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 이슈 ‘개헌’ 공방…“블랙홀” vs “골든타임”…국회 대정부질문 첫날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전남 순천곡성)이 3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에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대정부질문이 시작된 31일 여야는 최근 정치권의 핫 이슈로 떠오른 ‘개헌’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이날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 나선 여야 의원들은 개헌 필요성에 대해선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개헌 시기를 놓고는 서로 다른 해법을 내놨다.

새누리당은 당내 의견이 엇갈리는 모습을 보였다. 친박계 의원들은 “경제회복과 남북관계 정상화 같은 여건이 조성된 뒤 개헌이 추진돼야 한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개헌=블랙홀’론에 힘을 실은 반면, 비주류 의원들은 정부가 개헌 논의를 차단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친박계인 이정현 의원은 “개헌은 정치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차원의 문제다. 국민의 완전한 합의 없이는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며 “개헌이 모든 어젠다의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경제지표, 여론지수, 남북소통 등이 안정수준에 도달 할 때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진규 의원도 “수많은 민생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원회 문밖에서 하염없이 시간만 허비하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며 “지금은 민생을 최우선으로 경제 살리기에 올인하는 것이 정부와 국회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가세했다.

반면, 김재경 의원은 “정부가 개헌을 정치적 금지어로 설정하고 인위적으로 개헌 논의를 차단할 필요는 없다”며 “이제 우리의 역량이 혼란과 부작용 없이 투트랙(Two track)으로 경제 활성화와 개헌 논의가 가능할 정도는 된다. 민생과 투트랙으로 개헌이 논의될 수 있도록 공론의 장이 마련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맞서 새정치민주연합은 개헌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박 대통령을 정면 비판하는 한편, 지금이 개헌논의 적기인 ‘골든타임’라고 주장했다.

민병두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는 경제 블랙홀’이라는 발언으로 개헌 논의를 사전에 봉쇄하려 한다”며 “박 대통령은 2011년 한나라당 부총재 시절과 대선 당시 개헌에 찬성하지 않았냐”고 지적했다.

민 의원은 “경제와 민생, 개헌, 남북화해 등 2∼3가지 중요한 국정과제를 함께 해결하는 것이 유능한 정권”이라면서 “지금이 바로 경제 골든타임, 개헌 골든타임, 남북화해 골든타임"이라고 설명했다.

정청래 의원은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지금은 개헌을 논의할 적기다. 여야 국회의원 절반이 개헌모임에 들어가 있고, 국민의 60% 안팎이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며 “경제의 블랙홀이란 논리로 개헌 논의를 차단시키려 하는 것은 국회를 블랙아웃 시키려는 악의적인 태도”라고 주장했다.

김정률기자 jrkim8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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