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기간산업 고사 위기…정부가 나서 제지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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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창성기자
  • 2019-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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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철강사 부산상륙 태세…포항경제 직격탄

이강덕 포항시장(가운데)을 비롯해 포항상공회의소,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경북동부경영자협회, 한국노총포항지역지부,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포항지역본부, 포스코노동조합 관계자가 중국 칭산철강 부산 투자 재검토를 촉구하는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포항시 제공>
국내 철강업계와 철강도시인 포항의 경제·노동계가 중국 대형 철강업체의 부산 공장 신설 추진에 강력하게 제동을 걸고 나섰다. 공급 과잉 등 갈수록 힘들어지는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 산업계를 지키기 위한 ‘절박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생산량 기준 세계 1위 스테인리스 업체인 중국 칭산철강 그룹은 지난달 부산 미음공단 외국인투자지역에 스테인리스 냉연공장을 짓겠다면서 부산시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이 의향서에 따르면 칭산철강은 1억2천만달러(1천400억원)를 들여 올 하반기 공장을 착공, 내년 하반기 준공할 계획이다. 연간 60만t 규모 스테인리스 냉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스테인리스 국내 내수 시장 규모는 연 103만t인 가운데 생산 능력은 이미 180만t으로 공급 과잉 상태다. 지금도 공장 가동률이 70%를 밑돌고 있다.


철강協 “내수시장 공급과잉 상태
中 가세땐 공장가동률 더 떨어져”
스테인리스 업계 실직사태 직면
지역 경제·노동계도 절박한 호소


여기에다 칭산철강까지 국내로 들어올 경우 공장 가동률이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이에 한국철강협회는 지난달 30일 낸 보도자료에서 “칭산철강의 국내 진출은 국제 무역 규제로 판로가 줄어들자 우회로를 만들려는 의도”라며 “국내 스테인리스 업계를 말려 죽이고, 실업률도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철강협회 측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인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계에 칭산철강이 △저가 열연 사용 △외국인투자기업 세제혜택 등을 무기로 냉연제품을 대량 판매할 경우 국내 수요 전체를 잠식하는 ‘시장 교란 사태’를 부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인도네시아산 소재를 가공한 칭산철강의 냉연 제품이 한국산으로 둔갑해 수출될 경우 ‘한국은 중국의 우회 수출처’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물론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등 무역 제재 확대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철강협회는 우려했다. 이와 함께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체가 고사하면 수소경제 핵심 분야인 수소자동차 연료전지용 첨단 스테인리스강 소재 개발 등 미래산업 경쟁력 약화도 불가피하다”며 “부산시에 칭산철강 부산공장 투자 건 검토 백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포항지역 경제계와 노동계도 10일 반대 입장문을 내고 칭산철강 투자 건에 대한 부산시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

포항상공회의소는 중국 칭산철강이 부산에 공장을 짓겠다고 나선 것은 미·중 무역 분쟁으로 수출길이 막히자 거리가 가까운 부산에서 ‘한국산’으로 제품을 생산해 수출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국내에 공장을 가동하면 향후 한국산으로 미국·유럽에 수출해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제재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부산에 투자를 결정한 배경이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포항상의와 포항시, 한국노총 포항지역본부, 전국금속노조 포항지역본부, 포스코 노조는 이날 “철강산업은 우리나라 기간산업”이라며 “국내 기간산업과 관련 종사자에 대한 국가 차원의 득과 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이번 칭산철강 부산 투자건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강력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정부에선 칭산철강의 부산 투자로 국내 생산거점이 마련될 경우 국내 스테인리스 냉연업계 고사와 가동 중단으로 인한 관련업체 종사자 실직 등 국가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불을 보듯 자명한 만큼 정부 차원에서 제지해 줄 것을 강력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국내 산업 발전과 근대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온 포스코와 관련 철강업계가 위치한 포항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부산시가 이번 투자건을 전면 재검토해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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