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부머 공무원도 ‘퇴직 쓰나미’

  • 노인호
  • |
  • 입력 2015-02-25 07:31  |  수정 2015-02-25 08:01  |  발행일 2015-02-25 제1면
대구·경북 9년내 1만명 육박
인생2막 ‘제2 구직전쟁’ 돌입
신규채용 늘어 청년엔 ‘호재’
20150225

베이비붐 세대(1955~63년 출생한 세대) 공무원의 은퇴바람이 대구·경북 공직사회에 불기 시작했다. 경제 성장기에 대거 채용됐던 이들이 정년을 맞아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는 것.

앞으로 9년 내 현 인원의 30%가 넘는 1만명가량의 공무원이 정년으로 퇴직해 신규 채용규모가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도 있지만, 이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취업난 등 풀어야 할 숙제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베이비붐 세대 공무원의 은퇴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부터다.

1955년생 공무원의 정년은 올해지만, 통상 1~2년 정도 앞당겨 퇴직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그렇게 지난해 대구시를 떠난 공무원은 288명으로 전년도인 2013년(124명)보다 2.3배 많았다.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2016년에는 정년퇴직 예상자가 255명으로 늘어난 뒤 2017년에는 311명, 2019년에는 419명, 2021년에는 429명에 이를 것으로 대구시는 내다봤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 공무원의 은퇴가 본격화되기 전인 2011년 102명에 비해 적게는 2배, 많게는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렇게 올해부터 2023년까지 퇴직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구시 공무원은 2천971명. 8개 구·군을 포함한 대구시 전체 공무원 9천637명(지난 1월말 기준)의 30%를 넘는다.

경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예천군에서 이 기간 현재 일하는 공무원(618명, 지난해 6월말 기준)의 37%에 이르는 229명이 정년퇴직하는 등 경북도청과 23개 시·군의 공무원 6천662명(전체의 30%)이 공직사회를 떠난다. 앞으로 9년 동안 퇴직하게 되는 대구·경북 공무원은 9천633명으로, 이는 현재 일하는 공무원의 30%를 넘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무원들의 노후준비는 이전보다 더 치열해지는 분위기다.

1985년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한 대구시청 공무원 A씨(54)는 이미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땄다. 고위공무원인 A씨의 정년은 6년 남았다.

A씨는 “베이비붐 세대 공무원의 정년퇴직이 본격화하면 이들이 비슷한 자리를 두고 경쟁할 텐데 거기에 끼어들고 싶지 않다. 관피아 논란으로 자리도 더 줄어든 상태”라며 “그런 자리는 아예 포기하고 다른 분야로 가기 위해 벌써부터 자격증 등을 준비하는 동료가 적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꺼번에 채용된 이들이 대거 빠지면서 대구시는 올해 601명, 경북도는 1천506명을 뽑는 등 공무원 채용시장도 앞으로 6~7년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대구시 관계자는 “공무원 신규 채용은 전년도 퇴직인원이 정해져야 확정된다. 통상 퇴직인원의 20~30%를 뽑는 만큼 베이비붐 세대 공무원의 은퇴가 늘어나면 그만큼 신규 채용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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