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인구종말

  • 백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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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9 06:57  |  수정 2024-03-29 06:58  |  발행일 2024-03-29 제27면

과거 지구종말론은 인구 과잉이나 식량 부족 문제를 꼽았으나 현재는 인구 감소가 대세다.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국은 소멸하나?(Is South Korea Disappearing)'라는 칼럼에서 '한국은 흑사병이 창궐했던 14세기 유럽 수준의 재앙적인 인구 감소를 피할 수 없다'고 했다. NYT는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0.7명으로 떨어져 2060년대 말 인구는 3천500만명 미만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우리나라 통계청 자료를 활용했다. 앞서 2006년 데이비드 콜먼 영국 옥스퍼드대 명예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국가 중에서 인구소멸국가 1순위로 한국을 지목했다.

이들의 우려와 예상은 적중해 우리나라는 2020년 출생자보다 사망자 수가 더 많은 인구 데드크로스(Dead cross)가 시작됐다.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은 1965년 6명, 1970년 4.07명, 1983년 2.08명, 2003년 1.19명, 2022년 0.78명, 지난해는 0.72명으로 추락했다. 2021년 기준으로 프랑스 1.83명, 미국 1.6명, 영국 1.56명, 독일 1.53명과 비교하면 절반 이하다. 초저출산에 대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2100년 반 토막, 2300년에는 제로(0)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OECD는 출생아와 노동 인구 부족으로 당장 2030년부터 어린이집, 유치원, 결혼식장이 줄줄이 문을 닫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1962년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고 소리쳤던 정부의 인구 억제 정책이 화석처럼 들려오는 시대다.

백종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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