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연설기록비서관이 초안 담당…독회는 대부분 비서실장이 주재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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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10-26   |  발행일 2016-10-26 제4면   |  수정 2016-10-26
■ 朴대통령 연설문 작성 과정
靑 연설기록비서관이 초안 담당…독회는 대부분 비서실장이 주재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 44개를 실제 연설하기 전 미리 전달받은 정황이 25일 사실로 드러나면서, 대통령 연설문 작성 과정이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어느 정부든 대통령의 입을 거쳐 나가는 모든 연설문은 대통령의 ‘스피치 라이터’인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이 책임져왔다. 연설기록비서관이 경제·교육·문화 등 담당 수석실에서 취합한 자료를 토대로 일단 초안을 잡는다. 이후 초안을 읽어보며 내용을 검토하는 독회 등 수정·보완 과정을 거친다. 광복절 경축사 등 중요한 연설문의 경우 역대 어느 정부든 반드시 독회를 거친다.

이원종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운영위원회 청와대 국정감사에서 “대통령 연설문은 대체로 연설기록비서관이 초안을 잡은 뒤 관계 수석실에서 다듬어 올리고, 광복절 등 큰 행사의 연설문은 전(全) 수석실에서 나서서 다듬고 독회를 거쳐 올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회 방식에는 정부마다 차이가 있다. 과거 대부분의 정부에선 주로 대통령이 독회를 주재했다. 대통령이 직접 소리 내어 초안을 읽어보며 청와대 참모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특히 독회를 자주 열었고, 이를 통해 대통령의 의중까지 반영된 수정본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박근혜정부에선 대개 비서실장이 독회를 주재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특별한 경우에만 독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독회를 통해 수정·보완된 연설문은 부속비서관을 거쳐 대통령에게 전달된다. 이 과정에서 부속비서관이 대통령의 의중을 읽고 다시 수정·보완을 요구하기도 한다. 대통령이 연설문을 받아본 뒤 직접 최종 첨삭을 하기도 한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도 올라온 최종본을 연설 수십 분 전까지도 직접 고치면서 문구를 첨삭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안팎에서는 박 대통령의 연설문에는 종종 문법에 맞지 않는 비문(非文)이 많아서 연설 전문가가 작성한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말이 나돌았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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