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스케치] “스쿨미투 4개월 폭로 수백건에도 학교는 그대로”

  •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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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1-20 07:50  |  수정 2018-11-20 07:50  |  발행일 2018-11-20 제8면
대구 동성로 스쿨미투 집회
지역 11개 시민단체서 개최
남학생·학부모·교사도 동참
[Y스케치] “스쿨미투 4개월 폭로 수백건에도 학교는 그대로”
지난 18일 오후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에서 열린 ‘스쿨미투’ 대행진. <스쿨미투 대구대책위 제공>

학교 성폭력을 고발하는 ‘스쿨미투(#School Me Too)’ 집회가 처음 열린 지난 18일 대구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 검은 옷에 마스크로 드레스코드를 맞춘 여학생들은 “스쿨미투 폭로 이후에도 학교는 여전히 변한 게 없다”며 “‘성평등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외쳤다.

스쿨미투 청소년연대 in 대구,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대구구미지부, 스쿨미투 대구대책위 등 11개 단체가 개최한 이날 집회에는 여학생뿐 아니라 이들을 지지하는 남학생, 학부모, 교사 등 150여 명이 참가했다. 남학생과 학부모들은 ‘페미니즘 학교를 만들자’ ‘폭력은 교권이 아니다’ ‘꽃다운 여학생 같은 소리 마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이들을 지원했다.

대구백화점 앞에는 ‘교사의 빻은말(부적절한 언어를 뜻하는 은어) 대잔치’ 게시판이 설치됐다. 학생들이 교사로부터 당한 성희롱 발언을 제보하는 것. 게시판 곳곳에는 ‘여자애들은 취업 잘해 시집 잘 가면 성공할 거라는 OO여상 선생님. 전 비혼주의잔데요?’ ‘너네는 커서 꼭 애기를 낳아야 한다’ 등의 글이 게시됐다.

참가자들은 “스쿨미투 고발 이후 학교가 좀 더 평등하게 바뀔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오히려 제보자를 색출해 징계를 줬다.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형식적으로만 가해자를 징계하고 피해자를 보호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스쿨미투 청소년연대 in 대구 현유림 활동가는 “4개월의 스쿨미투 기간 수백여 건의 미투 폭로가 지역 초·중·고에서 이뤄졌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피해자들만 2차 피해를 입고 있다”며 “대구시교육청·교육부가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성폭력적인 학내 교육을 멈추고 전수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 △성폭력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교직원 대상 페미니즘 교육 의무화 △학생인권법·사립학교법 개정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의 내용이 담긴 ‘우리에겐 페미니즘 학교가 필요하다’는 선언문을 발표했다.

양승진기자 promotion7@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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