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이랑 놀자”

  • 김수영 이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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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02   |  발행일 2018-11-02 제33면   |  수정 2018-11-02
차·브런치 나누며 현대 미술작품 이야기
대구미술관 ‘도슨트와 함께하는 티타임’
주부·대학생·직장인 다양한 연령대 호응
심리·역사·철학적 해석더해 관람에 흥미
20181102
대구미술관은 전시작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매월 마지막 수요일과 토요일에 ‘도슨트와 함께하는 티타임’을 마련해 호응을 얻고 있다. 지난달 31일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도슨트와 함께하는 티타임’참가자들이 신재옥 도슨트의 최민화 작가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달 31일 오전 10시30분, 대구미술관 교육실에 20명 가까운 시민들이 모였다. 30분 정도 티타임이 이어지고 난 뒤 신재옥 도슨트가 현재 대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제18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전인 ‘최민화: 천 개의 우회’의 전시작들에 대한 설명과 최민화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최민화 작가는 민중미술화가인데 그의 작품은 민족, 민중, 민주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지난 과거라고 할 수 있는 것을 소재로한 최 작가의 작품을 보면서 이것이 과연 시대적 유산일까라는 생각을 해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신 도슨트의 꽤 오랜 설명이 끝이 나자 몇몇 참가자들이 이 전시에 대한 질문을 했고 신 도슨트가 답변을 했다. 단순히 미술작품에 대한 설명만이 아니라 최 작가가 민중미술을 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민중미술에 뛰어들 수밖에 없었던 작가의 삶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교육실에서의 설명이 끝나자 신 도슨트와 참가자들은 미술관 전시장으로 옮겨 최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며 다시 짧은 대화를 이어갔다.

이 프로그램은 대구미술관이 매월 마지막 수요일과 토요일에 운영하고 있는 ‘도슨트와 함께하는 티타임’이다. 2016년 ‘문화가 있는 날 연계프로그램’으로 주부들에게 문화 향유와 예술적 감성이 가득한 하루를 선사하자는 취지로 시작됐다. 프로그램의 제목에서 느껴지듯이 단순한 미술교육프로그램이 아니라 2시간 동안 차와 간단한 브런치를 나누며 현재 대구미술관에서 펼쳐지고 있는 전시를 중심에 두고 현대미술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나누는 색다른 교육프로그램이다. 대구미술관 전시해설사인 도슨트들이 직접 프로그램의 내용을 구성하고 진행도 한다.

문현주 대구미술관 홍보팀장은 “도슨트들이 예술작품을 매개로 참여자들이 다양한 생각과 개인의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해 작품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이끌어 준다”며 “일방향의 강연이 아니라 함께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프로그램 특성상 20명을 정원으로 했으나 2016년에 참가했던 분들이 프로그램 횟수를 늘려달라고 해 지난해부터 월 2회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일은 주로 주부·시니어 등이 참여하고 토요일은 대학생·직장인은 물론 부부가 함께 참여하기도 해 다양한 연령대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이날 프로그램의 전체 진행을 맡은 도슨트는 “이 프로그램에는 한 번 참여했던 분들이 다시 참여한다. 전시장에 도슨트가 있지만 전시장에서는 설명할 수 있는 시간이 짧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전시작만이 아니라 작가에 대한 삶까지 들여다볼 수 있도록 밀도있는 설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전시작에 대해 설명을 할 때도 단순히 미술적인 접근만이 아니라 심리·역사·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해석도 더해져 미술관람에 대한 흥미를 높여주는 것도 장점이다. 이 프로그램에 10여 차례 참여했다는 도윤화씨(대구 수성구 노변동)는 “미술에 대한 관심이 있어 참여했는데 대구미술관 전시작들은 물론 미술 전반에 대해 더 깊이있게 이해할 수 있어 좋았다”며 “멋진 작품을 보고 이런 해설을 들음으로써 힐링의 시간을 가진다”고 했다.

흔히 미술을 어렵다고 생각한다. 특히 작품의 내용이 한눈에 잡히지 않는 현대미술에 대해 난해하다고 말하는데 틀린 말이 아니다. 어렵다는 느낌이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미술에 재미를 붙이기 힘들다. 하지만 미술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많이 감상하고 기본지식을 갖춘다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미술의 새로운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다.

미술은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들이 즐기는 예술이라는 편견도 가진다. 미술작품을 구입하는 것은 경제적 부담을 가지게 하지만 미술관이나 갤러리 등의 전시는 경제적 부담없이 관람 가능하다. 미술관의 경우 소액의 입장료를 받지만 상업갤러리는 무료 관람할 수 있다. 공연에 비해 비교적 장시간 행사가 진행돼 시간적 여유를 가지며 즐길 수 있다는 것도 미술 관람의 또 다른 매력이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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