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축구> 겸손한 이정협 "골냄새 잘맡기보단 크로스가 좋았다"

  • 입력 2015-01-26 00:00  |  수정 2015-01-26

한국 축구 대표팀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오른 스트라이커 이정협(상주 상무)은 득점력을 운으로 돌릴 정도로 겸손했다.

    이정협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이라크와의 2015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한국은 이라크를 2-0으로 완파하고 27년 만의 아시안컵 결승에 안착했다.

    이정협은 상주의 벤치멤버로 지내다가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 발탁돼 5차례  A매치에서 3골을 터뜨리는 파괴력을 뽐내고 있다. 

    탁월한 위치선정이 돋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골이 나올 수 있는 구역을 기가 막히게 잘 찾아들어가는 스트라이커에게는 골  냄새를 잘 맡는다는 수식이 붙는다.

    이정협은 이런 평가에 대해 "내가 있는 곳에 항상 좋은 크로스가 올라올  뿐"이라고 자신을 낮췄다.     

    다음은 이정협과의 일문문답.

    -- 오늘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 우즈베크전 때 팀에 도움이 많이 못 돼 미안했다. 오늘 경기하면서 최전방에서 열심히 싸워주고 팀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려고 했다. 운좋게 김진수가 좋은 크로스를 해줘서 골을 넣고, 나중에 운좋게 어시스트도 할 수 있었다. 상당히 기분이 좋다.

    -- 경기 전에 슈틸리케 감독의 당부는.

    ▲ 훈련하던 대로 전방에서 많이 싸워주고 공중볼에서 지더라도 같이 떠서 싸워주라고 했다.

    -- 골 냄새를 상당히 잘 맡는 것 같은데.

    ▲ 내가 골 냄새를 잘 맡는다기보다는 내가 있는 곳에 항상 좋은 크로스가 올라온다. 좋은 크로스가 오기 때문에 내가 스트라이커로서 골을 넣는 것은 당연하다.

   -- 상주의 벤치멤버로서 대표팀에 발탁된 게 파격적이지 않았나.

    ▲ 시드니에 처음 왔을 때 감독님과 면담했다. 감독님께서 '네가 잘하든 못하든 내가 책임을 질 터이니 걱정말고 편하게 부담없이 뛰라'고 하셨다. 항상 편하게  해주시니까 훈련할 때나 경기하기가 쉽다.

    -- 점점 발전해가는 자신을 느끼나.

    ▲ 경기가 끝날 때마다 비디오를 본다. 코치님들이 계속 '이 상황에서 이렇게 했으면 좀 더 좋지 않겠냐'고 조언을 해주신다. 그걸 보면서 생각을 많이 한다. 한 경기 한 경기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비디오는 같이도 보고 따로도 보고 있다.

    -- 아시안컵에서 가장 좋아진 면은 무엇인가.

    ▲ 혼자 고립됐을 때 키핑이나 연계 플레이가 안 됐다. 그런데 하면 할수록  연계플레이도 괜찮아지고 있는 것 같다.

    -- 학창 시절에 우승 경험이 많았나.

    ▲ 고등학교 때는 좀 했다. 결승에 가게 되면 모든 생각을 버리고 항상  우승하겠다는 그 마음가짐으로 타박상을 입어도 다 잊고 뛰었다. 우승 도전 때는 우승  목표에만 전념하게 된다.

    -- 호주와 다시 맞붙을 가능성이 높다.

    ▲ 수비수들이 상당히 신체적으로 좋고 힘도 좋았다. 나도 거기에 안 밀리려고 남은 며칠동안 잘 준비하겠다.

    -- 어머니께 전화드렸나.

    ▲ 오늘은 전화를 못 했다. 그냥 어머니께서 편하게 하라고 주로 말씀하셨다. (종교가 불교인데) 새벽에 어머니께서 기도를 해주신다.

    -- 슈틸리케 감독은 어떤 사람인가.

    ▲ 나에겐 은인이다. 나를 좋게 봐주시는 모험도 하시고. 감독님의 그런 믿음에 보답하게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박항서(상주 상무), 윤성효(부산 아이파크) 감독님처럼 슈틸리케 감독님은 평생의 은인이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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