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최첨단장비·구조대원 모두 동원해달라” 애끓는 호소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밴드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
  • 구글플러스
  • 기사내보내기
  • 정용태기자 김기태기자
  • 2019-11-02
  •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실종자 가족들 울릉도 도착

도동항 도착 후 참았던 눈물 쏟아

너울성 파도로 독도접안 어렵자

가족 중 10명만 헬기로 이동 결정

실종자 가족 19명과 소방 관계자 4명 등 23명이 1일 오전 9시50분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울릉도행 여객선에 오르고 있다. 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찾아 주세요. 빨리 구해 주세요.” 1일 유일한 여성 탑승자 박모 구조대원의 외삼촌 A씨는 조카가 탑승한 헬기 추락 소식을 듣고 충남 예산에서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포항남부소방서에 달려와 관계자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A씨는 “조카가 소방관이라는 자부심으로 열심히 일했다. 소방관이 된 지 1년 됐다. 중앙119구조단에 갔다고 정말 좋아했다”며 “한 번에 할 수 있으면 구조대원들을 모두 투입하고 모든 장비와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고대책본부가 마련된 포항남부소방서에는 이른 아침부터 실종자 가족 20여명이 찾아와 발을 동동 구르며 구조 소식을 기다렸다. 이들 가운데 부모 등 23명은 오전 9시50분 울릉도행 여객선에 몸을 실었다. 나머지 가족은 사고대책본부에 마련된 가족 대기실에서 상황을 지켜봤다. 대기실에서는 간간이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큰 한숨 소리가 새어 나왔다. 일부 가족은 소방서 복도에서 지인과 울먹이며 통화하는 모습이 연출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오후 1시30분. 포항에서 3시간30분 걸려 도착한 울릉도에서 그들이 처음 마주한 것은 찾고 있던 가족의 얼굴이 아닌 도동항의 짙푸른 바닷물이었다. 울릉도에 도착한 실종자 가족은 참았던 눈물을 한꺼번에 쏟아냈다. 이들보다 포항에서 뒤늦게 출발한 5명은 헬기편으로 먼저 도착해 있었다. 마중 나온 울릉군청 직원들 얼굴에도 안타까움과 함께 긴장감이 가득했다. 가족은 점심식사를 권하는 군청 직원에게 손사래 치며 독도로 한시라도 빨리 가자며 대기 중이던 승합차에 올라 곧장 사동항으로 이동했다.

사동항으로 이동하는 내내 침통한 표정은 계속됐다. 일부는 울음을 애써 참기도 했다. 사동항에는 울릉군 관용선 독도평화호가 이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김병수 울릉군수는 가족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꼭 잡으며 희망을 가지라며 위로했다. 울릉군은 이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어민복지회관 2층에 대기실을 마련했다. 또 김밥·빵·생수 등을 준비해 간단히 허기를 채울 수 있도록 배려했다.

심정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가족은 고개를 돌리고 사진을 찍지 말아 달라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오후 2시 실종자 가족 28명이 승선을 마쳤다. 한 여성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으며 젊은 남성은 바다가 보이는 창가쪽 좌석에 앉아 흐느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스마트폰으로 사고 현장 관련 뉴스를 찾아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다.

독도평화호가 출항준비를 서두르는 동안 선내 방송에서 독도로 출항이 어렵다는 선장의 안내멘트가 나오자 선내는 술렁이기 시작했다. 독도 인근 해역의 너울성 파도로 인해 독도접안이 어렵다는 이유였다. 오후 3시 실종자 가족에게 헬기를 이용해 독도로 이동한다는 결정이 전달되자 선내는 다시 잠잠해졌다. 단 헬기 운용에 어려움이 있어 10명만 탑승이 가능하다는 전제 조건이 붙었다. 실종자 가족 간 협의가 이뤄졌고 독도로 갈 10명이 정해졌다. 이들은 10분 뒤 사동리 소재 해군118전대 헬기장으로 이동해 4명씩 조를 이뤄 헬기를 이용해 독도로 향했다. 이날 동해는 비탄의 바다였다.

울릉=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포항=김기태기자 ktk@yeongnam.com

[Copyrights ⓒ 영남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 

동계 골프 아카데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