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달라진 의회상

  • 장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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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1-27   |  발행일 2014-11-27 제26면   |  수정 2014-11-27 08:05
[취재수첩] 달라진 의회상

‘의장 선거에 금품을 주고받은 의회’ ‘막장 의회’.

예천군민에게 비친 지난 예천군의회의 모습이다. 의장 감투를 놓고 금품을 주고받다 군의원이 구속되는가 하면 스스로 목숨까지 끊는 등 주류·비주류로 패를 갈라 자리다툼을 벌이며 수준 이하의 추문까지 연출됐다.

이로 인해 지역민은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 민의를 대변해줄 것으로 믿은 의회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가진 것도 사실이다. 제7대 예천군의회 역시 의원 9명 중 초선이 절반(5명)을 넘는데다 여성의원도 2명이나 돼 일부 주민은 의회가 제대로 운영될지 우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의회는 이 같은 우려를 기우로 돌리며 개원 이후 4개월간 의원 각자가 열정적인 의정활동으로 주민으로부터 최소한 ‘합격점’은 넘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의원들은 지난달 임시회 기간 집행부가 추진하고 있는 주요사업장을 찾았다.

현장을 꼼꼼히 살펴보며 예산 투입의 적정성과 사업시행의 효율성을 검토하는 등 이전과 다른 의원상을 보여줬다.

용문 금당실권역 농촌마을종합개발 사업 현장을 방문한 의원들은 “70억원이 투입된 사업이 내년 완료되는 만큼 소득기반 확충 등 개발사업의 수혜자는 누가 뭐라해도 지역민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것”을 집행부에 주문했다. 이와 함께 입찰에 대해서도 의원들은 “가로수 식재 사업의 경우 공개입찰을 해야 하지만 산림조합과 수의계약을 한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 맞지 않는 행위”라고 지적한 뒤 향후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열린 군정질의에서도 의원들은 정책을 세심하게 챙기는 한편 날선 질의로 집행부를 몰아세웠다. 용문 오미자 가공공장과 지보 한우체험마을에 대한 방만한 운영과 실태를 지적하며 개선책을 주문했다.

한 의원은 “오미자 가공공장은 실패한 사업이다. 집행부는 사후 대책 마련에 대한 답변을 하는 것이 옳다"고 꼬집었다. 또다른 의원 역시 “집행부가 처음부터 무리한 사업을 진행하다 결국 농민들만 빚더미에 몰리게 됐다”고 추궁하자 집행부는 “앞으로 오미자 가공공장을 타 작목반과 연대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이끌어냈다.

이어 집행부는 “지보 한우 체험마을의 경우 소비자의 만족도와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 위해 전문 인력을 고용해 법인으로 운영하고 있다. 방문객도 꾸준하다”고 답변했다. 최근 기자는 체험마을을 다녀왔다. 관계자가 들려준 얘기는 집행부와 달랐다.

그는 “전문 경영인 영입은 실패작이다. 오히려 인건비만 더 늘었을 뿐 별 도움이 되질 않았다”고 했다. 이처럼 예천군의회가 의욕적인 의정활동을 펴자 주민들도 의회를 바라보는 시선이 좋아지고 있다.

지역민의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의원들은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지역발전이라는 임무에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장석원 2사회부기자/예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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