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부진 원인 진단…맞춤형 공부로 해결”

  • 이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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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4-22 07:34  |  수정 2019-04-22 07:34  |  발행일 2019-04-22 제15면
대구교육청, 자체 개발 ‘SHiNE+ 프로젝트’로 초등생 기초학력 쑥쑥 <하>

‘기초 학력 미달’에 대처하는 초등학교들의 교육 방식은 여러가지다. 학교 자체적으로 학생을 위한 기초학력시스템을 구축(Networking)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교육 자원을 제공(resource of education Plus)하는 학교들도 있다. 상편에 이어 키워드별 기초학력향상 사례를 싣는다.

“성적 부진 원인 진단…맞춤형 공부로 해결”
대구 내서초등 한 학생이 수업 후 교사와 함께 부진영역에 대한 학습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네트워킹 내서초등 ‘스텝업공부방’
태블릿PC 보급해 온라인 보충학습
요인 진단에서 보정까지 원스톱

대구 내서초등은 2015년 두드림학교를 운영한 후 담임 교사가 각 학급의 부진학생을 전적으로 맡아서 지도한다. 스텝업공부방이다. 이 공부방이 학교 기초학력사업의 주춧돌이 된다.

스텝업공부방은 대구시교육청이 구축한 ‘온라인 기초학력 진단-보정 시스템’을 활용한다. 이 시스템은 학생이 부진한 영역에 대해 진단하는 것은 물론 보정 지도, 향상도 평가까지 제공한다. 눈에 띄는 점은 학생 개인별 차별화된 학습을 처방한다는 것이다.

초등생들이 학기 초에 치르는 진단평가도 이 시스템을 활용하면 부진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학생이 쓴 진단평가 문항지를 시스템에 입력만 하면 해당 학생이 어떤 영역에서 부진한지 구체적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부진 영역을 향상시킬 수 있는 검사문항, 보정자료 등 교수·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내서초등은 학생들에게 태블릿PC를 보급했다. 부진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 사이트에 접속하면 담임교사가 온라인으로 올려놓은 학습 자료를 학습할 수 있다. 방과후에 태블릿PC를 활용해 자율학습을 할 수 있다. 물론 이러한 온라인 시스템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는 온라인에 게재된 학습자료를 교사가 직접 출력해 공부하도록 돕는다.

교사들은 전보다 부진 학생 지원이 수월해졌다. 이 시스템으로 부진 학생들의 보충학습을 지원하는 김모 교사는 “1년이라는 기간 동안 학생들에 대한 학습 평가, 평가 맞춤형 진단-보정자료가 꾸준히 제공된다. 일회성이나 무의미한 반복학습이 아니라 학생이 실질적으로 향상하도록 지도의 방향을 잡아주니 효과적”이라고 호평했다.

실질적 성과도 냈다. 스텝업공부방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부진 학생은 모두 9명이었지만 연말에 모두 구제됐다.

최순희 내서초등 교장은 “학생들의 기초학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단 한 명의 부진 학생도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대비하는 노력까지 병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성적 부진 원인 진단…맞춤형 공부로 해결”
대구 평리초등 한 교실에서 2명의 교사가 수업을 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리소스 에듀 평리초등 ‘1수업 2교사제’
수업협력교사 학습 정도 수시 체크
부진학생은 수업 중 바로 문제해결

대구 평리초등은 1수업 2교사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해 5학년 한 반(23명)에 학교생활에 다소 부적응한 학생이 수업 분위기를 흐렸고, 수업을 따라가지 못해 힘들어하는 학생이 서너명 있었다. 담임교사가 학생지도에 특히 어려움을 겪는 반이었다.

학교는 이 학급에 1학급 2교사제를 도입했다. 수업마다 2명의 교사가 들어가 수업을 하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 한명이 수업협력교사로 참여했다.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한 교실에 교사 2명이 들어가면 자칫 학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을지 우려도 있었다. 교사 2명은 함께 수업한다는 어색함을 극복, 합심했다. 무엇보다 수업협력교사의 역할이 컸다. 이 교사들은 수업 전 담임교사와 부적응 학생에 대한 지도 방향은 물론 학생들간 갈등 발생시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 충분히 협의했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갈등 상황을 없애기 위해서였다. 협력교사는 수업 중 부적응 학생에게 개별적인 관심을 갖고 정서 치유에 신경썼다. 친근한 선생님이 돼 이 학생이 다른 아이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관찰하고, 사소한 문제라도 발생하면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다. 혼 내는 훈계보다 충분히 이야기 나누며 감정을 풀어내는 데 중점을 뒀다.

학생들이 점차 수업에 참여하는 모습이 발견됐다. 이후 협력교사는 부진 학생들의 학업에 집중했다. 교과 수업에 학생들의 학습 정도를 수시로 체크했다. 학생이 모르는 지점을 파악하고 바로 개입했다. 한명 한명에게 질문을 받고 수업 중 바로 설명해줬다.

담임 교사와 협력교사는 수업 종료 후 학생 지원 방향에 대해 세부적으로 논의했다. 개별 학생에 대한 구체적 지도 내용과 보완점 등을 이야기 나눴고, 학생에게 문제가 생기면 그때그때 의논해 해결점을 찾았다.

시간이 흐르자, 항상 산만했던 수업 분위기가 점차 나아졌다. 불쑥 일탈행동을 하던 학생도 상당 부분 누그러졌다. 수업에 참여하려는 의지도 보였다. 책 읽기를 더듬거리던 학생도 읽기 실력이 전보다 나아졌고, 전보다 수업태도가 눈에 띄게 좋아진 학생도 발견됐다.

교사들은 1수업 2교사제에 대해 흡족해 하는 분위기다. 초등 고학년 교사들은 일부 부적응 학생들이 학급 분위기를 흐트려 힘들어 하는 경우가 적잖다. 이런 상황에서 부적응 학생의 훈육에 집중하다 보면 나머지 학생들이 방치되는 일도 생겨난다. 그렇다고 부적응 학생들을 내버려둘 수도 없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수업, 학업 등에 신경쓰다 보면 부적응 학생을 훈육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적도 많았다.

박모 교사는 “1수업 2교사제를 운영하면서 학급에서 문제 상황이 발생하면 교사 한명이 문제 상황을 수습하고, 다른 교사는 나머지 학생들과 교육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다른 학생들의 수업에 피해주지 않고 즉각적인 문제 해결이 가능해졌다”고 평했다. 이어 “무엇보다 수업협력교사와 학생들간 유대관계가 잘 형성되어 교사-학생, 학생-학생 간 긍정적 상호작용이 향상됐다. 수업 분위기도 긍정적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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