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지역이 최적지” 구·군마다 아전인수식 결론

  • 서정혁,민경석,정우태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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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16 07:25  |  수정 2019-04-16 07:49  |  발행일 2019-04-16 제3면
대구시 신청사 유치 ‘여론전’…타당성 용역결과 속속 공개
20190416
15일 대구 북구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대강당에서 열린 ‘대구 신청사 시청별관 이전 타당성조사 용역 중간보고회’에 참석한 배광식 북구청장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북구청 제공>

대구시 신청사 유치전에 뛰어든 4개 기초단체가 연구용역 결과 보고회를 차례로 갖는 등 저마다 유치 당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하지만 이들 기초단체가 수행한 용역 결과에 대해 아전인수식 해석이란 지적이 나온다. 일방적으로 자기 지역이 우위에 있다는 결론을 내놓고 있어 객관성이 의심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구청

대구시 신청사를 옛 경북도청(현 시청별관) 터로 이전한 뒤 ‘지역 차세대 비즈니스의 사령탑’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왔다. 대구 북구청이 지난달 ‘시청사 도청 후적지 이전 타당성 조사용역’을 발주한 지 1개월여 만의 결과다.

15일 북구청은 칠성동 대구은행 제2본점 대강당에서 ‘대구 신청사 시청별관 이전 타당성조사 용역 중간보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용역결과를 발표했다. 구청 측과 연구원은 보고회에서 △북구 대구시청별관 △중구 현 대구시청 △달서구 두류정수장 △달성군 화원읍 LH 분양홍보관 등 4개 후보지의 입지조건과 주민 선호도를 비교분석한 자료를 제시했다.

연구원이 후보지 네 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량평가(중심성·광역교통·도시교통)와 정성평가(자연조건·역사성·상징성·지역발전성)에서는 시청별관 부지(북구 옛 경북도청 터)가 86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현 대구시청사(78점), 두류정수장 부지(66점), 화원읍 LH 분양홍보관 부지(56점) 순이었다. 시청별관은 신천대로·고속도로·동대구역 등과 인접해 시내·외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점과 확장 개발이 가능한 넓은 부지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창조캠퍼스·금호워터폴리스·경북대 등과의 연계를 통한 차세대 사업 중심축이 될 수 있다는 게 연구원 관계자의 설명이다.


북구청 중간 보고회
“옛 경북도청 부지가 최고 점수
시민 43%도 최적 입지로 꼽아
비즈니스 사령탑으로 활용해야
신천대로·동대구역 등과 인접
경북과 동반성장 꾀할 수 있어”



반면 시청 현 청사(중구 동인동)는 협소한 공간으로 인해 시민편의공간(주차장 등) 제공이 어렵고 추가 부지 매입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됐다. 두류정수장(달서구)은 진입로 확장에 필요한 상가 및 주거지역 보상 절차가 어렵다는 분석이다. 화원읍 LH 분양홍보관 부지(달성)의 경우 서남쪽으로 치우쳐 접근이 곤란하고 인근지역이 낙후돼 신청사가 지어졌을 때 주변이 공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3일까지 대구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대구시청 후보지 선호도’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3%가 산격동 시청별관을 최적의 입지로 선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구 주민을 제외한 설문조사에서도 시청별관이 37%의 선호도를 나타내면서 1위를 차지했다. 설문항목은 인구 및 주변시설, 교통접근성, 지역균형발전 가능성 등이다.

홍순대 한국경제기획연구원 본부장은 “신청사 이전이 대구 미래 혁신의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산격동 부지에 시청사가 들어선다면 북구와 남구를 잇고 경북과의 동반성장을 꾀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구청 관계자는 “시청사의 위상과 기능이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며 “단순한 행정 사무를 위한 관청이 아닌 시민을 위한 공간이자 하나의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달서구청

대구 달서구청이 대구시 신청사를 옛 두류정수장 터에 유치할 경우 진입로를 확장해 교통혼잡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달서구청은 지난주 두류3동행정복지센터에서 시민, 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시청사유치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안)’에 대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시민공청회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시 신청사 부지로 옛 두류정수장 터가 최적지임을 알리기 위해 열렸다. 달서구청은 전문가 자문회의, 시민공청회를 통해 수렴한 의견을 바탕으로 개선점을 보완한 뒤 이달 말쯤 최종 용역 보고회를 가질 예정이다.

달서구청은 지난 1월30일부터 대구에 거주하는 시민 667명을 대상으로 신청사 유치 타당성조사 연구용역을 진행했다. 연구용역은 △지역편의성 △개발비용성 △토지확보성 △지역균형성 △지역상징성 등을 토대로 후보지를 비교했다. 그 결과 두류정수장 후적지(78.25점)가 접근편의성, 건립 경제성, 넓은 부지면적 등의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최적지로 분석됐다. 이어 북구 옛 경북도청 터(73.75점), 중구 현 위치(72.50점), 달성군 LH 대구경북본부 분양홍보관(65점) 등으로 조사됐다.


달서구청 시민 공청회
“옛 두류정수장 터 입지 결정땐
진입로 확장해 교통혼잡 해결
도시鐵 감삼역과 지하도 연결
지하상가 형성 상권도 활성화
접근·경제성 등 항목 높은점수”


옛 경북도청 터의 경우 ‘지역편의성’ ‘지역개방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지만 ‘개발비용’과 ‘지역상징성’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현 대구시청 자리는 ‘지역편의성’에서 높게 평가받았지만 ‘토지확보 문제’와 ‘지역 개발성’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 LH 대구경북본부 분양홍보관의 경우 ‘지역균형성’ 측면에서 시민의 선택을 받았지만‘지역편의성’ 부분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옛 두류정수장 터는 ‘심각한 교통혼잡 우려’ ‘서쪽에 치우쳐 지역 간 균형발전 저해’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달서구청은 옛 두류정수장 터 진입로를 확장해 교통혼잡을 해결하겠다는 계획이다. 달구벌대로에서 부지 정문으로 연결되는 왕복 4차로의 주 진입도로를 왕복 8차로 이상으로 확장하고, 주 간선도로인 동편 당산로 왕복 2차로(동편 당산로 36길)를 왕복 6차로로 확장하면 야외음악당로·두류공원로·달구벌대로로 교통이 원활하게 순환될 수 있다는 것.

달서구청 관계자는 “두류정수장 후적지 특성상 4면이 개방됐기 때문에 다방면에서 차량 진입이 가능하다. 이에 4면의 도로 확장, 진입도로 분산, 2차 연결도로와의 원활한 순환시스템 등이 구축된다면 차량 혼잡은 해결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감삼역에서 옛 두류정수장 부지를 지하도로 연결해 지하상가가 형성된다면 인근 서남시장·두류공원과 함께 집객 효과가 상승해 지역상권 활성화도 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정우태 수습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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