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토착비리·외유성 연수…대구경북 기초의회 잡음 잇따라

  •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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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0-10   |  발행일 2017-10-10 제3면   |  수정 2017-10-10
지방분권 시대 앞두고 각성 필요성 제기
대구 역대 기초의원 중 18명 비리로 사퇴
20171010


대구·경북에서 기초의회 의원들이 각종 비위에 연루되는 등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지방분권 개헌을 앞두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한 축인 기초의회의 각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구 수성구의회는 최근 ‘성추행 논란’(영남일보 9월28·29·30일자 보도)으로 지탄을 받고 있다.

지난달 수성구의회 한 의원이 제주도 연수 중 동료 여성의원을 두 차례 성추행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것. 이 사실이 외부로 알려지자 해당 의원은 소속 정당인 자유한국당에 탈당계를 제출했다. 하지만 논란은 계속됐고, 최근 수성구의회는 가해 의원에게 사퇴를 요구했다.

수성구의회는 오는 12일 시작하는 제219회 임시회 전까지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으며, 사퇴하지 않으면 윤리특별위원회를 열어 조처를 하기로 했다. 가해 의원은 9일 영남일보와의 통화에서 “거취를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청송군의회에선 군의원들이 무더기로 토착비리에 연루되기도 했다.

청송군의원 3명은 자신들의 선물용 사과값 5천여만원을 청송군에 떠넘긴 혐의로 지난달 불구속 입건됐다. 입건된 군의원 중 한 명은 청송군수에게 자신의 아들을 공무원으로 채용해달라고 청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기초의회발(發) 잡음은 이뿐만이 아니다. 외유성 연수 논란도 해마다 숙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의성군의회는 경주 지진으로 경북 전역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미국 서부 주요 관광도시로 국외연수를 떠났다가 여론의 비난을 자초했다.

이들은 지난해 9월 군의회 예산 지원(1인당 200만원씩)을 받아 미국 라스베이거스와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연수를 갔다. 해당 도시들은 호화 관광지가 많고 신혼여행지로도 인기가 높아 외유성 연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연수일정도 어바인 시의회 방문 외에는 미국 서부 3대 캐니언 방문 등 대부분 관광 일정이었다.

수성구의회 역시 성추행 논란과 별개로 이번 제주도 연수 자체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연수일정표에 따르면, 2박3일간의 일정 중 특강은 연수 첫날과 마지막 날 단 두 차례뿐이고, 특강 주제도 ‘SNS를 활용한 의정활동 전략’ 등 굳이 제주도에서 하지 않아도 되는 내용이었다. 제주도 연수에 소요된 예산은 2천114만2천원에 이른다.

대구 기초의회 한 의원은 “지방분권 시대를 앞두고 지방의원 스스로가 지난일을 반면교사 삼아 거듭나야 할 것 같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한편 우리복지시민연합이 발표한 ‘대구 기초의원 임기 내 비리 및 사직(퇴) 현황’ 자료에 따르면, 대구지역 역대 기초의회 의원 중 직권 남용 등 각종 비리에 연루된 의원은 모두 39명에 이르며, 그중 18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사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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