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권 쥔 洪대표와 인연 찾아라”…동문·YS인맥 등 총동원

  • 임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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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0   |  발행일 2017-10-10 제3면   |  수정 2017-10-10
지방선거 8개월 앞…TK 한국당 예비후보자 잰걸음
중앙당 공천 가능성 높아 洪 주가 상승
黨 대표 영향력 커 연결고리 찾기 주력
당내 일각선 전략 공천 우려 목소리도
20171010
추석연휴를 맞아 내년 지방선거에 영천시장 출마를 준비중인 한 인사가 영천시내 곳곳에 경남도 행정부지사 출신임을 강조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경남도지사를 역임했다.

내년 지방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구·경북(TK)에서도 후보군이 속속 드러나고 있는 가운데,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한국당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데다, 홍준표 당 대표와의 인연이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구시장·경북도지사 선거에 나서는 한국당 후보군은 물론, 기초단체장(시장·군수·구청장) 공천을 노리는 인사들까지 저마다 홍 대표 마음 사로잡기에 올인하는 모습이다. 당 대표로서의 영향력을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한국당 혁신위원회의 지방선거 관련 혁신안이 사실상 상향식 공천을 폐기하는 ‘우선추천 제도’(전략공천) 도입과 기초단체장 후보까지 중앙당에서 공천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탓이다.

대구시장·경북도지사 후보의 전략공천설에다 기초단체장까지 중앙당 공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지방선거를 앞두고 TK에서는 홍 대표의 주가가 급상승 중이다.

당장 재선을 노리는 권영진 대구시장은 홍 대표와 고려대 동문인 까닭에 공천이 무난할 것이란 얘기마저 흘러나온다.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대구 수성구갑 당협위원장)의 대구시장 출마설이 나오는 이유도 홍 대표와의 인연 때문이다. 김 전 도지사는 15대 총선 때 홍 대표와 함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개혁공천으로 금배지를 단 이른바 ‘YS 키즈’다.

홍 대표가 대구에서 초·중·고교를 다닌 점 때문에 이들 외에도 많은 인사들과의 인연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후보군의 홍 대표 줄대기가 본격화되는 형국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대구 구청장 후보를 노리는 한 인사는 “이번 선거에서는 홍준표 대표와의 인연이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국회의원과의 관계도 중요하지만, 중앙당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높다 보니 홍 대표 측근들과의 관계에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게 사실”이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김관용 도지사의 3선 연임 제한으로 후보군 난립양상까지 보이고 있는 경북도지사 선거를 준비 중인 한국당 후보들도 홍 대표와의 인연 찾기에 주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벌써 일부 후보들은 홍 대표 측근과의 인맥 쌓기에 나서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장 이재만 당 최고위원(대구 동구을 당협위원장)이 전략공천과 기초단체장의 중앙당 공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하고 나섰다. 이 최고위원은 최근 대구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일률적이고 획일적인 전략공천은 시대 흐름을 거스르는 것”이라면서 “기초단체장 공천도 지역일꾼을 찾는데 중앙당 공천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최고위원은 “홍 대표 스스로가 혁신안도 최고위 의결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고 분명히 밝혔다”며 “따라서 최종 결정기구인 최고위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고 넘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미 홍 대표와 인연이 있거나 인연이 될 만한 소재를 벌써부터 선거전략으로 활용하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지방선거 후보군의 홍 대표와 함께 찍은 사진 내세우기다. 대선을 전후해 대구 방문이 잦았던 홍 대표 주변에 현역 광역·기초의원은 물론,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들이 눈에 띄게 많았던 이유다.

심지어 홍 대표와 큰 인연이 없는 후보들도 연결고리를 통한 ‘홍준표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영천 부시장 출신인 한 인사는 영천시장 선거에 나섬에도 불구하고, ‘전 경남도 행정부지사’를 타이틀로 한 추석 귀향인사 현수막을 영천시내 곳곳에 도배하다시피 붙였다. 이 인사는 홍 대표와 경남도에서 함께 근무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글·사진=임성수기자 s01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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