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에 콘돔 대량 구비 권유해놓고선 숙소에 1만개 무료 배포

  • 이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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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0-07 07:30  |  수정 2015-10-07 11:42  |  발행일 2015-10-07 제10면
오락가락 조직委에 편의점 ‘울상’
나흘간 달랑 1개 팔아 재고 우려

6일 오전 문경시 호계면 군인체육대회 선수촌 내 편의점. 매니저 강모씨는 매장 내 한편에 마련된 성인용품 코너를 보며 연신 한숨을 쉬었다. 당초 불티나게 팔릴 것이라고 예상하고 다양한 기능과 가격대의 콘돔 상품을 진열했지만 대회 나흘째를 맞는 5일까지 단 1개밖에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회 조직위는 지난달 14일 세븐일레븐과 공식 후원 협약을 맺고 문경과 영천, 괴산 등 4곳의 선수촌 내 편의점 매장을 오픈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120여개국 7천300여명의 남녀 군인이 출전하는 대회인 만큼 에이즈 등 성병 예방을 위해 콘돔 상품을 적극적으로 팔아 줄 것을 당부했다. 강씨는 “조직위 측에서 콘돔 수요가 많을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줬고 본사와 협의해 수백여통의 콘돔을 구비해 뒀지만 기대만큼 매출이 나오지 않고 있다”며 울상을 지었다.

콘돔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던 건 조직위 측의 일관성 없는 업무 추진 방식 때문이다. 조직위는 예산 절감을 위해 콘돔 구입 비용을 질병관리본부에 떠넘겼다. 질병관리본부는 정부기금 700여 만원으로 콘돔 1만개를 구입했고,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을 통해 숙소마다 무료로 나눠줬다. 당초 콘돔 수요가 많을 것이라는 조직위 관계자의 말만 믿고 대량으로 콘돔을 구입한 편의점으로선 대회 후 재고 물량이 쌓이면 손실을 입을 수밖에 없게 됐다.

세븐일레븐 홍보팀 관계자는 “조직위와 후원 협약을 맺고 매장을 열면서 브랜드 홍보 효과도 적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콘돔 재고 물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판매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창남기자 argus6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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