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용 4조1700억…경제성 부각시키려고 지나치게 낮춰 잡은 듯

  • 김명은
  • |
  • 입력 2016-06-24 07:12  |  수정 2016-06-24 07:12  |  발행일 2016-06-24 제4면
‘김해 확장안’ 산 넘어 산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안을 말장난에 불과한 ‘김해 신공항 건설’로 명명하며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아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찮다.

접근 인프라 구축비 6천억 추산
과연 충분한 예산인지 의구심
예타조사 앞서 사전용역 필요

◆6개월 만에 예타 통과 ‘글쎄’

23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 예비타당성조사(이하 예타)를 올 하반기 시작하고, 내년 중 공항개발기본계획 수립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이어 2021년 착공, 2026년 개항을 목표로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재부가 통상 1년 안팎 걸리는 예타 기간을 6개월 내외로 대폭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예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을 전망이다. 기재부 예타 운용지침에 따르면 이번 사업의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예타 요구에 앞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사전 용역을 거쳐야 한다. 사전 용역을 통해 사업의 목표, 사업규모, 추진체계, 소요예산, 운영주체, 운영계획 등을 담아야 하는 등 사업계획에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의 신공항 선정 용역이 사전 용역에 해당한다”면서 “이번 발표에 신공항 건설 정책 방향이 담겨 있기 때문에 사업의 구체성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예타에서 중요한 수요 예측과 비용 분석이 이미 나와 있는 만큼, 국토부가 내부 정리 작업만 거치면 곧바로 예타 신청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수요예측 ‘오락가락’…비용도 ‘논란’

국토부는 2014년 김해공항의 항공 수요가 연평균 4.7%씩 증가해 2030년에는 현재 수요의 배 수준인 2천162만명을 넘어설 것이라고 추산한 바 있다. 또 최근 ADPi는 김해공항 확장 건설 비용이 공항시설 확충비용 3조5천700억원, 접근 교통망 확충비용 6천억원 등 총 4조1천700억원가량 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허점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김해공항 확장의 명분을 마련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부풀리거나 예산을 낮춰 잡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단 수요 예측이 오락가락해 신뢰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과거와 달리 ADPi는 최근 김해공항 수요가 연간 4천만명(2046년)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조사 기관과 기준 연도, 수요 예측 결과가 저마다 다른 정보가 산재해 있다.

비용 역시 논란이다. 10조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됐던 밀양,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격차가 지나치게 크다. 김해공항 확장안의 경제성을 높이기 위해 비용을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잡은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도 지난 22일 “김해공항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철도, 고속도로 인프라 구축에 6천억원이 든다고 했는데, 과연 충분한 예산인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검토한 내용이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앞으로 정리 작업이 필요하다. 이후 내부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기재부에 예타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행정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며 “올해 안에 예타 착수가 이뤄질 가능성은 99%로 보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예타 실무를 맡게 되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관계자는 “예타 기간은 사안에 따라 다 다르다”면서 “예타 요구서를 받아보기 전에는 검토 기간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김명은기자 drama@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사회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