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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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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집단행동 일주일째…의대교수들 중재 새국면 맞나
정부의 의과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한 일선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전국 의과대 교수협의회가 정부와 의사단체 사이 중재 역할을 시사해 이번 전공의 집단 사직 사태가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는 지난 24일 성명을 내고 "정부의 과도한 의대 증원 발표로 촉발된 전공의 사직, 환자들이 겪는 불편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붕괴 원인은 낮은 수가, 진료 전달체계 미비, 의사의 법적 보호 시스템의 부재인데, 정부는 이를 해결하려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일로 미래를 책임질 의대 학생과 전공의가 처벌 받거나 교육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며 "비상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정부와 의사 모두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교수협의회는 "의료비상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정부 뿐아니라 의사단체와도 대화하며 중재자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 10개 거점 국립대 교수회장으로 구성된 거점 국립대 교수회 연합회(이하 거국련) 회장단도 25일 내고 "정부는 의대 증원 계획을 수립하면서 교육계와 학문 생태계,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의대 정원만 크게 늘린다고 의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이 완화될지, 필수진료 과목 의사 수급 부족이 해결될지 불확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는)책임 있는 의료단체와 공식적인 대화를 시작하고, 2천명 증원 원칙을 완화해 현실을 고려한 증원 정책을 세워달라"고 했다. 한편, 25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역 수련병원 전공의 10명 중 9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인원은 700명 넘는다. 수련병원에서는 환자 곁을 떠난 전공의들에게 개인 연락처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업무 복귀를 명했지만, 대부분 일선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일선 핵심 인력인 전공의들의 빈 자리에 병원들은 응급환자 중심 비상 진료 체계 운영에 나섰다. 응급 또는 기존 예약 수술만 진행하고 있고, 비응급·경증환자는 조기 퇴원 또는 2차 의료기관으로 전원하고 있다. 신규 입원 역시 중증도에 따라 선별적으로 받고 있다. 병원 병상 가동률은 평소보다 최대 35%가량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전공의들의 빈 자리를 메우는 핵심 인력 중 하나인 전임의들도 병원을 떠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는 지난 2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본부장으로 한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리고 현장 점검에 나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등 수련병원에선 25일 오후 3시 기준 인턴 임용 포기 사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대구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수련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으면 임용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최종 결과는 이달 말까지 지켜봐야 한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전국 거점 국립대 교수들이 25일 정부과 의료계는 즉시 공식 대화를 시작하고 현실적인 의과대학 증원 정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하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휴일인 2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점심밥을 손에 든 채 불꺼진 외래진료 병동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전공의 집단 행동 후 첫 주말…응급실 '빨간불' 지속
"지금은 응급 환자를 받아주긴 합니다만, 앞으로 어떨지 모르겠습니다."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간 이후 첫 주말을 맞은 24·25일 대구지역 의료 현장은 불편과 혼란으로 이어졌다. 전공의 부재로 상급종합병원에 가지 못한 환자들이 몰린 2차 병원에선 과부하에 걸렸다. 25일 오전 대구 달서구 계명대 동산병원은 한산한 모습이었다. 주차장도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이는 전공의 집단행동이 지속되면서 환자들이 대학병원 대신 종합병원 같은 2차 병원으로 발길을 옮겼기 때문이다.대구지역 2차 병원 응급실은 주말 동안 환자를 실어 옮기는 119구급대원과 직접 병원을 찾은 환자들이 겹쳐 혼란이 가중됐다.지난주엔 급성 복통(소장 괴사)을 호소한 60대 환자는 대구가톨릭대병원을 찾았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인근 2차 병원으로 옮겨 겨우 '장절제술'을 받기도 했다.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대구지역 대학병원 등 7개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736명(89.8%)이 사직서를 냈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3명(95%) △영남대병원 161명 중 130명(80.7%)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12명(91.8%)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7명(82.6%)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 이 가운데 정부의 복귀 명령에 이탈했던 전공의 일부는 돌아오기도 했지만, 다시 환자 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전공의가 의사 인력 30~40%를 차지하는 대학병원은 사실상 업무가 마비된 상태다.응급실 입구에서 만난 A씨는 전공의 집단행동에 대해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집단행동은 할 수 있다. 하지만 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이익을 추구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집단 행동을 하더라도 진료는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어린 자녀를 둔 부모는 마음이 더 무겁다. '소아과 오픈런'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소아과 의사 부족 현상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가운데 전공의 집단행동까지 겹쳐지면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5·8살 자녀를 키우는 B씨는 "어린 자녀가 밤에 고열을 호소하면 큰 불안감에 휩싸이게 된다"며 "현재 분위기라면 병원을 어디로 갈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계획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8천8백16명(20일 오후 10시 기준)에 달하며 의료계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21일 오후 대구의 한 대학병원 앞 횡단보도 신호등에 '멈춤' 표시등이 들어와 있다. 영남일보DB전국 거점 국립대 교수들이 25일 정부과 의료계는 즉시 공식 대화를 시작하고 현실적인 의과대학 증원 정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하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휴일인 2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점심밥을 손에 든 채 불꺼진 외래진료 병동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해 전공의들이 근무를 중단한지 이틀째인 21일 대구 남구 한 대학병원 앞 신호등에 빨간불이 켜져있다. 영남일보DB
[포토뉴스] 대구 광덕시장 복합문화공간 원데이클라스 즐기는 학생들
지난 23일 대구 남구 광덕시장 내 방치된 공간에 복합문화공간인 ‘THE 광덕’이 새롭게 개장했다. 젊은층을 겨냥한 특색있는 참여형 콘텐츠와 거리공연장 등을 마련한 ‘THE 광덕’은 매주 금요일부터 일요일, 정오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휴일인 25일 THE 광덕의 원데이클라스를 찾은 아이들이 키링 만들기 체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대구 대학병원 휴무일 점심밥 들고 이동하는 의료진
전국 거점 국립대 교수들이 25일 "정부과 의료계는 즉시 공식 대화를 시작하고 현실적인 의과대학 증원 정책을 세워달라"고 촉구하며 입장문을 발표했다. 휴일인 25일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점심밥을 손에 든 채 불꺼진 외래진료 병동 내부를 이동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전공의 사직서 제출 사흘째…진료 대기하는 시민들 옆 지나는 의료진
전공의들이 의과대학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업무 중지를 시작한지 3일차인 22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 의료진이 흉부외과 진료실을 빠져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1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 소속 전공의 9천27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대구 수성못 인근 도로 매화 활짝
봄비가 내리며 흐린 날씨를 보인 22일 오후 대구 수성못 인근 도로에 매화가 피어 지나는 시민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에 관계자는 “23일 대구의 예상 최저기온 1℃이며 최대 4㎧까지의 바람이 불어 쌀쌀할 수 있고 다음주까지 흐리고 일교차 큰 날씨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대학병원 진료 접수 기다리는 대구시민들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계획에 반발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8천8백16명(20일 오후 10시 기준)에 달했다. 21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이 외래접수를 하기 위한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전공의 업무중단] 전공의 집단 이탈 본격화…개원의도 합류 하나
대구경북지역 전공의 10명 중 9명 꼴로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대하며 집단 행동에 돌입했으나 첫날이어서 그런지 병원 현장에선 큰 혼란을 빚지 않았다. 하지만 사태가 장기화 할 경우 의료대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경북지역 16개 수련병원 전공의 950명 중 88.3%인 839명이 사직서를 낸 것으로 잠정 파악됐다. 전국적으론 주요 수련병원 100곳의 전공의의 55% 수준인 6천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구는 대학병원 등 7개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732명(89.3%)이 사직서를 냈다. 다만 사직이 처리된 전공의는 아직 없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본원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5명(96.1%) △영남대병원 161명 중 129명(80.1%)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108명(88.5%)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56명(81.1%)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 경북에서는 9개 수련병원 전공의 131명 중 107명(81.7%)이 사직했다. 동국대경주병원(38명 중 28명), 순천향대 구미병원(31명 중 28명), 차의과학대 구미차병원(19명 중 19명), 안동병원(15명 중 14명), 포항성모병원(10명 중 3명), 안동성소병원(5명 중 5명), 포항세명기독병원(5명 중 5명), 포항의료원(3명 중 3명), 김천의료원(2명 중 2명) 등으로 집계됐다. 상주적십자병원의 경우 전공의 3명 모두 연가를 냈다.다만, 대구지역 대학병원을 비롯해 수련병원에서는 대체로 평소와 다름 없는 등 큰 혼선이 빚어지진 않았다.보건복지부는 이날 2차례에 걸쳐 대구의 수련병원을 점검하며 출근하지 않은 전공의들에게 업무 개시 명령을 내렸다.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직서를 제출한 대다수 전공의는 결근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진료에 차질 없도록 병원 차원에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중앙응급의료센터 종합상황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경북대병원 본원 응급실은 마취과 사정으로 평일 야간, 주말 등에는 뇌출혈 환자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다. 영남대병원은 소아외과, 신경과, 외과 등 7개 등에서 환자 수용이 불가능 하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오는 25일 서울에서 정부의 의대 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궐기대회를 개최한다. 대구시·경북도의사회 회원과 전공의들도 대거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사회 관계자는 "아직까지 개원의 동참 여부가 결정된 게 없지만, 지금처럼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면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볼모로 집단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의료개혁은 절대 흔들림 없이 추진하는 것"이라고 밝혔다.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20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본원(동덕로)은 평소와 비슷한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다만 진료는 다소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강승규기자보건 복지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11시 기준 주요 100개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55%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학병원 안내소 직원 A씨는 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평소와 비슷한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전에 조금 더 오시는 것 같다. 대기 시간은 평소와 같거나 조금 더 기다리는 정도라고 말했다. 20일 오후 대구의 한 대학병원 흉부외과를 찾은 시민들이 진료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봄비 내리는 대구 김광석길 찾은 시민
봄비와 함께 대구 최저기온이 7.9도로 떨어지며 쌀쌀한 날씨를 보인 20일 우산을 쓴 한 시민이 중구 김광석길을 걸어가고 있다. 대구지방기상청 관계자는 “21일 새벽 3시부터 종일 10-30mm 가량의 비가 내릴 예정”라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전공의 업무중단] 대구 수련병원 전공의 819명 중 610명 사직
정부의 의대생 증원 발표에 대한 파장이 전국적으로 확산 되는 가운데 대구 수련병원에선 4명 중 3명 꼴로 사직서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2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지역 전공의는 총 819명이다. 이중 이날 오전 11시 30분 기준으로 610명(74.4%)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사직 처리가 된 것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별로는 △경북대병원 본원(삼덕동) 193명 중 179명(92.7%) △계명대 동산병원 182명 중 175명(96.1%) △영남대병원 161명 중 65명(40.3%) △대구가톨릭대병원 122명 중 83명(68%) △칠곡경북대병원 87명 중 81명(93.1%) △대구파티마병원 69명 중 23명(33.3%) △대구의료원 5명 중 4명(80%)이다.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오후 2시쯤 추가 인원이 파악될 것으로 보인다"며 "진료에 차질 없도록 병원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경북 지역에서는 안동병원 15명, 동국대 경주병원 38명, 순천향대 구미병원 33명, 구미 차병원 19명 등 133여 명이 집단행동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지난 19일 오전 대구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업무 중단한 전공의들, 의료 공백 현실화될까
19일 오후 11시 기준 주요 100개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55%가 사직서를 제출하며 의료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다. 20일 오전 대구의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스토리가 있는 만남] 한상웅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장 "가난 탓 만난 섬유, 뿌리산업 결실 큰 보람"
"12세 때부터 서른 살이 넘도록 태권도 선수로 살아온 내가 섬유업계에 발을 들여놓은 건 가난 때문이었어요."지난달 1일부터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이하 대경섬산연) 회장을 맡게 된 한상웅 (72) 〈주〉한신특수가공 대표가 아득한 옛 기억을 반추했다. 빈손으로 시작해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장에 이어 대경섬산연 수장에 오르기까지 녹록지 않은 삶을 살아왔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한 회장은 경북 영주에서 태어났다. 국민학교시절 태권도 선수로 활동하다 성인이 되면서 대구로 거주지를 옮겼다. 30대 초반까지 대구경북 대표선수로 활약했지만 생계가 문제였다. 그는 큰 결심을 했다. 운동을 관두고 기술을 배워 새 인생을 시작하기로 한 것.그는 "1970년대는 한창 우리나라가 일본 등 해외에서 섬유관련 기술과 지식을 익히던 때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대구의 한 업체에 들어가 염색 기술을 배웠다. 그게 섬유 산업과의 첫 만남"이라고 했다.섬유 회사에 다니며 다양한 기술을 습득한 그는 1995년, 마침내 자체 사업장을 갖게 됐다. 20여 년간 꿈을 향해 묵묵히 한 발씩 내디딘 결과였다. 당시 시장 조사를 하며 중동에서 한국 섬유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다. 남성복 위주 '감량 가공(Weight deduction)'한 섬유 등을 주요 제품군으로 꾸렸다.이후 꾸준한 연구 개발로 품질을 인정받았다. 20년간 중동 판매 1위의 감량 가공 전문 업체로서의 위상도 갖게 됐다.섬유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은 자연스레 그를 국내 섬유업계 리더로 올려놨다. 2017년 대구경북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을 맡았다. 지난해부터는 한국패션칼라산업협동조합연합회장으로 체급을 올렸다. 지역 섬유산업도 등한시할 수 없어 대경섬산연 회장직까지 맡고 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를 물어봤다. 그는 "코로나 때 섬유업계에선 수출에 제한이 생겨 어려움이 많았다"며 "작업물량이 확 줄면서 마음고생이 참 심했다. 겨우 극복하려는 찰나에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졌다. 그 여파로 지금도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고 했다.가장 기억에 남는 일에 대해선 "지난해 섬유업이 뿌리산업에 포함돼 정부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그간 다방면으로 노력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져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요즘은 다음 달 13일 열리는 '2024 대구국제섬유박람회(PID)' 준비에 여념이 없다고 했다. PID가 끝나도 내수마케팅(DMC)과 수출마케팅(KTC)을 세밀하게 관리하겠다고 했다. 한상웅 회장은 "대구는 전국 최고의 직물 생산지다. 국내 섬유산업이 흔들리지 않고 지역 섬유업계 종사자들도 신바람 나게 일할 수 있는 다양한 묘안을 찾고 있다"며 "금리 지원 등 경제적 지원에만 그치지 말고, 계속 애정 어린 눈으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지난 15일 한상웅 대구경북섬유산업연합회장이 태권도 선수를 하다가 섬유산업에 뛰어든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2024 대구여성 신년교례회에서 축하 떡케이크 자르는 내빈들
19일 오후 대구 수성구 호텔수성 컨벤션홀에서 열린 ‘2024 대구여성 신년교례회’에 참석한 지역의 여성 지도자와 내빈들이 축하 떡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대구시 여성단체협의회는 1982년 7월 설립 이후 지금까지 지역 여성의 권익증진과 양성평등 실현에 앞장서 왔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대구권 비롯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 "年2천명 증원 재조정 촉구"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이 19일 성명서를 내고 "대학 수요조사 시 과 추계에 대해 유감을 표하며, 의대 입학정원 연 2천 명 증원을 재조정해달라"고 촉구했다.이들은 이날 성명서에서 "정부가 발표한 의과대학 입학정원 2천명 증원과 이에 항의하며 휴학원 제출 등을 결의한 학생들로 인해 교육 현장의 대혼란이 초래된 현실에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라며 "2천명이란 수치는 전국의 40개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 여건을 고려할 때 단기간에 수용하기에 불가능한 숫자"라고 밝혔다.이어 "대학 입학 이후 전문의로 사회에 진출하기까지 10여 년 걸리는 긴 교육 훈련 기간과 급격한 인구감소를 고려하면 인력수급 정책은 20~30년 뒤를 내다보는 장기적이고 과학적인 근거에 기반해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며 "정부 원안대로 집행될 경우, 수십 년간의 노력으로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렸던 우리나라의 의학교육 수준을 다시 후퇴시키는 우를 범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또 "전국 40개 의과대학, 의학전문대학원장들은 과도한 증원 등 불합리한 의료정책에 대한 의사 표현의 방식으로 휴학에 나설 수밖에 없는 학생들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한다"며 "향후 입학하게 될 신입생들에게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음은 물론 기존의 재학생들에게까지 부실 교육의 여파가 미칠 것을 우려한다"고 덧붙였다.이들은 "보건복지부는 의사 수 연 2천 명 증원을 결정한 근거를 지금이라도 제시하고, 제시할 수 없다면 2천 명 증원계획의 철회를 요구한다"며 "이후 열린 자세로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장기적인 의료체계 수립 전략 하에서 의사 인력 충원 계획을 재조정하고, 의료인력 수급을 조정할 법제화된 거버넌스를 구축해달라"고 요구했다.이와 함께 "의대 입학정원 증원에 앞서 기존에 배출된 필수 의료 자원의 효율적 분배와 증원된 인력이 필수 의료 분야로 유입될 수 있는 정책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며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와 함께 무작정 대규모 증원을 추진할 경우 기대했던 정책효과는 거두지 못할뿐더러 향후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은 자명하다"고 주장했다.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장은 "국가 보건의료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학생들의 순수함과 진지함을 충분히 이해하고 정부에 대한 학생들의 요구가 정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또한 학생들이 적극적인 의사 표현의 수단으로 휴학원을 제출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 그러나 의과대학 학(원)장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제자들이 부당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들은 "전공의 사직과 학생들의 휴학원 제출 등 현 사태 해결과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미래 방향을 결정할 정부 당국의 지혜로운 결단을 간절한 마음으로 촉구한다"고 말했다.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19일 오전 대구의 한 의과대학 앞으로 의료진이 지나가고 있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포토뉴스] 혈액 나눠주세요…대구 2·28공원 헌혈의집
휴일인 18일 오후 대구 중구 228공원 헌혈의 집에 A형과 O형 혈액을 급구한다는 문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있다.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18일 기준 A형과 O형의 혈액보유량은 3.4일로 적정혈액보유량(5일)과 B형(7.2일) AB(4.3일)형 등 다른 혈액들보다 월등히 낮은 수치를 보였다. 적혈구제제 3일분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혈액수급위기단계가 '주의'로 바뀌며 협조체제가 가동된다. 박지현 기자 lozpjh@yeongnam.com
의료대란으로 번진 의대 증원
의대협 "법원 행태는 모순…정부 의대생 복귀 호소는 오만" 주장
[의대 증원 집행정지 각하·기각] 정부, 대학 "2025학년도부터 의대 증원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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