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정의 감각수업] 감각이 자본되는 시대…최고·최선보다 나만의 유니크함을 갖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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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05   |  발행일 2018-10-05 제39면   |  수정 2018-10-05
[노희정의 감각수업] 감각이 자본되는 시대…최고·최선보다 나만의 유니크함을 갖고 있는 것

모든 것은 연결되어 있다. ‘하나를 보면 열이다’라는 생각을 자주한다. 청바지 하나만 봐도 그사람의 감각이 다 보인다고 한다면 과언일까?

감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스타일, 패션, 코드 등 대부분 시각적인 단어를 쉽게 떠올린다. 우리가 첫인상을 볼때 지적인 이미지가 느껴진다거나 착하게 보인다고 느끼는 것은 내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시각적인 것으로 느끼기 마련이다.

모범생이라는 단어는 착하다, 성실하다, 바르다, 답답하다, 순하다 등의 단어와 연결되는 느낌이 들듯이 감각이라는 것 또한 하나를 보게 되면 그것을 바탕으로 비슷한 것끼리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자주 발견하게 된다.

사람들에게 이상형을 물어보면 흔히 ‘감각있는 사람’ ‘스타일 좋은 사람’ ‘자기 관리를 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듯 우리는 감각있는 사람 혹은 감각있는 매장을 선호하게 된다. 사귀고 싶거나, 같이 비즈니스를 하고 싶어 한다거나 그곳에 가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적 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들며 자본으로도 연결이 된다.

감각은 단순히 하나의 카테고리가 아닌 시각, 후각, 청각, 촉각, 미각이 사람마다 각자의 차이를 통해 하나가 올라가면 다른 연결된 감각 또한 자극과 반응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우리는 이미지 메이킹 교육을 통해 신뢰감을 높이는 스타일을 권장한다. 하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모두 똑같은 스타일로 본인의 아이덴티티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를 디자인하라’의 저자인 디자이너 가르보는 20년 전 디자인 아이디어를 팔기 위해 질레트사에 갔다. 회의에 참석한 직원들은 모두 10명이었는데 모두 비슷한 양복에 넥타이도 비슷했다. 누가 엔지니어인지, 마케팅 담당자인지, 자금 담당자인지 구분하기 힘들었다. 직원들의 개성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래서 그는 ‘이 회사는 개성 따위는 허용하지 않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옷은 그 옷을 입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보내는 일종의 메시지다. 따라서 옷을 고를 때는 ‘나는 누구인가. 세상에 어떤 말을 하고 싶은가’를 신중하게 생각하고 골라야 한다는 것이다.

감각이 자본이 되는 시대다. 감각이라는 것은 후천적으로 얼마나 자신의 관리를 잘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실력이 비슷하다면 당연히 호감이 가는 쪽에 일을 맡긴다. 호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스타일을 포함한 비언어적인 요소까지 모든 것을 발휘해야 한다. 요즘은 많은 회사가 창의적이고 유연한 조직문화를 끌어내기 위해 직원에게 자유로운 복장을 권하고 있다. 어떤 면에서는 스타일 하나만으로 업무 성과 이상의 착시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업무를 잘 처리하고 스타일 관리까지 덤으로 잘 한다면 신뢰감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감각을 길러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언젠가 알아주겠지’에서 ‘지금 당장 함께하고 싶은 사람’으로 변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훌륭한 감각이란 최고·최선이 아니라 나만의 유니크함을 갖는 것이다. 감각이 타고난 사람도 있지만 감각이 타고나지 않았다고 해서 낙심할 필요는 없다.

복싱을 할 때 처음에는 상대의 얼굴도 바라보지 못하고 팔도 한번 뻗기 힘들지만 연습을 거듭하면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내 팔을 뻗으며 피하기까지 할 수 있다. 감각에 대한 수용체는 모두 다를 수 있지만 연습이나 훈련을 통해서 충분히 감각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이 답이다’라는 것이 아니라 이런 화두를 통해서 보다 감각적인 매장과 개인으로 자본을 끌어당길 수 있는 자신만의 힘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럼 나만의 유니크함은 무엇일까. 나는 두 가지 질문을 통해 그것을 찾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1) 당신의 직함(직업)이 곧 당신인가? 당신의 별명(닉네임)은 무엇인가?

2) 당신이 즐겨 부르는 18번은 무엇인가?

아이엠 대표 (계명문화대 패션마케팅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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