴에는 일제히 긴장한 표정이 떠올랐다.


 이후 문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자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를 반기듯 "나왔다!"라고 외치는 목소리와 함께 웃음 소리, 박수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몇몇은 낯선 사이인데도 서로 악수를 하면서 기쁨을 나누기도 했다.


 서울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도 시민들은 바쁜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삼삼오오 중계 화면 앞에 모여 두 정상의 만남을 긴장한 모습으로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 화면 앞으로 다급하게 뛰어와 자리를 잡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공항에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한 데 만족한 모습이었다.


 문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한 직후 김 위원장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서울역에서 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김정은(위원장)은 안 나왔네, 나와야지"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가 이후 김 위원장이 나타나자 반색했다.


 몇몇 시민은 중계 화면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김 위원장이) 나왔네, 나왔어"라며 환하게 웃음 짓기도 했다.


 시민들은 남북관계 진전을 향한 희망과 염원을 드러냈다.


 포항으로 가는 출장길에 서울역에서 생중계를 지켜본 백 모(65) 씨는 "선친께서 이북 분이셔서 추석 때마다 눈물을 흘리셨다. 통일이 어서 됐으면 좋겠다"고 심정을 털어놓았다.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중계방송을 보던 김 모(66·여) 씨는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해서라도 (두 정상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감동"이라며 "하나가 된다는 것이 정말 좋고 감격적이다.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다"고 말했다.


 북한의 평화 의지에 의구심을 드러내면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중계를 지켜보던 한 모(25) 씨는 "예전부터 쭉 저런 것(정상회담)을 해왔는데해결된 것이 없었다. 크게 감흥이 없다"며 "평양에 처음 가는 것도 아니고, 북한의 도발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를 출발하기 전 이른 아침부터 청와대 인근에서는 성공적인 정상회담을 기원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재향군인회는 문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기로 예정된 시간보다 20분가량 이른 7시 40분께부터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앞에 모여 태극기를 흔들며 환송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오전 8시 15분께 청와대에서 헬기 2대가 차례대로 이륙해 성남 공항을 향하자 일제히 하늘을 올려다보며 함성을 질렀고, 일부는 휴대전화 카메라로 헬기의모습을 담기도 했다. 경찰과 재향군인회는 이날 행사에 5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추산했다.


 1970년대 철원에서 복무한 재향군인회 소속 장 모(65) 씨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두근거렸다. 회담이 잘 되면 남북이 다시 만나서 생활할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그런 세상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하나뿐인 손녀가 통일된 나라에 살 날을 기대해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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