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20 총선 .4] 춘추전국시대 구미

  • 노진실
  • |
  • 입력 2019-04-22   |  발행일 2019-04-22 제3면   |  수정 2019-04-22
‘청년인구 38%’‘박정희 고향’ 두 표심 공존 예측불허

21대 총선을 1년 앞둔 구미의 판세는 그야말로 ‘춘추전국시대’다. 구미의 두 개 국회의원 선거구 모두 벌써부터 후보군들이 난립하고 있는 양상이다.

구미는 경북에서는 젊은층이 가장 많은 지역으로 통한다. 경북도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구미의 청년인구 비율은 38.7%로 경북에서 가장 높다. 의성이나 청송 등 군(郡) 단위 지역에 비해 두 배 이상 청년층 비율이 높은 것이다. 그런가 하면 구미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기도 해 보수 정치인들이 선거 출마 때마다 찾는 곳이다. 이 같은 두가지 특성이 공존하고 있는 탓에 구미의 내년 총선 표심은 쉽게 예측할 수 없다.

구미갑
한국당 백승주 재선 도전 확실시
구자근 등 5명도 자천타천 거론
민주는 김철호 출마 가능성 높아

구미을
한국 장석춘 금배지 사수 관심사
남유진 前시장 경선 출격 예상도
민주, 김현권·장기태 경쟁할 듯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일찌감치 구미에서 ‘창’과 ‘방패’의 싸움을 예고했다. 민주당이 지난해 지방선거에 이어 두번째로 구미에 푸른 깃발을 꽂을 수 있을지가 경북 총선의 최대 관전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만약 한국당이 민주당의 도전을 물리치고 구미 두 선거구를 모두 사수한다면, 이 또한 보수 정치권에 던지는 의미가 적지않을 전망이다. TK(대구경북)의 공고한 한국당 세(勢)를 재확인하게 된 셈이기 때문이다.

현재 구미의 두 지역구 의원은 한국당 소속이면서 초선이다. 하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선 민주당 후보가 구미시장으로 당선됐다. TK 유일의 민주당 소속 기초단체장이 구미에서 탄생한 것이다.

이처럼 독특한 정치 환경이 형성돼 있는 구미인 만큼, 정치적으로 확실한 맹주는 없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구미갑’의 한국당 백승주 의원과 ‘구미을’의 장석춘 의원이 ‘현역 프리미엄’을 등에 업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아니면 둘 중 누가 살아남고 누가 낙마할지 어느 누구도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상태다. 두 명 중 한명은 금배지를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구미의 경우, 여당이 경북지역 중 유난히 공을 들이고 있는 지역이다. 지난해 8월 이해찬 대표를 필두로 새 지도부를 꾸린 민주당이 첫 지방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연 곳이 바로 구미시청이다. 당시 이해찬 지도부의 ‘구미행’을 두고 차기 총선을 염두에 둔 외연 확장의 의미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우선 ‘구미갑’에서는 백승주 의원의 재선 도전이 확실시된다. ‘구미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가 있는 상모동이 속해 있다. 한국당 출마자들은 총선 때 또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며 지지를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백 의원에게 다수 인사들의 도전이 예상되고 있다.

한국당에선 (가나다순) 구자근 전 경북도 의원, 김석호 구미산업수출진흥협회장, 김봉재 전 구미시새마을회장, 이양호 전 구미시의회 의장, 허복 구미시의원 등이 자천타천으로 출마 예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민주당에선 김철호 ‘구미갑’ 지역위원장의 출마 가능성이 높다.

‘구미을’의 경우, 한국당 경북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석춘 의원이 과연 금배지를 지킬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장 의원의 자리에는 민주당 인사들이 도전장을 내밀고 적극적으로 민심 잡기에 나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시장이 당선된 이후 구미는 민주당 인사들에게 ‘가능성의 땅’으로 떠올랐다.

민주당 ‘구미을’ 지역위원장인 김현권 의원(비례대표)은 지난해 10월 지역에 사무실을 내고 내년 총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민주당 TK특위 위원장이기도 한 김 의원은 총선을 겨냥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지역민에게 얼굴 알리기를 하고 있다. 여기다 지난해까지 민주당 ‘구미을’ 지역위원장이었던 장기태 전 위원장의 출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당에서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한국당 경북도지사 경선에 도전했던 남유진 전 구미시장의 ‘구미을’ 출마 가능성이 예상되고 있으며, 허성우 국가디자인연구소 이사장의 이름도 거론된다.

경북 정치권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에서는 민주당 구미시장에 대한 시민 평가와 경제상황 등이 표심에 반영될 것 같다”며 “구미 총선결과는 안갯속이다. 구미시민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여야는 물론 경북 정치권의 큰 관심사”라고 말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정치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