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산업의 活路, 세계화 .8] 선진국 사례 통한 발전방향 ② 제조업 강국, 독일서 배운다

  • 박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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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26   |  발행일 2015-11-26 제17면   |  수정 2015-11-26
獨 “대구 제조업, ICT 접목한 자동화로 생산·수익성 높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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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독일기계설비공업협회(VDMA) 본사.

제조업을 기반으로 한 독일의 산업구조는 대구와 여러모로 닮은 점이 많다. 독일은 중소·중견기업(종업원 수 500명 이하·매출액 5천만유로 이하)이 전체 기업의 99.7%를 차지한다. 또 기계산업이 주력으로 자리 잡고 있는 점도 대구와 유사하다. 제조업의 맏형 격인 독일 현지에서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한 대구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봤다.

◆ 기계강국, 히든챔피언 기업 1천300개

독일은 기계산업의 강국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에 따르면 독일의 기계산업 매출액은 2013년 2천96억유로, 2014년 2천182억유로 등으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2% 성장한 2천248억유로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독일의 기계는 최고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품질을 앞세워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고 있다. 독일 기계 설비는 국내보다 해외에서의 매출이 두드러진다. 독일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75%는 해외로 수출된다. 무역 규모면에서는 독일의 기계설비가 전 세계 시장의 17%를 차지하며, 2위인 미국과 3위인 일본을 제치고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獨생산 기계설비 75% 수출 ‘세계 1위’
히든챔피언만 1300개 보유 최대 강점
4차 산업혁명 ‘인더스트리 4.0’ 추진
제조업·정보통신 융합한 신산업 창출


독일 기계산업의 성장 원동력은 히든챔피언으로 불리는 강소기업과 전자·로봇·소프트웨어·기자재 등의 융합이다.

히든챔피언은 각 분야에서 세계시장 1~3위를 차지하면서 매출액은 50억유로 이하의 잘 알려지지 않은 강소기업을 말한다. 독일은 무려 1천300개의 히든챔피언 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처럼 히든챔피언 기업을 중심으로 한 검증된 엔지니어링 체계와 다양한 산업기반의 결합이 독일 기계산업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또 독일은 숙련된 인력과 기술력 축적으로 세계시장의 리더가 됐다. 독일의 기계산업은 100만명의 전문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최근 3년간 R&D(연구개발) 비용으로 연평균 700억유로를 투자했으며, 매년 수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독일은 기계산업의 33개 세부 분야 가운데 16개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

◆ 대구 산업, 자동화분야서 강점 갖춰야

독일은 최근 ICT(정보통신기술)·기계 융합 기술과 공장 자동화 기술이 기계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분야의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한국 정부가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스마트 팩토리’ 사업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최근 독일기계설비공업협회(VDMA)가 160여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 기업 2곳 중 1곳이 2018년까지 소프트웨어 및 전기기술이 독일 기계 및 플랜트 모듈식 시스템 구축에 필수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상당수 기업이 ICT와 자동화는 기계산업 분야에서 필수적인 기술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독일 정부는 현재 한국의 ‘제조업 3.0’과 유사한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제조업과 ICT의 융합을 통한 생산성 증진 및 효율성 향상을 추구하는 4차 산업혁명을 뜻한다. 제조업과 ICT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신산업 창출과 이로 인한 생산성 증진 및 효율성 증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독일의 기계산업을 중심으로 한 제조업 기업들도 이러한 ‘인더스트리 4.0’을 신흥국과의 저가 생산경쟁과 후발 산업국의 기술 추격에 대응하기 위한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한 생산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제조업 분야에서는 생산성을 높일 수 있고, 기계산업 분야에서는 최첨단 기계설비의 수요를 늘려 새로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VDMA 올리버 박 아시아 지역 대외무역 매니저는 “기계산업을 비롯한 제조업 분야에서는 자동화 기술과 ICT 접목이 필수적인 경쟁요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대구를 비롯한 한국의 기계산업 분야 기업들도 자동화 분야에 강점을 갖춰야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글·사진=프랑크푸르트에서 박광일기자 park8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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