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장 건강 상태 ‘소변색이 열쇠’

  • 홍석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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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0-23 07:58  |  수정 2018-10-23 07:58  |  발행일 2018-10-23 제19면
■ 소변과 질환
신장 건강 상태 ‘소변색이 열쇠’
신장 건강 상태 ‘소변색이 열쇠’

신장이라고 말하는 콩팥은 우리 몸에 주먹 만한 크기로 등 쪽에 2개씩 위치해 있다. 콩팥의 대표적인 기능은 소변을 만들어서 수분·전해질·노폐물을 조절하고, 우리 몸이 중성 상태가 유지되도록 산·염기의 균형을 맞춰주기도 한다.

또 뼈와 근육의 대사에 관여하는 칼슘·인·비타민D와 같은 물질들을 조절하고, 혈압과 빈혈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등의 다양한 기능으로 우리 몸의 항상성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붉은색
결핵약 복용시 소변색 변할 수 있어
무리한 운동시 근육성분 검출되기도
혈뇨로 판명되면 사구체신염 의심을

☞탁한색
퓨린 성분 많은 맥주·튀김 등 주원인
전립선염 등 염증으로 뿌옇게 될수도

☞거품 많으면…
신장에 문제가 생긴 것 아닌지 검사
모르고 방치 악화돼 투석 필요할수도


정상적인 소변은 투명한 색이거나 연한 노란색을 띄게 된다. 그런데 소변색이 지나치게 빨갛게 나오는 경우가 있다. 빨갛게 나오게 되면 피가 나오는 것으로 생각하고 병원을 급히 찾아오는 경우가 있다. 물론 피가 나오는 경우가 가장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검사해 보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그전에 피가 아니더라도 소변이 빨갛게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무리한 운동이나 약물로 인한 혈뇨

피가 아닌 빨간 소변이 나오는 경우를 살펴보면 먼저 결핵약 등을 복용했다면 그 약에 의해 소변색이 빨갛게 나오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런 경우 꼭 필요한 약이 아니라면 중단하고 경과를 지켜볼 수가 있고, 꼭 필요한 약이라면 약을 처방받은 곳에 방문해 소변 상태에 대해 얘기하고 상담을 받아야 한다.

약물 이외에도 건강식품으로 많이 먹는 블랙베리나 사탕무 등을 먹었을 때도 소변이 빨갛게 나올 수 있다. 그런 종류의 음식이나 약제를 섭취하지 않았을 땐 실제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들로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서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해야 한다.

무리하게 운동을 하거나 근육이 심하게 손상을 입어도 근육 성분이 부서지면서 소변으로 배출되면 빨갛게 나올 수도 있다.

운동을 하지 않던 정상인이 갑자기 근육에 무리한 운동을 한 후 소변색이 빨갛게 나오면서 근육통도 동반되고, 불의의 사고로 근육이 심하게 손상되면서 근육 성분이 소변으로 배출되면서 빨간색 또는 콜라색이나 짙은 갈색으로 소변이 나오면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런 증상을 횡문근융해증이라는 근육 손상에 의한 질병으로 부르고 있다. 심하면 근육 성분이 콩팥에도 독성으로 작용해서 손상을 주고 콩팥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등을 해 이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약물이나 음식, 무리한 운동, 근육 손상 등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소변색이 빨갛게 나온다면, 가장 먼저 혈액이 소변으로 나오는 경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이때는 소변 검사를 통해 적혈구가 실제로 나오는 혈뇨인지 확인해야 한다.

젊은 성인이 혈뇨가 나오는 것은 콩팥을 포함한 요로계에 감염이 발생한 경우가 제일 많다. 또 콩팥 자체에 염증이 발생하는 사구체 신염도 간헐적으로 육안적인 혈뇨가 나오기도 한다. 특히 노령의 환자는 악성 종양이 생겨 많은 출혈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 가능성을 놓고 소변검사와 혈액검사, 필요하면 CT나 초음파, 방광경 검사 등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소변색이 탁해지면 통풍 의심을

통풍은 요산이 소변으로 많이 배출되면서 탁하게 나오는 증상이다. 하지만 소변이 탁하게 나온다고 모두 통풍인 것은 아니다. 소변이 지나치게 뿌옇게 나오면 혈뇨와 마찬가지로 먼저 음식에 의한 것은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음식 성분 중 퓨린(Purine)이라는 성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먹게 되면 몸 안에 요산이 많이 생성된 후 소변으로 배출되고, 이럴 때 소변이 뿌옇고 탁하게 보일 수가 있다. 맥주가 가장 많이 요산을 생성하는 대표적인 식음료이고, 간이나 허파 등의 내장성분, 튀긴 음식, 갑각류, 등푸른 생선 등이 통풍을 앓고 있는 사람은 주의해야 할 음식들이다.

이런 음식을 먹는다고 모두 통풍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산이 많아지면서 소변색이 뿌옇게 나오는 정도의 변화는 보일 수 있다. 이럴 땐 해당 음식을 섭취하지 않거나 줄이면 다시 호전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음식에 의해서가 아니라면 방광염이나 전립선염과 같은 요로 감염으로 인한 염증이 발생하면서 소변이 뿌옇게 보일 때가 가장 많다. 혈뇨와 마찬가지로 소변이 뿌옇게 보이면서 배뇨증상이 동반된다면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무엇인지 검사해야 한다.

특히 당뇨나 고령의 환자는 이런 염증을 장기간 방치했다가 패혈증 등으로 응급실로 오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정상인은 배뇨 증상이 없이 단순히 소변색만 뿌옇게 나온다면 특별한 치료는 필요없고,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염증과 염증을 일으키는 세균 등의 물질을 씻어내고 청결을 유지하면 되겠다.

드물게 지방이나 옥살산과 같은 정상적으로는 소변으로 배출되면 안되는 성분이 배출되거나, 인산과 같이 정상적으로 소변으로 배출이 되지만 그 양이 많아질 때도 뿌옇게 보일 수가 있다.

◆단백뇨 증상은 거품이 부글부글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나올 때도 있다. 정상적인 소변도 어느 정도의 거품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거품이 많이 발생하고 금방 없어지지 않으면서 지속 시간도 길어지거나 시간이 갈수록 거품이 많이 나올 때는 소변으로 나오면 안 되는 성분인 단백질이 빠져 나가는 경우가 아닌 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단백질이 소변으로 나오면 단백뇨라고 한다. 요로 감염을 포함한 전신 감염이나 염증이 있을 때 일시적으로 단백질이 나올 수는 있다. 하지만 그런 상태가 아닌 몸의 컨디션에 특별히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 거품뇨가 지속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우선 기존에 당뇨나 고혈압 등의 콩팥 기능을 떨어뜨리는 질환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병 기간이 오래되거나 혈당·혈압이 잘 조절되지 않았다면 콩팥 기능이 나빠지면서 단백뇨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정상인이 소변에서 거품이 많이 나타난다면 콩팥에 새로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검사해봐야 한다.

단백뇨가 발생하는 것은 콩팥에 문제가 생겨 빠져 나가서는 안 되는 단백질이 빠져 나가는 사구체신염이나 간질성 신염 등이 발생한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모르고 그냥 방치했을 때는 콩팥 기능이 나빠져 투석이나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으로 악화될 수 있다.

이렇게 소변 색깔이나 혼탁함, 거품 등으로도 여러 가지 몸의 이상을 알 수 있다. 이런 방법이 아니더라도 건강보험공단이나 직장에서 실시하는 건강검진은 반드시 받아 초기에 이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이 콩팥 건강을 지키는 지름길이다.

한편 건강검진을 위해 금식을 하게 되면 몸이 탈수되면서 콩팥에서 물을 많이 배출하지 않으려고 수분을 재흡수하게 된다. 그러면 소변이 농축되고 소변 색도 찐하게 나오게 된다. 이런 농축뇨가 대표적으로 단백뇨로 거짓양성 소견을 보이는 경우다. 따라서 내시경 검사를 제외하고 혈액검사나 소변검사 땐 500㎖ 이상의 적당히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오히려 정확한 검사를 하는 방법이다.

홍석천기자 hongsc@yeongnam.com
도움말 - 이종학 파티마병원 신장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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