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업체들 “日 예약률 평소의 절반 이하”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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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7-22 07:28  |  수정 2019-07-22 07:28  |  발행일 2019-07-22 제21면
불매운동 유통·여행까지 확산
반대로 국내 여행객은 늘어나
日 맥주·라면 등도 매출 하락
여행업체들 “日 예약률 평소의 절반 이하”
일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로 국내 일본상품 불매운동 움직임이 거세지는 가운데 21일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 일본 제품이 진열돼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맥주를 비롯한 일본 제품의 매출이 최근 급감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구에 사는 이모씨는 일본으로 예정됐던 가족 여행을 취소했다. 최근 반일 감정이 격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무작정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것이 부담됐기 때문이다. 자녀들이 더욱 일본 여행을 꺼렸다. 이씨는 “가족들이 현재 분위기에서 일본으로 여행을 가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로 마음이 불편하다며 가지 말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일본행 항공편 예약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국내 여행 등 다른 대안을 찾고 있다.

일본 여행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여행업체 대부분의 일본여행 예약률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취소율도 급증하고 있다. 또 일본 불매 운동이 유통, 여행 등 전 분야에 걸쳐 확산되고 있다.

◆“일본 여행 가지 않겠다”

국내 해외여행객 유치 1위 업체인 하나투어는 걱정이다. 하루 평균 1천100~1천200명 수준이었던 일본 여행 신규 예약자 수가 지난 8일 이후 하루 평균 500명 선으로 50% 이상 급감했기 때문이다. 모두투어도 이달 들어 18일까지 신규 예약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70% 줄었다. 예약인원 기준으로는 50% 감소했다.

일부 업체는 예약 감소는 물론이고 이미 예약한 여행상품을 취소하는 고객들까지 급증하고 있다. 노랑풍선은 18일까지 일본 여행 신규 예약이 전년 동기보다 70% 감소한 것은 물론 예약 취소율도 50% 증가했다. 인터파크투어도 8일 이후 신규 예약은 50% 줄었고, 예약 취소도 2배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여행 상품을 판매하지 않거나 여행 정보 등을 공유하는 커뮤니티도 운영을 중단하는 등 다양한 움직임이 온·오프라인에서 나타나고 있다.

AM투어는 코리아익스프레스에어 전세기를 이용한 일본 시마네현 패키지 상품의 판매를 지난 13일부터 잠정 중단했다. 국내 최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로 회원 133만명을 보유한 ‘네일동’(네이버 일본 여행 동호회)도 운영을 잠정 중단했다.

◆국내 여행객 증가

일본 여행객이 감소하자 대체 여행지로 국내 여행이 떠오르고 있다. 국내 여행 및 레저 상품이 주력인 야놀자의 경우 7월1~19일 국내 숙소 예약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증가했다. 특히 고급 호텔과 펜션의 예약 비중이 7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저 액티비티 상품의 경우 전월보다 예약 건수가 2배 늘어났다. 여기어때에서도 같은 기간 숙박상품 판매 건수와 판매 액수가 지난해보다 각각 29%, 42% 증가했다. 위메프의 숙박 및 액티비티 프로그램 등 국내여행 관련 상품도 7월 1~2주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48% 증가했다.

◆유통업계에서도 일본산 불매운동

일본상품 불매운동 움직임은 유통업계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서 일본산 맥주, 라면, 과자 등의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

21일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18일 일본 맥주 매출은 전월 동기 대비 30.1% 감소했다. 7월 첫째 주에는 일본 맥주 매출 감소율이 24.2%였지만, 둘째 주에는 33.7%, 셋째 주에는 36% 등으로 갈수록 가파르게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본 라면 매출도 전월 동기보다 31.4% 감소했고, 일본산 소스·조미료는 29.7%, 일본산 낫토는 9.9% 매출이 줄었다. 롯데마트에서도 같은 기간 일본 맥주의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15.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라면 매출은 26.4%, 낫토는 11.4% 하락했고, 일본 과자류의 매출도 전월보다 21.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구지역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역에서도 소비자 반응이 좋던 일본산 맥주의 판매가 급감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맥주가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다른 상품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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