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없는 정책 펼 용기가 필요해”…文정부에 숙제 주고 떠난 김동연

  •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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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11   |  발행일 2018-12-11 제3면   |  수정 2018-12-11
“市場에 일관된 메시지 주는데 역점”
장하성 前실장과 갈등 연상 언급도
이임 간담회선 한국당 영입설 일축
“인기없는 정책 펼 용기가 필요해”…文정부에 숙제 주고 떠난 김동연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를 자가운전으로 떠나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임기를 마치며 “국민에게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내부망 모피스에 올린 이임사에서 “경제가 상황이 녹록지 않다. 어려움이 상시화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논란과 비판이 있더라도 자기중심에서 나오는 소신을 펴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을 바치는 헌신이야말로 큰 용기다. 우리 앞에 놓인 도전과 과제에 기품있게 맞서기 바란다”며 기재부 직원들의 용기와 소신을 당부했다.

김 부총리는 문재인정부를 겨냥한 듯한 발언도 내놓았다. 그는 “지속가능한 성장은 경제에 있어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만 가능하다”면서 “기득권을 허물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며 정치권이 중심이 돼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지도층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다”며 “언론, 노조, 대기업, 지식인들도 동참해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 경제의 살길이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또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갈등설이 연상되는 언급도 했다. 그는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이다. 시장에 일관된 메시지를 주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시장은 스스로 사전 대비를 할 수 있다. 투자, 고용, 위험부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부총리는 떠나는 심경이 편치만은 않다고 고백했다. 그는 “많은 국민의 삶이 팍팍하기 때문에 무거운 마음이 남아 있다”며 “실직 공포와 구직난에 맞닥뜨린 근로자와 청년, 생존 위협을 느끼는 자영업자, 나아지지 않는 경영성과에 걱정하는 기업인의 어려움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선 자유한국당 영입설을 일축했다. 김 부총리는 “여러 사람이 물었지만 분명히 말하는 것은 제가 문 정부의 초대 경제부총리라는 점”이라며 “제 자유와 빈 공간에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기재부에 떡 1천300인분을 보냈다며 “대통령이 예산안과 세법 개정안 통과와 같은 기재부의 노력에 대해 떡을 보내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고 전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퇴임식 없이 만 34년의 공직생활을 마쳤다. 후임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4시 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11일 취임식을 갖는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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