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도심産團 가동률 추락…성서, 10년만에 70% 밑으로

  • 서민지
  • |
  • 입력 2019-06-08 07:09  |  수정 2019-06-08 08:58  |  발행일 2019-06-08 제1면
3산단도 올 1분기 69%에 머물러
내수부진·원자재가격상승 영향
영세화 가속…경쟁력 저하 심각
내일 신문 쉽니다 인터넷 서비스는 계속

지난 5일 오후 2시 대구시 북구 노원동 일대의 제3산업단지. 한창 바쁜 시간이지만 이따금씩 기계 소리가 거리로 새어나오는 것을 제외하면 사뭇 조용했다. 이곳 철판 절곡 업체 권모 사장(50)은 “여태 할일이 없다가 방금 주문이 들어와 막 일을 시작했다”며 “3년 전엔 일거리가 넘쳤지만 지금은 이 거리 공장 모두가 일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52시간제는 남의 일이다. 할 일이 없는데 종업원들을 늦게까지 붙잡아둔들 무슨 의미가 있나”고 하소연했다.

대구 경제의 버팀목이었던 제조업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대구 주요 산업단지의 가동률이 추락 중이다. 기업의 영세화에 따른 경쟁력 저하도 심각하다. 성서산업단지관리공단에 따르면 대구 전체 GRDP(지역내총생산)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성서산업단지의 올 1분기 가동률은 69.53%를 기록했다. 성서산단 가동률이 70%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2분기(69.9%) 이후 10년 만이다. 산단 내 비중이 높은 지역 대표 업종인 1차금속과 섬유업의 가동률 부진이 심했던 탓이다.

같은 기간 제3산단의 가동률 역시 69.49%로, 2017년 1분기(72.38%)와 1년 전(70.39%)에 이어 계속 낮아지고 있다. 이는 장기불황에 내수 부진과 원자재 가격 상승, 자금부족, 과당경쟁 등이 원인이다.

기업의 영세화도 문제다. 고용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성서산업단지를 낀 달서구 제조업체(4천248개) 중 2017년 50인 미만 소기업 비율은 96%(4천81개)에 달했다. 제3산업단지·검단산업단지가 있는 북구는 전체 제조업체(5천223개) 중 10인 미만 영세업체가 무려 88.1%(4천607개)에 달했고, 50인 미만 기업은 99.4%였다. 서대구산업단지나 염색산단 등을 낀 서구의 50인 미만 업체 비율은 97.1%였다.

성서산단 관계자는 “규모가 큰 지역 중견기업들이 부지가 넓고 저렴한 달성 국가산단이나 성주, 영천 등 신규 조성 산단으로 이전하고 있다”면서 “이런 추세면 도심 산단은 영세 기업만 남게 돼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남은 기업들을 고도화 업종으로 바꾸려는 노력이 잘 안되고 있다”면서 “산단재생이나 청년친화형 사업으로 침체된 산단을 다시 살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민지기자 mjs85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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