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車 판매도 39% 급감…“그래도 철수 없다”

  • 입력 2017-09-18 07:27  |  수정 2017-09-18 07:27  |  발행일 2017-09-18 제6면
中파트너 베이징기차와도 갈등
현지부품사 합작 등 타개책 필요

중국의 ‘사드 보복’을 견디다 못해 롯데가 현지 롯데마트 매각을 결정한 가운데 재계의 이목이 현대·기아차로 쏠리고 있다. 지난달 중국 판매가 1년 전보다 약 40% 급감하는 등 롯데마트만큼이나 현지 상황이 한계에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이마트·롯데마트 등 유통업계에 이어 현대차도 중국 내 판매 부진과 중국 합작 파트너와의 갈등 심화 등으로 결국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내놓고 있다.

아직 가능성은 작다는 게 현대·기아차 당사자와 증권업계 등의 분석이지만 중국 현지 부품사와의 합작 등으로 뭔가 돌파구를 찾지 않으면 ‘사드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현대차와 기아차에 따르면 8월 중국 판매량은 총 7만6천1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12만4천116대)보다 39%나 줄어든 수치다.

업체별로는 현대차가 5만3천8대로 작년 8월(8만2천25대)보다 35.4% 감소했고, 기아차도 같은 기간 4만2천91대에서 2만3천2대로 45.4% 줄었다.

지난 7월 현대·기아차 중국 판매 감소율(전년 동기 대비)이 37%로, 상반기 전체 감소율(52.3%)보다 떨어져 사드 충격이 줄어든 것 아니냐는 ‘희망적’ 분석도 나왔지만 8월에 다시 감소 폭은 커졌다.

올해 들어 8월까지 현대·기아차 중국 내 누적 판매량(57만6천974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104만3천496대)보다 여전히 44.7%나 적은 상태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36만8천686대에서 절반 이하인 17만2천674대(-53.2%)까지 추락했다.

이처럼 ‘사드 갈등’으로 망가진 중국 시장 상황이 좀처럼 살아나지 않으면서 현대·기아차의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이 6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쳐 700만대에도 미치지 못 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내부에서조차 굳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7개월 가까이 중국 내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급기야 현대차의 중국 파트너 베이징기차와의 갈등까지 불거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글로벌 타임스’는 6일(현지시각) “현대차의 중국 파트너인 베이징기차가 합자회사 ‘베이징현대’와의 합자 관계를 끝내는 것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또 베이징기차가 비용 절감을 위해 대부분 한국 업체인 베이징현대의 납품사를 중국 현지 기업으로 교체할 것을 요구했으나 현대차가 이를 거부해 갈등이 불거졌다고 주장했다.

이런 갈등은 2002년 합자회사 설립 이후 계속 있었지만 최근 베이징현대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얘기다.

이런 보도에 대해 현대차는 일단 “사드 배치 시점에 한국 기업을 압박하려는 중국 관영 언론의 의도가 담긴 것으로 짐작된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판매 부진과 파트너와의 갈등을 견디지 못하고 이마트나 롯데마트처럼 결국 중국 시장 철수를 검토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 관계자는 “판매가 부진하다고 제1 수출 시장에서 철수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국은 현대·기아차의 최대 수출 시장으로, 두 회사는 지난해 중국에서만 세계전체 판매량(내수 포함)의 각 23.5%(114만2천16대), 21.5%(65만6대)를 팔았다. 더욱이 현대·기아차만 바라보고 중국에 함께 진출한 부품업체들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자동차 부품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현재 중국에서는 145개 우리나라 업체(조합 회원사 중)가 289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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