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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강옥경 대구수채화協 첫 여성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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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영기자 이지용기자
  • 2019-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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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채화 발상지 대구서 14년만에 ‘수채화가 대축제’… 지역 문화 저력 알릴 것”

30여년의 역사를 가진 대구수채화협회에 첫 여성회장으로 취임한 강옥경 회장이 그의 화실에서 앞으로의 활동계획에 대해 말하고 있다. 뒤에 있는 그의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강옥경 화가 작품들.
지난 1월 30여년의 대구수채화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회장이 탄생했다. 11대 회장인 강옥경씨가 주인공이다. 그는 대구수채화협회에서 사무국장 6년, 부회장 3년 등의 일을 해오면서 협회의 실무를 차곡차곡 익혀왔다. “협회장 취임할 때 저를 보고 첫 여성회장이라고 소개하는데 ‘아, 내가 여자였구나’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그동안 협회 일을 하고 작업을 하면서 여자라는 생각을 가져보지 않았습니다. 물불 가리지 않고 열심히 협회 일과 작업을 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의 어투와 표정에서 기자 역시 그가 여성이라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정직하고 뚝심있는 대구수채화협회 회장의 얼굴만이 가득했다.

그림의 기초인 수채화 활성화 위해 협회 결성
대구출신 천재화가 이인성, 저변 확대 큰 역할
결혼후 아이 키우면서도 그림 좋아해 데생작업
30代후반 유명 수채화가 화실 방문 인생전환점
스승 격려 덕 자신감…서양화 전공 만학도 길
수채기법 누드화 작업·다양한 인물화도 애정
어릴적 행복한 추억 떠올리는 대추 그림 호평
9월‘남부워터컬러페스티벌’화가 500명 화합
창작의욕 높이고 다양한 작품 출품 균등한 기회
강릉과 격년제 스케치 교류전…아카데미 등 마련

▶대구수채화협회에 대한 소개부터 해주십시오.

“대구는 수채화의 발상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근대때부터 수채화가 사랑을 받았지요. 특히 대구 출신의 천재화가인 이인성이 수채화를 알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인성은 수채화로 시작해 유화로 넘어갔습니다. 이같은 수채화가 유화, 아크릴화 등으로 인해 점점 위축되어갔습니다. 그림 그리는 기초라고 할 수 있는 수채화를 다시 활성화시키자는 취지에서 1983년 대구수채화협회가 결성되고 그해 삼보화랑에서 창립전을 열었습니다. 그후 매년 1~3회의 정기전 및 초대전을 열어왔으며 지난해 55회 정기전을 아양아트센터에서 선보였습니다. 현재 70여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며 한국 수채화를 대표하는 고찬용 고문을 비롯해 역량있는 작가들이 많이 참여해 있습니다.”

▶수채화가 그림 그리는 기초라고 하셨습니다. 그만큼 그림에 있어 중요하다는 의미로 들리는데요.

“수채화는 데생 다음에 그리는 그림입니다. 모든 그림을 그리는데 있어 기초를 다져나가는 중요한 그림이자 미술의 한 장르로서도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흔히들 수채화와 유화를 많이 비교합니다. 각각의 장르마다 장점이 있는데 수채화는 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맑고 깨끗한 느낌을 주면서 빨리 그릴 수 있는 것이 장점 입니다. 또 요즘은 종이의 질이 굉장히 좋아져 거의 변색이 안됩니다. 수채화기법이 다양하게 개발되어 요즘은 유화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덧칠이 수채화에서도 부분적으로 가능합니다. 그림을 그리려는 분들이 수채화를 거쳐가면 기본기가 그만큼 탄탄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림을 늦게 배운 것으로 압니다. 만학도인데도 지역에서 화가로서의 기반이 탄탄해 보입니다.

“어릴때부터 그림을 잘 그려서 여러 미술대회에 나가 상장을 많이 받았습니다. 초등학교때부터 고등학교때까지 교사들이 미술을 전공하라는 조언도 자주 하셨습니다. 하지만 학교 졸업 후 바로 취업을 했고 아이들을 잇따라 낳고 바쁜 생활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20대 중반부터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손에서 붓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도 방에서 석고상을 놓고 꾸준히 데생을 했지요. 늘 이젤을 펴놓고 있었는데 그러면 마음이 왠지 편안하고 행복해졌습니다. 그러다가 30대 후반 친구를 따라 전국적 명성이 있는 한 수채화가의 화실에 갔습니다. 제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일이 일어난 것 입니다.”

▶그래서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하기에 이르렀나 봅니다.

“어릴때부터 그림을 잘 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미술학원 등에서 배울때도 그림솜씨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터라 그 수채화가의 화실에 나갈때만 해도 아마 자신감에 차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본격적으로 그림을 배우려 하니 저 보다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 많았습니다. 주눅이 들어서 붓을 들기가 겁이 나더군요. 그런데 스승님이 재능이 있다며 격려를 해주었습니다. 여기서 용기를 얻어 40대 후반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늘 마음 속에 자리하고 있던 미술공부가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론, 실기 모두 진짜 열심히 했습니다. 그래서 성적이 꽤 좋았지요. 대학에서 서양화를 전공했기 때문에 이때부터 서양화, 수채화를 병행해 그렸습니다.”

▶현재도 서양화를 손에서 놓지는 않고 있지만 수채화에 더 애정이 강하고 더 많이 그리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두 장르 모두 작업해봤는데 각각의 매력이 있습니다. 수채화의 경우 맑은 느낌을 주고 덧칠이 힘들어 속과 겉이 같은 느낌이 나는 것이 제 성격을 닮은 것 같아 좋습니다. 유화는 잘못 그리면 덧칠을 해서 지울 수 있지만 수채화는 그러질 못합니다. 거짓말을 잘 못한다고나 할까요. 그리고 제 주변에 있는 분들 중에 수채화가들이 저와 더 깊은 인연이 있는지 그들과 가깝게 지내게 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수채화에 더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수채화가들이 주로 풍경화를 많이 그리는데 강 회장은 누드, 인물, 정물 등을 많이 그렸습니다. 누드화를 수채기법으로 그리는 작가는 잘 보지를 못했습니다.

“누드는 주로 유화로 그립니다. 저는 누드라는 개념 보다는 아름다운 인체를 담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누드화에 손을 댔습니다. 그래서 주위에서 제 누드화는 에로틱하지 않다고 합니다. 그동안 여성누드를 많이 그렸는데 남성누드도 그리고 싶습니다. 여성인체와는 또다른 선이 있어 그리고 싶은데 모델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인물화에도 애정이 깊은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들의 얼굴을 담아보는 것도 꽤나 매력적인 작업입니다. 가까운 지인을 비롯해 잘 모르는 시장사람들, 청소원 등 다양한 인물을 그려봤습니다. 인물화는 작업하는 재미도 있지만 인물을 그리면서 그 사람의 장점을 발견해나가는 또다른 기쁨이 있습니다. 아무리 못생긴 사람이라고 해도 얼굴을 그리다보며 어느 한 구석에 잘 생기고 사랑스러운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것을 발견해 나가는 것이 마치 그 사람의 숨겨진 비밀이나 진가를 알아나가는 것 같아 좋습니다. 그래서 그림을 그리고 나면 그림 속 모델을 사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인물화를 그리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분이 있다고 하셨는데요.

“한번은 가창에 야외스케치를 간 적이 있는데 중년남성들이 와서 본인을 그려줄 수 있느냐고 해 그 중 한 분을 모델로 삼아 30분 정도 그렸습니다. 대머리의 평범한 50대 후반의 남성이었는데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그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그의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숱없는 머리를 눈에 띄지 않게 표현했습니다. 너무 좋아하셨고 저는 물론 저와 함께 간 작가들에게 점심을 사고 홍시도 선물로 주었습니다. 10년이 지났는데도 그 분이 가끔 안부전화를 해옵니다. 이런 분들이 작업하는데 큰 힘이 됩니다.”

▶정물도 많이 그렸는데 최근에는 대추그림이 사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대추가 주는 풍성함이 사람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준 것 같습니다. 지난해 처음 선보였는데 반응이 좋았습니다. 대추작업을 하면서 수채화물감만 고집하지 않고 아크릴물감을 섞어서 골고루 사용한 것이 새로운 수채화이미지를 준 것 같습니다. 대추를 그리면 저 스스로 행복합니다. 빨갛게 익어가는 대추는 어린 시절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왠지 모를 기쁨과 에너지를 줍니다. 이런 에너지가 전해졌는지 컬렉터들의 반응이 좋아 더욱 애정이 갑니다. 늘 부족한 제 그림에 대한 컬렉터의 애정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작업에 매진해야겠다는 각오도 다져나갑니다. 최근에는 풍경화에도 빠져있습니다. 고찬용 화가의 깊이있는 풍경화에 감명을 받아 풍경화작업도 새로이 하고 있습니다.”

▶협회 회장으로서 해야할 일도 많습니다. 특히 올해 9월에 개최하는 ‘남부 워터컬러페스티벌’을 가장 큰 행사로 꼽았습니다.

“남부 워터컬러페스티벌은 2005년 부산에서 시작해 2회 행사를 대구에서 개최한 뒤 14년 만에 다시 대구에서 열게 되었습니다. 영남과 호남, 제주도 수채화가들의 대축제인 만큼 행사 자체가 가진 의미가 있고 대구의 문화적 우수성과 저력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수채화의 저변 확대를 통한 활성화로 지역 수채화단의 발전은 물론 다양한 지역 간의 문화교류와 화합에도 긍정적 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400~500명의 수채화가들이 참여하는데 올해 행사에는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작가들도 모셔와 행사를 좀더 풍성하게 할 계획입니다.”

▶대구수채화협회 회장의 임기가 3년 입니다. 앞으로의 활동도 기대가 됩니다.

“역대 회장들의 노고로 현재의 대구수채화협회가 있습니다. 이 분들의 업적에 누를 끼치지 않도록 회원들의 좋은 작품으로 지역 수채화단의 역량을 널리 알리겠습니다. 다양한 행사에 회원들이 골고루 출품할 수 있도록 균등한 기회를 줌으로써 회원들의 창작의욕을 높이고 회원들의 화합을 통해 협회의 발전도 일궈나가도록 힘쓰겠습니다. 대도시 중심으로 교류를 하고 있는데 중소도시와의 교류도 확대해 나갈 예정입니다. 그 일환으로 강릉과 격년제로 스케치 교류전을 열 계획입니다. 회원들을 위한 아카데미, 세미나, 강연회 등도 마련해 나가려 합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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