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번호도 받아달라"…당 여론조사에 TK 현역 의원 초긴장

  • 정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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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02-02   |  발행일 2020-02-03 제5면   |  수정 2020-02-02

자유한국당이 이번 주(2~8일) 중 현역의원 '컷오프'(공천배제)를 위한 여론조사에 돌입하면서 대구경북(TK) 현역의원들이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앞서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TK의 경우 타지역에 비해 컷오프 기준을 높일 것이라고 밝히면서, 지역 의원들이 여론조사 참여 독려 등 전방위적 대응에 나섰다.

2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당 TK 의원들은 지역구 주민 및 지지자들에게 SNS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지역 주민 및 당원들과 대면 접촉이 어려워지자 온라인을 통한 홍보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TK 의원들은 SNS 등을 통해 '4·15 총선 컷오프에 대한 전화 여론조사가 있을 예정이니 꼭 지지 응답을 해달라'고 권유하고 있다. '02, 031, 032, 053, 0505, 070 등 모르는 번호라도 꼭 받아달라. 통화 도중 끊으면 안되니 끝까지 응답 후 마지막 멘트를 듣고 끊어달라'는 당부까지 하고 있다.

이처럼 지역 의원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은 이번 여론조사가 컷오프의 주요 잣대로 쓰이기 때문이다. 공관위는 여론조사 결과와 함께 20대 국회 △원내대표들의 개별 의원 평가 △의정활동 평가 △해당 행위 이력 △당 지지율과 개인 지지율 비교 평가 등을 토대로 컷오프 대상을 정할 계획이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TK 지역 컷오프 비율은 50%를 넘어설 것"이라며 '역대급 공천 물갈이'를 공언한 바 있다.

공관위 측은 이번 주나 이달 초만 언급했을 뿐 여론조사 진행 시기나 시행기관 등 세부사항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100%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현역 의원의 적합도 또는 지지에 대해 묻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의 국회의원실 보좌진은 "공관위에서 여론조사 시기나 현역 교체 비율 등을 정확하게 언급하지 않고 있어 대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우한 폐렴으로 지역구 활동도 쉽지 않아 여론조사 응답을 독려하는 것밖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고 했다.

경북의 한 의원실 관계자는 "한번 전화가 돌기 시작하면 어떤 문항을 물었고 어떤 기관이 진행했는지 소문이 금방 퍼진다. 현역뿐만 아니라 모든 예비후보들도 여론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정가에선 현역 의원들의 컷오프 비율이 높아질수록 '무소속 연대' 같은 집단행동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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