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동·병상 운영 축소·중단에 무급 휴가까지…허리띠 졸라매는 대학병원들

  • 강승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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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03-28 17:51  |  수정 2024-03-29 10:05  |  발행일 2024-03-29 제7면
동산병원 4월부터 일부 병동 운영 중단 검토
영대병원 간호사 무급 휴가 시행 중
경대병원 일반병동 2곳 통폐합
계명의대 교수 비대위, 사직서 개별 제출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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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한 대학병원 진료접수처에 의료진 부족으로 인한 진료 지연 안내문이 붙어있다.<영남일보 DB>

의대 정원 증원을 두고 의정 간 샅바 싸움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대구권 대학병원에서 병동·병상 운영 축소·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계명대 동산병원은 내달부터 일부 병동의 운영을 중단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병원 측은 의료대란 장기화에 대비해 2개 일반 병동을 다른 병동과 합치고, 간호사 등 인력을 응급실 등 분야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영남대병원은 지난 27일부터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무급 휴가를 시행 중이다. 병상 가동률과 수술률이 평소보다 절반 가까이 줄었기 때문이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중환자 병동을 제외한 일반병동 2곳을 통폐합하고 2곳은 병상 수를 줄였다. 미가동 병동 간호사들의 운영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대병원은 중환자 병동 등을 제외한 일반병동 20곳 중 2곳을 통폐합했다. 현재 일반병동은 19곳이 운영되고 있다. 가동하지 않는 병동의 간호사들은 최근 가동률이 높은 병동에 파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병상 가동률 저하로 타 산업에서 보인 구조조정을 방불케 할 정도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며 "경영난에 일부 병원은 명예퇴직까지 논의한 것으로 들었다"고 토로했다.

한편, 대구권 의대 교수들은 '사직 행렬' 참여에 다소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계명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사직서 제출 마감을 지난 27일로 잡았지만, 일정과 관계없이 계속 받기로 결정 했다. 비대위 관계자는 "사직서를 내지 않은 동료 의사에게 화살이 향할 수 있어 개인별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했다"라며 "사직서를 취합 하더라도 인원은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경북의대와 영남의대 교수 비대위도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받고 있지만, 대학 행정실에는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대구가톨릭대는 176명 중 8명이 사직서를 냈다.

최근 경북대병원 교수로 명예 퇴직해 개원한 A 병원장은 "의대 교수들은 업무 가중으로 체력까지 떨어져 몸과 마음이 많이 힘들 것"이라며 "지금은 사직서 제출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이지만, 상황에 따라 한꺼번에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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