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다 사라질 위기" 대구 안지랑곱창골목, 다시 살아날 수 있을까?

  • 박영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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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2 17:51  |  수정 2024-03-12 17:54  |  발행일 2024-03-13 제8면
주민참여예산 제외돼 영남이공대와 '상생' 축제 폐지 수순
지난 2022년에는 2018년부터 진행한 '핼러윈 축제' 폐지
상인 "자체적으로 4월에 막창 축제 추진 중이지만 아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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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전 10시 30분쯤 방문한 대구 남구 대명동 안지랑 곱창골목. 올해부터 이 골목과 관련한 축제가 모두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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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대구 할로윈 축제 당시 안지랑 곱창골목에 분장을 한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고 있다. 영남일보DB

대구 남구의 대표 먹거리 골목인 '안지랑 곱창골목'과 관련된 축제가 모두 없어질 위기에 처했다. 상인들은 침체한 상권을 타개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소식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12일 남구에 따르면 올해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사업 목록에 '안지랑 곱창골목 상생 축제'가 제외됐다. 이 축제는 영남이공대에서 2022년부터 추진했다. 가을마다 열리는 학교 축제의 콘텐츠 중 하나인 '바비큐 파티'를 인근 곱창골목에서 열어 지역 상권과의 '상생'을 도모했다. 이에 남구청은 대구시에 예산을 요청했고, 대구시·대구전통시장진흥재단에서 3천만 원을 지원했다.

당시 축제를 추진한 상인 최원목(56)씨는 "학생 3천여 명이 골목을 찾았고, 골목 전체 매출액만 5천 500만 원을 기록했다. 당시 번영회에서는 수입 중 1천700여만 원을 들여 사은품을 학생들에게 제공하며 학교에 고마움을 표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제2회 축제는 남구가 주관해 규모를 더 키웠다.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2천만 원에 구비 1천만 원을 더해 길거리 패션쇼·체험 부스·포토존·축하 공연 등 세부 콘텐츠를 강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대구시 주민참여예산 상시 모니터링에서 축제가 주민이 아닌 일부 상인들을 위한 사업에 그친다는 지적을 받았고, 결국 올해 사업에서 제외됐다.

최씨는 "먹거리 골목이 형성된 장점 중 하나가 축제를 열 수 있다는 것인데 축제가 사라져 아쉽다"며 "요즘 대만인 등 외국인과 타지 사람들이 곱창 골목을 많이 찾는 추세인데 이를 살리지 못하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곱창골목은 지난 2018년 미군 부대가 인접한 특징을 살려 '핼러윈 축제'를 열었다. 하지만 2022년 이태원 참사 이후 핼러윈 축제 대신 크리스마스 축제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크리스마스 축제는 앞산 빨래터공원에서 열려 곱창골목과는 동떨어져 있다.

축제가 없어지면서 곱창골목 상권도 갈수록 침체하고 있다. 현재 골목 내 운영 중인 곱창집은 32곳으로, 2019년 44곳에 비해 27.3%(12곳) 급감했다.

상인들은 자체 축제라도 열어 상권을 되살려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한병춘 안지랑 곱창골목 상가번영회장은 "상가 번영회에서 자체적으로 4월쯤에 막창 축제를 개최할 계획"이라며 "상인들이 자체적으로 운영하면 아무래도 예산에 한계가 있어 힘들지만, 새롭게 시작하는 축제인 만큼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구는 확보된 예산이 없어 올해 축제를 열 순 없지만 다른 축제·행사를 곱창골목과 연계하는 방안을 강구 중이다.

남구 관계자는 "지난해 축제의 콘텐츠 중 하나였던 길거리 패션쇼는 진행할 계획"이라며 "앞산 축제 '대덕제'도 곱창골목과 연계한 이벤트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글·사진=박영민기자 ympark@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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