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속으로!] 택시 잡아타고 서울로 도주하던 편의점 강도…경찰-택시기사 전화로‘검거작전’세울줄이야…

  • 조규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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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14   |  발행일 2018-11-14 제8면   |  수정 2018-11-14

[구미] 급하게 돈이 필요했던 A군(16)은 지난 12일 밤 편의점을 털기로 마음먹었다. 범행 장소를 물색하던 A군은 구미 원평동 한 편의점을 노렸다. 편의점에 사람이 많을 경우 쉽게 붙잡힐 수 있다고 판단한 A군은 손님이 없을 때까지 30분가량 물건을 고르는 척하면서 기다렸다. 범행에 사용할 흉기도 미리 눈여겨봤다. 30분 후인 13일 오전 1시16분쯤 손님이 모두 나가자 A군은 강도로 돌변했다. 키 187㎝의 건장한 체격을 지닌 A군은 진열돼 있는 흉기를 뜯어 아르바이트생을 위협했다. 그리곤 현금 38만원과 기프트카드 83만5천원어치 등 121만5천원 상당의 금품을 빼앗아 달아났다. 곧장 택시를 탄 A군은 무작정 서울로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A군은 ‘완전범죄’를 꿈꿨다. 택시를 타고 최대한 멀리 도망가면 잡히지 않을 걸로 생각한 것.

하지만 A군의 ‘비틀린 꿈’은 경찰 공조수사로 인해 3시간여 만에 수포로 돌아갔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신고를 받은 구미경찰서 형사팀은 편의점 주변 CCTV를 분석한 뒤 택시번호를 확보했다. 그런 다음 택시기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수십년 경력의 모범운전자인 택시기사 B씨는 경찰의 전화를 받는 순간 A군이 강도 용의자인 것을 직감했다. 그때부터 B씨는 A군이 눈치채지 못하게 최종 목적지를 경찰에 알려줬다. 이후 경찰의 공조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최종 목적지가 서울 양천구인 것을 알아낸 구미 경찰은 양천경찰서에 공조를 요청했다. 마침내 13일 오전 4시20분쯤 서울 양천구 신정3동 신트리공원 네거리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다가 A군을 붙잡았다. A군이 편의점에서 빼앗은 현금·기프트카드도 모두 되찾았다.

구미경찰서는 범인 검거를 도운 택시기사 B씨에게 조만간 경찰서장 표창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봉철 구미경찰서 형사과장은 “A군은 멀리 달아나면 붙잡히지 않을 거라고 생각을 한 것 같다.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조규덕기자 kd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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