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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쏙쏙 인성쑥쑥]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見意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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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종문기자
  • 2019-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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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詩)를 공자는 ‘사무사(思無邪)’라고 했습니다. ‘간사함이 없다’는 뜻입니다. 김종직은 하루에 ‘사무사’를 세 번 외면 ‘달과 이슬과 바람과 꽃이 안중에 없으리라’고 읊었습니다. ‘만고의 본바탕은 오로지 이 봄에 있다’고 했습니다.

필자는 첫손자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지난 4일 경주 양남면 나산초등학교 입학식에 갔습니다. ‘꿈동이들의 입학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교문에도 해송관에도 붙어있어 축제분위기였습니다. 1학년1반 교실 앞문에는 입학생 23명의 명단이 게시되어 있었습니다. ‘짝짝짝’. 재학생과 학부모의 박수를 받으며 입학생들이 해송관에 입장하였습니다. 귀여운 아이들의 얼굴에 긴장감이 살짝 엿보였습니다. 최희송 교장의 “23명의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로 시작된 말씀은 간단명료하고 군더더기가 없어 정말 좋았습니다. ‘무엇을 가르칠까’는 교사들의 몫입니다.

김종직의 제자 김굉필이 평생 즐겨 읽었던 소학에는 ‘견의취(見意趣)’라는 말이 나옵니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중국 북송의 유학자 정이천은 ‘사람을 가르칠 때에, 가르침을 받는 사람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배움은 즐겁지 못하다. 그럴 때에는 잠시 노래와 춤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습니다.

정이천은 옛 사람이 지은 시경의 시 삼백 편을 예로 들었습니다. ‘관저(關雎)’는 징경이(물수리)가 냇가에서 올망졸망한 조아기풀(노랑어리연꽃)을 찾는 노래입니다. 주나라의 성군 문왕이 아리따운 아가씨 태사(太)를 만나 결혼하여 가정을 알차게 꾸려간다는 은유의 노래입니다. 그래서 당시 주나라의 수도 호경(鎬京)에서는 시경을 교재로 사용하여 그곳의 주민들에게 날마다 이 노래를 듣도록 했다고 합니다. 노래는 문답식으로 되어 있어 발을 동동 구르며 남녀가 합창하듯 부르면 듣기에도 흥겹습니다.

그러나 시경의 시는 그 내용이 간략하지만 심오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소학을 배우는 어린아이들은 더욱 어렵습니다. 그래서 따로 쉬운 말로 시를 지어서 가르쳐야 합니다. 정이천은 ‘어린아이들이 주변을 쓸고 닦고 정리정돈한 일, 사람들과 대화한 일, 지켜야 할 예절 등을 지어서 아침저녁으로 노래하게 하면 반드시 도움이 될 듯하다’고 하였습니다.

사실 글을 쓴다는 것은 육감이 필요합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냄새 맡고, 혀로 맛보고, 피부로 감각하고, 마음의 느낌을 적어야 합니다. 오감을 일으키는 다섯 감각 기관에 마음이라는 것을 더 보태어 적으면 육감이 됩니다. 그 육감을 사실대로 적으면 좋은 글이 됩니다. 그렇지만 반드시 ‘간사함이 없음’이어야 합니다. 못되고 악함이 없어야 합니다. 그릇됨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 시는 틀림없이 하나의 훌륭한 교재가 될 것입니다. 어린아이들의 배움은 기억하고 외우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타고난 지혜와 능력을 발현시켜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어린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아야 하는’ 이유입니다.

박동규<전 대구중리초등 교장·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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