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잃는 대구…내수 침체에 고용 위축·공장 가동률도 하락

  •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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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13 18:58  |  수정 2024-03-13 19:00  |  발행일 2024-03-14
도소매·숙박·음식점업 고용 대폭 축소
40대 취업자수 2000년 이후 최저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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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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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지방통계청 제공.
극심한 내수부진 탓에 대구지역 고용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취업자수는 1년새 8천명이나 쪼그라들었고, 생산원가 인상, 고금리 국면이 이어지자 조업을 중단하는 업체가 늘면서 공장 가동률도 70% 이하에 머물러 있다. 특히 내수 경기를 반영하는 도소매·숙박·음식점업 관련 고용이 대폭 축소됐다. '경제 허리'인 40대와 청년층인 20대 취업자 수가 급감했다. 인구 240만 대도시인 대구가 점점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13일 동북통계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지난달(2월) 대구 전체 취업자 수는 123만3천명으로, 1년 전 같은 달보다 8천명(-0.7%) 감소했다. 대구 취업자 수는 지난해 5월 128만4천명까지 오른 이후 완만한 하향세다. 지난 1월엔 120만5천명까지 고꾸라졌다. 지난달 고용률도 57.9%로 전년 같은 달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대구 고용 지표가 이처럼 악화된 것은 지역 경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소기업·자영업 부진 때문이다. 대구의 중소기업 수는 32만972개(2020년 말 기준)로 전체 사업체의 99.94%에 이른다.


자영업 비율이 높은 도소매·숙박·음식점의 고용이 크게 줄었다. 지난달 이들 업종의 취업자 수는 23만2천명으로, 1년 전보다 1만4천명 감소했다. 사업·개인·공공서비스업도 50만명에서 49만4천명으로 6천명 줄었다. 직업별로는 서비스·판매업 종사자가 대거 일자리를 잃었다. 1년 전 29만6천명이던 취업자 수가 28만3천명까지 추락했다.


대구 경기 침체는 사업자 폐업 현황에서도 드러난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2년 문 닫은 법인·개인 사업자는 3만4천759명이다. 아직 지난해 폐업자 통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4천820명의 소상공인·자영업자가 '노란우산'의 폐업 공제금을 받아갔다.


40대 취업자 수가 1999년(26만5천명)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뼈아프다. 지난달 대구의 40~49세 취업자 수는 27만5천명으로 1년 전 28만명보다 5천명(-0.8%) 감소했다. 대구는 타 지역보다 40대 자영업자 비율이 높다. 내수 부진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이 무너지면서 40대가 대거 거리로 내몰리게 된다.


청년 일자리도 갈수록 협소해지고 있다. 일자리가 줄면서 20대 취업자 수도 크게 줄었다. 지난달 20대 취업자 수는 14만1천명으로 1998년 관련 통계가 작성된 이후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경제 규모가 엇비슷한 부산과 인천의 20대 취업자 수는 각각 21만8천명, 20만8천명이다. 모두 20만명을 넘는다.


대구지역 최대 산업 단지인 성서산단은 작년 2분기부터 3분기 연속 가동율이 하락세다. 가동율도 지난해 1분기 이후 줄곧 70%를 밑돌고 있다.


박은희 대구정책연구원은 "대기업이 많은 도시는 40대들이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지만, 대구는 40대 자영업자가 많아 여전히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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