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기업명품관, 오는 10월 입점계약 종료…갈곳없는 29개 입주업체 '전전긍긍'

  • 이남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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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7 18:31  |  수정 2024-03-27 19:33  |  발행일 2024-03-28 제3면
대구시 신청사 건립예산 확보차원
시유지 매각 대상에 포함돼
계약 연장·대체부지 마련해 줄 것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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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기업명품관이 오는 10월 22일에 계약 종료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입주업체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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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 용산동에 있는 대구기업명품관 현황.<중기중앙회 대경본부 제공>

대구기업명품관이 오는 10월 임대차 계약종료로 문 닫을 위기에 처하자 입주업체들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예산 확보를 위해 시유지 매각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그 매각 대상지 중에 대구기업명품관(달서구 용산동)이 포함됐다.

27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년간 운영돼온 대구기업명품관이 최근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대구시가 신청사 건립비 마련을 위해 시 소유의 유휴부지 매각 대상 6곳을 선정했고, 그중 한 곳이 대구기업명품관이다. 여태껏 입주업체(29곳)들은 매년 1년 단위로 계약을 연장해왔다. 하지만 시는 지난해 10월 입주업체에 넉달 뒤에 나가 달라고 통보했다.

당시 대구시의회와 시민단체가 시 소유 부지 매각 반대가 거셌던 탓에 대구시와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본부는 논의 끝에 당초 계약 기간(올해 10월 22일)까지 연장했다. 본래 건물 임대차 계약은 두 기관 간 체결했다. 기업명품관 입주업체들은 중기중앙회 대경본부와 입점문제를 상의해왔다.

최영기 정인주얼리 사장은 "나가달라고 했을 땐 청천벽력과 같았다. 그간 장사를 하면서 단골 손님 등 나름 탄탄한 비즈니스 네크워크를 쌓아왔다"며 "계속 장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리하라는 소식에 당황스러웠다"고 했다.

시도 이같은 입주업체들의 사정은 알지만 부지 매각 후 재원 활용 등의 이유로 의견 수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는 부지 매각에 앞서 기업명품관 일대의 자산 용도 변경계획도 갖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친 후 부지를 매각하려면 시간이 많이 소요될 수 있다고 여긴다.

대구시 관계자는 "본래 기업명품관은 중소기업의 오프라인 판로개척을 위해 운영했다. 하지만 요즘은 온라인, 홈쇼핑 판로를 더 확보하는 추세다. 일부 사업주에게만 한정적으로 혜택이 돌아간다는 지적도 있었다"며 "마침 신청사 이전과 관련해 공공부지 매각 후 재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 결정되면서 기업명품관도 매각 대상에 포함됐다"고 했다.

시의 매각 가능한 공유재산 목록에는 중소기업명품관을 비롯해 두류정수장 유휴부지, 성서행정타운, 칠곡행정타운, 대구시 동인청사(건물), 동인청사(주차장) 등 6곳이 포함됐다.

현재 입주업체들은 최대한 계약을 연장해 주던지, 대체부지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엄덕현 비상대책위원장은 "그간 코로나팬데믹, 경기침체 등 어려운 상황도 많았지만 업체들이 버틸 수 있었던 건 상부상조했기 때문"이라며 "나가라고 해도 갈 곳이 없다. 신청사 건립을 반대하는게 아니라 건립까진 시간이 있으니 몇 년간이라도 입주업체들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한편, 대구기업명품관과 한 건물(3층)에 있는 중기중앙회 대경본부는 계약 만료일에 맞춰 사무실을 다른 곳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입주업체들만 상황이 난처해졌다.

글·사진= 이남영기자 lny0104@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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