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문숙의 즐거운 글쓰기] 논리적인 글쓰기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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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03 07:56  |  수정 2018-12-03 07:56  |  발행일 2018-12-03 제18면
[강문숙의 즐거운 글쓰기] 논리적인 글쓰기의 조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겨울, 마치 그 얼굴은 냉정한 이성만이 지배하고 있는 수학자 같아서 얼핏 움츠러들기부터 하는데요. 가만히 생각해보면 누구에게나 시 한 수 읊조려봐야 할 것 같은 첫눈이나, 사랑의 지존이 탄생한 날 듣는 캐럴이 온누리에 울려퍼질 그때의 환희가 있으니 추억 하나쯤은 만들 기대와 설렘으로 꽤 괜찮은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저런 감정에서 멀리 동떨어져 지금은 마치 전혀 다른 세계에 존재하듯이 자신에 대한 냉정과 미래에 대한 열정으로 하루하루 긴장하면서 보내는 수험생이 있을 겁니다. 수능시험이 끝났다고 해도 그것은 하나의 과정일 뿐 그들에게는 지금부터 진정한 자신의 사고와 사유에 의한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논술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글쓰기의 고민이 이제부터 시작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그렇다면 당분간 저의 이 연재 글에서 ‘즐거운’이라는 단어는 잠시 접어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말이든 글이든 원리는 같다. 언어로 감정을 건드리거나 이성을 자극하는 것이다. 감정이 아니라 이성적 사유 능력에 기대어 소통하려면 논리적으로 말하고 논리적으로 써야 한다. 그러려면 논증하는 방법을 알아야 한다. 효과적으로 논증하면 생각이 달라도 소통할 수 있고 남의 생각을 바꿀 수 있으며 심지어는 내 생각이 달라지기도 한다.’ 글쓰기와 말하기의 선수(?) 유시민 작가의 말입니다.

글쓰기로 제2의 전성시대를 맞은 그의 경우 시나 소설 같은 문학예술의 장르가 아니라 산문 중에도 지식과 정보를 전달하는 에세이를 쓰는데, 역사·문화·정치·경제 등의 다양함을 바탕으로 글은 풍성해지고 논증은 힘을 더 얻을 수 있었다고 하네요. 논리적인 글도 잘 쓰면 예술 근처에 갈 수 있다고 믿기에 논리의 아름다움, 논증의 미학을 보여주기 위한 글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문학뿐 아니라 논증의 글에도 생각과 느낌을 말과 글로 표현하는 것인데, 그 근본에는 ‘생각’이라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논증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글을 쓰고 싶다면 무엇보다 생각을 바르고 정확히 해야 하는 게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이라 할 수 있지요. 그러기 위해서 평소에 인간은 물론이고 이 세계에 대한 관심과 관찰 및 고찰을 얼마나 해왔느냐가 관건이 될 수 있지요.

영재원에서 학생들에게 제가 가장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며 나누었던 시간이 바로 ‘생각 넓히기’, 즉 사고의 확장 시간이었지요. 논증의 글뿐 아니라 문학예술의 글도 마찬가지로 생각은 밭의 토양과도 같습니다. 그런 다음에 씨도 뿌리고 풀도 뽑아주고 물도 주는 것이 알찬 열매를 거두는 최선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거든요.

논리적인 글쓰기의 조건은 앞뒤가 맞게 생각하고, 그것을 이해관계에 상관없이 판단 기준을 정하는 것, 그래서 휘둘리지 말고 일관성 있게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논증의 글쓰기에 꼭 기억해 둘 것이 있습니다. 요약하면 첫째, 취향 고백과 주장을 구별해야 합니다. 그리고 둘째, 주장은 반드시 논증해야 하고, 마지막 셋째는 글쓰기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제에 집중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시인·전 대구시영재교육원 문학예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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