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영호 前 공사 ‘환동해 국제심포지엄’ 특강

  • 김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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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4 07:21  |  수정 2017-07-14 08:15  |  발행일 2017-07-14 제4면
“전량 中수출 무산광산 철광석 포항으로 오도록 北에 제안을”
포항∼원산∼함흥∼백두산
유커에 매력적인 관광 코스
北 주민엔 통일 희망도 안겨

“중국 동북 3성(省)에는 바다를 구경하지 못한 사람이 수억명입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문재인정부가 포항을 중심으로 한 환동해 경제권에 주목해야 할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13일 포항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제5회 환동해 국제 심포지엄’ 특별 강연에서다.

태 전 공사는 “동해안 개발은 반드시 필요하지만, 남북만의 합작 구도는 매우 위험하다”며 “북한이 계약을 파기하지 못하도록 한국·중국, 한국·러시아 또는 한·중·러 3각 구도로 북한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끊임없이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특히 한국 기업이 나진항을 이용하고 있는 중국·러시아와 협력한다면 북한의 동해안 경제가 포항과 간접적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중국으로 전량 수출되는 무산광산 철광석을 나진항을 통해 포항으로 가져오는 안을 북한에 제시해야 한다. 한국이 무산광산을 현대화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이 같은 동해안 관광자원 공동 개발과 경제 협력 프로젝트가 북한 주민에게 통일의 희망을 안겨줄 수 있다고 확신했다. 태 전 공사는 “포항을 거점으로 원산과 함흥을 거쳐 백두산을 연결하는 관광 상품은 바다를 보지 못한 중국인과 몽골 사람에게는 아주 매력적인 코스”라고 했다.

태 전 공사는 “북한 주민들은 동해안 관광자원만 잘 이용해도 잘 살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며 “할 수만 있다면 ‘환동해 국제 심포지엄’에 북한 대표단을 초청해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관광 프로젝트 개발에 대해서도 같이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북한의 관광 정책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태 전 공사는 “많은 외국 여행사들이 북한 관광 상품에 대해 ‘스탈린 국가를 체험할 수 있는 지구상의 마지막 국가’ ‘비합리성과 비이성이 극치에 다다른 북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홍보한다”며 “예전에는 북한 외교관에서 항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묵인한다. 실제 이런 문구가 외국 관광객 모집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해 청중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태 전 공사는 향후 북한에 대한 전망을 묻는 질문에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과 핵을 고도화한 다음, 핵 동결과 북한에 대한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는 것이 김정은의 심산”이라며 “그러면서 동결에 대한 대가도 추가로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외교관의 시각으로 보는 환동해 경제권 전망’을 주제로 기업인과 시민 300여명을 대상으로 약 40분간 강연했다.

김상현기자 shkim@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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