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유커’ 덕에 여행수지 적자 개선, 中企 수익성 추락…대기업 의존도 심화

  •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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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12-07 07:20  |  수정 2018-12-07 07:20  |  발행일 2018-12-07 제3면
■ 경상수지-기업체 행정통계 분석
‘돌아온 유커’ 덕에 여행수지 적자 개선, 中企 수익성 추락…대기업 의존도 심화

사상 최대 수출 실적에 힘입어 경상수지 연속 흑자 행진이 8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장 기간이다. 유커(중국 관광객)가 돌아오면서 여행수지 적자도 23개월 만에 가장 적었다. 하지만 성과의 열매는 골고루 나눠지지 않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영업이익 격차가 벌어지고 있는 것. 중소·중견기업의 수익성이 점점 추락하면서 한국 경제의 대기업 의존도가 심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향후 경제 침체기에 한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 자칫 몇몇 대기업이 수익을 내지 못하게 되면 전체 경기가 흔들릴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수출 역대 최대 기록

한국은행이 6일 발표한 ‘2018년 10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10월 경상수지는 91억9천만달러 흑자를 냈다. 흑자 규모는 전월(108억3천만달러)보다 축소했지만 작년 같은 달(57억2천만달러)보다 커졌다.

경상수지 흑자는 상품수지 영향이 컸다. 수출입 차이를 의미하는 상품수지는 110억달러 흑자를 냈다. 석유제품, 기계류 호조 속에 수출이 572억4천만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작성했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28.8%나 늘었다. 작년 10월 추석 연휴 때문에 영업일 수가 줄었다가 올해에는 5일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 보통 한 달 영업일 수가 25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산술적으로 20% 증가 효과가 난 셈이다.

서비스수지는 22억2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작년 동월(35억3천만달러 적자)보다 적자 규모가 줄었다. 그동안 서비스수지 적자 확대의 주범이었던 여행수지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여행수지는 9억5천만달러 적자로, 2016년 11월(7억5천만달러 적자) 이후 1년11개월 만에 적자 규모가 가장 작았다. 중국인, 일본인을 중심으로 입국자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 출국자 수 증가는 지난해 기저효과 때문에 둔화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여행수입(15억4천만달러)은 2016년 5월(17억2천만달러) 이후 가장 컸다.

◆대기업, 영업이익의 61%

지난해 영업이익액을 기준으로 본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은 심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6일 공개한 ‘2017년 기준 영리법인 기업체 행정통계 잠정 결과’ 보고서를 보면 법인세를 내는 전체 영리법인의 영업이익 가운데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55.7%에서 2017년 61.0%로 높아졌다. 대기업 수는 전체 기업의 0.3% 수준으로 비중에 큰 변화는 없었다. 결국 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은 더 심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대기업의 매출액은 전체의 48.0%를 차지했다.

영업이익 증가율 차이도 크게 벌어졌다. 지난해 대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35.4%였다. 이는 전년 16.4%에서 2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반면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증가율은 같은 기간 24.6%에서 8.3%로 추락했다. 중견기업 역시 11.7%에서 9.1%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다. 기업 수를 기준으로 전체의 99.1%인 중소기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체의 25.1%, 매출액은 37.9%에 불과했다. 종사자 1명당 영업이익도 대기업 9천만원, 중견기업 3천만원, 중소기업 1천만원으로 격차가 컸다.

통계청은 대기업의 실적이 좋았고 소기업의 실적이 악화한 것이 경제력 집중 심화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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