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3選 단체장의 10년] 임병헌 남구청장

  • 서정혁,손동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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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1 07:33  |  수정 2016-07-21 07:46  |  발행일 2016-07-21 제6면
“10년째 오전 6시만 되면 관내 돌아
현장민원 안 미루고 즉시 개선 지시”
20160721

하루 평균 15건이던 현장민원
이젠 2건 정도로 줄만큼 효과
메르스 사태가 임기 최대 위기
차기 구청장 위해 ‘메모’준비


▶10년째 매일 오전 6시부터 대구시 남구 관내를 구석구석 살펴보는 걸로 알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2006년 처음 구청장직을 맡고서 관내 마을을 둘러볼 때 주민들로부터 하루 평균 15건의 건의를 받았다. ‘공원에 의자가 필요하다’ ‘동네가 더럽다’ 등의 문제가 대부분이었다. 난 미루는 성격이 못된다. 현장에서 바로 개선 지시를 내렸다. 주민들이 구청을 방문해 민원을 제기하고 기다리는 시간을 줄이자는 요량이었다. 또 ‘공무원은 일을 안 한다’는 주민들의 불신도 깨고 싶었다. 그래서 매일 아침 1시간 더 일찍 집을 나서 곳곳을 둘러 봤다. 이젠 주민들의 건의가 하루 2건 정도로 확 줄었다. 단체장으로서 이보다 더 뿌듯한 순간이 어디 있겠나.”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임기 중 가장 위기였다. 마음 고생이 심했을 텐데….

“메르스 방어망을 무너뜨린 사람이 메르스 방역과 예방에 앞장서야 할 공무원이라는 사실에 많은 시민이 분노했다. 해당 공무원이 속한 단체의 수장으로서 마음이 무거웠다. 하지만 당시의 경험은 남구청 공무원들의 위기대응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가장 기억에 남는 사업이 있다면.

“단연 남구청사 리모델링 사업이다. 당시 259억원 규모의 청사신축이 논의 되던 중 예산 절감을 위해 과감하게 리모델링을 결정했다. 시교부금 29억원을 포함한 약 43억원의 비용으로 공사를 끝냈다. 남구청 리모델링 사업은 행정안전부로부터 ‘청사건립 모범사례’로 선정돼 20억원의 특별교부세를 받기도 했다. 또 에너지 절약 우수 10대 기관에 선정되는 등 청사관리 모범으로 감사원장 표장을 받은 일이 큰 보람으로 기억된다.”

▶2년 후면 퇴임이다. 특별한 계획은.

“우선 그동안 소홀했던 가족과 시간을 보낼 계획이다. 기회가 된다면 오랜 구정경험과 노하우를 후임 구청장에게 전수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차기 구정에 도움될 아이디어를 틈틈이 메모해 둘 계획이다.”
글=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사진=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재정안정 아이디어 돋보여…체육센터 등 마무리 박차
■ 걸어온 길과 향후 계획


‘꿈이 있는 도시, 살고 싶은 남구’. 임병헌 남구청장이 10년 전 취임 때 주민들에게 한 약속이다. 이를 지키기 위해 그가 선택한 것은 ‘재정 안정’이었다.

임 구청장은 첫 임기를 시작하자마자 전국 최하위의 열악한 재정을 타계하는 데 온 힘을 쏟았다. ‘알뜰 행정’을 펼친 결과, 지금까지 ‘빚 없는 남구’가 유지되고 있다. 2008년 안전위험에 노출된 청사의 신축 대신 리모델링을 선택한 것도 열악한 재정구조를 개선하기 위함이었다. 나아진 재정구조는 구정살림에 숨통을 틔워줘 정부공모 사업 등 크고 작은 사업 추진의 촉매제가 됐다. 각종 공모를 통해 570억원에 이르는 재정 인센티브를 받아 더 많은 주민편익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것도 재정구조 개선의 디딤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최근 임 구청장은 현장중심의 행정시스템 가동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살고 싶은 남구’가 되려면 주민들이 뭘 필요로 하고, 뭘 불편해 하는지 몸소 느끼고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장행정에 따라 추진된 ‘도시재생사업’과 ‘깨끗한 환경 조성’은 남구의 대표적 행정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남구청은 도시재생사업의 하나로 2009년 ‘앞산맛둘레길 조성’ 사업 공모를 따 낸 이후 연속 5차례에 걸쳐 총 500억원에 달하는 국·시비를 확보했다. 이 사업으로 탄생한 ‘문화예술생각대로’ ‘앞산맛둘레길’ ‘앞산카페거리’는 남구 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고 있다.

‘깨끗한 환경’은 남구지역을 구석구석 챙기는 종합행정이다. 버려지는 현수막 업사이클링, 음식물쓰레기 감량을 위한 드림캐시백 사업 등을 통해 9년 연속 대구시 청소행정 최우수기관의 자리에 올랐다.

임 구청장은 “남은 2년 동안은 재정 형편 때문에 추진하지 못한 사업을 마무리짓고 싶다”며 “남구 구민체육센터와 구민체육광장 확장 및 대명행복문화마을 조성 사업을 계획 기간 내 완료하고, 구립도서관 확충, 제2종합사회복지관 건립 등에 행정력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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