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듣고 즐기는 미술

  • 이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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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08-05 08:08  |  수정 2020-09-09 14:39  |  발행일 2019-08-05 제24면
[문화산책] 듣고 즐기는 미술
박인성<미술작가>

지난달 27일 대구미술관에서는 현재 열리고 있는 전시 ‘팝/콘(Pop/corn)’과 연계된 세미나가 열렸다. ‘글로벌 팝 아트의 현재’라는 주제로 진행 된 이번 토론회에는 한국의 비평가와 함께 미국, 프랑스 그리고 일본의 미술 연구자들이 초청되어 각국 팝 아트의 특성에 대한 발제와 함께 팝 아트의 현대적 특성과 미술사적 발전과정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개인적으로는 한국에 돌아 온 뒤 처음 참관한 국제 패널 디스커션이 썩 반가웠고, 새삼 미술관의 공적인 순기능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좋았다. 많이 나아졌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지방에서는 이러한 종류의 문화적 수혜를 누린다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기에, 이번의 기회가 더욱 확대될 수 있기를 또한 소망하게 되었다.

문화를 즐기고 소비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어떤 이는 조용한 서점의 모퉁이 책장 앞에 퍼져 앉아 다양한 책을 훑어 보기를 즐겨 할 것이고, 어떤 이들은 집에서 최대한 편한 자세와 복장으로 맛있는 음식과 함께 영화 보기를 즐겨하기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혼술 하기를 즐겨 할 것이다. 이 밖에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의 방식이 있을 것이다. 문화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한 방법을 통해 문화는 스스로 확장하며 새로운 형식을 탄생시킨다. 그래서 변화하는 문화의 흐름을 살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데, 문화는 역사와 함께 변화하며 사회가 변화하는 속도를 앞당기기도 때로는 늦추기도 하기 때문이다. 점점 글자로 쌓여가면서 나타나는 양상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음은 인류만이 누릴 수 있는 커다란 행복일 것이다. 더욱이 그 사건의 현장에 본인이 함께 있다면 그보다 즐거운 일이 또 있을까.

사실 오랫동안 역사와 함께 보존 및 발전되어 온 예술작품을 감상한다는 것이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다. 만일 그 대상이 현대미술이라면, 관객은 괜한 마음으로 공부를 해야 할 것만 같은 강박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하지만 즐기자고 하는 여가활동에 그만한 시간과 비용 그리고 머리 아픔을 견디고 싶어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런 이유에서 나는 다시 한번 미술관 등에서 이루어지는 세미나 같은 것에 참여해 보기를 추천하고자 한다. 비용도 들지 않고 만약, 자기 취향이 아니라면 중간에 나가도 무방하다. 그리고 자신이 낸 세금으로 이루어지는 것인 만큼 ‘문화 시민’으로서의 자긍심도 만끽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 정도의 효과를 낼 것이다.

8월15일 광복절에 대구미술관에서 다시 한번 전시 ‘~Kreuzen’과 연계하여 세미나가 열릴 예정이다. 작가 본인과 전시 서문을 쓴 독일 뒤셀도르프 쿤스트할레 미술관장 그리고 전시 기획자가 참여하여 전시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한다고 하니, 눈과 귀로 작품을 감상하고 싶거나 그리고 불친절한 현대미술에 조금이라도 친밀감을 느끼고 싶은 분들이라면 이번 시간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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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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