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로봇산업의 메카, 대구’를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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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9

자동차부품과 섬유제품이 주력이던 대구가 요즘 로봇도시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열린 로봇산업 육성전략 보고회 이후의 일이다. 물론 대통령이 대구가 미래 로봇산업의 중심지가 될 것이고 정부도 대구의 꿈을 적극 지원하겠다는 격려가 촉발제가 되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국내 유일의 로봇 관련 국책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대구에 소재하고 지난 7년간 로봇기업의 수가 7배나 증가한 데 이어 글로벌 선도 기업인 현대로보틱스, ABB, 야스카와전기에 이어 KUKA의 생산 공장과 교육센터, 테크센터를 유치한 것이 주된 배경으로 깔려 있다.

로봇산업은 대구의 기계 관련 산업 기반과 의료,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등 미래 신성장동력들과의 시너지효과를 기대하면 엄청난 기회다. 대구시가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자율형자동차도 넓은 의미에서 서비스로봇의 한 종류가 아닌가. 그러나 세계는커녕 한국 로봇산업의 메카가 되는데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제조업용 위주에서 서비스용 로봇 기업의 확충과 인재양성, R&D 역량 강화 등의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여러 전문가들이 지적해왔기 때문에 재론할 필요가 없으나 밖으로도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이 한둘이 아니다.

엄청난 기계 산업 기반 위에 경남로봇진흥재단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창원시, 로봇 관련 민간 연구소 5개 기관, 대학연구소 7개 기관, 다수의 로봇 전문 생산업체가 입주해 있는 부천로봇산업연구단지와 지능형 로봇 상설 전시장인 ‘부천로보파크’를 가진 부천시, 국내 최대 생활가전 집적지로서 차세대 성장 동력산업으로 지능형 가전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있는 광주시, 지난 2월 스마트시티 국가 시범도시로 선정되어 구현전략으로 로봇도시를 상징으로 내건 부산시 등이 있다.

‘로봇도시 대구’를 향한 도시마케팅을 서둘러야 한다. 나이와 성별을 막론하고 영화나 만화에서 각광받는 문화콘텐츠이기도 한 로봇은 도시마케팅의 훌륭한 대상이기 때문이다. 마케팅이 상품을 매개로 판매자와 구매자간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면, 도시마케팅은 도시라는 상품을 매개로 타 지역의 정부나 기업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지방자치단체는 글로벌 경쟁시장에 도시라는 상품을 갖고 고객들의 선택을 유도한다. 고객들의 선택은 도시의 선택이다. 도시의 선택은 거주지 결정에서부터 투자나 기업입지(habitat)로 나타나거나 지역에서 생산된 상품의 구매라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로봇산업클러스터의 조성이 밀고 나가는 힘(push)이라면 도시마케팅은 글로벌 고객을 끌어당기는 힘(pull)이다. 예컨대 뉴욕시의 브랜드 슬로건인 ‘I ♥ NY’은 슬럼화된 대도시 환경과 높은 범죄율로 얼룩진 뉴욕의 이미지를 크게 개선하고 독특한 타이포그래피가 의류 등 다양한 상품에 이용되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브랜드 슬로건은 여러 가지 마케팅 수단을 활성화하고 이들 수단 간 시너지효과를 촉발하기 위한 이미지 형성의 첨병 역할을 하는 것이지 도시마케팅의 전부는 아니다. 따라서 브랜드 슬로건이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도시마케팅 수단을 개발해야 한다. 먼저 산업시설과 인적자원을 포함한 각종 산업자원의 비교우위성, 둘째 서비스의 공급과 편의성, 환경친화적·문화적 도시 인프라의 타 시·도에 대한 경쟁적 강점, 셋째 앞의 두 가지 강점에 대한 홍보수단이다. 그래서 2020년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될 국제로봇올림피아드가 중요해지는 것이다.

글로벌경쟁시대에서 도시 간 경쟁은 이미 고객과 시장의 개념을 요구하고 있어 지방자치단체들은 과거의 행정과는 다른 대응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역을 경영하는 새로운 전략으로서 도시마케팅은 기본적으로 지방정부 부문에 기업가정신을 도입하여 지역의 잠재력을 총체적으로 극대화함으로써 지역의 글로벌 매력도를 높이자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로봇산업의 메카, 대구’를 향하는 길에 로봇기업들과 함께 한국로봇산업진흥원뿐만 아니라 생산기술연구원, 대구테크노파크, 대구경북디자인센터 등 모든 지역 유관기관들도 열외가 될 수 없다.

권업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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