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이중섭’ 구상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풀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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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11-30   |  발행일 2015-11-30 제2면   |  수정 2015-11-30
칠곡 스토리텔링 공모전 심사평

본심에 올라온 작품을 읽으면서 응모자들이 스토리텔링을 단순히 이야기를 꾸며내는 정도로 여기지는 않는가 하는 점이 논의됐다. 대상에 대한 독특한 해석과 상징성, 흡입력 있는 전개와 재미가 더해져야 비로소 스토리텔링은 오랜 생명력을 갖춘 작품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수상자들에게 적잖은 아쉬움을 느꼈다.

일반부문에서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있는 반면에 독창성이 떨어져 순위에 올릴 수 없는 작품도 다수였다. 먼저 장려상 수상작인 ‘봉선화 꽃 필 무렵’은 여성 독립운동가인 임봉선의 활약을 소설적으로 구성한 작품으로 나름의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지만 과거와 현재를 꿈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어딘가 익숙하면서 작위적이란 느낌을 떨치기 힘들었다. 우수상을 받은 ‘내 가슴을 떨리게 한 다부동’은 한국으로 시집온 한 일본 여인의 눈을 통해 한국의 분단, 6·25전쟁에 대한 반성과 소회를 솔직하게 드러낸 점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한국 분단의 역사를 이방인의 시각에서 조명했다는 점이 돋보였다.

최우수상 작품인 ‘한국 근대회화의 재발견, 이쾌대’는 여명기의 화가 이쾌대의 굴곡진 삶과 그에게 정신적인 영향을 준 친형 이여성과의 관계를 관찰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작품이다. 상당히 공을 들인 작품임에도 지나치게 자료에 의지한 딱딱한 논문 형태의 서술이 문제로 지적되었다. ‘구상을 그리다’는 한국문단을 대표하는 시인 구상의 시선을 통해 불우했던 한 시대를 살다간 천재 화가 이중섭의 삶을 자서전 형식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화가 이중섭의 처절하면서도 고독했던 예술적 세계와 인생역정을 간결하고 담담한 문장 속에 담아낸 수작이다. 대상작으로 꼽은 이유다.

학생부문에서는 여전히 스토리텔링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을 떨칠 수 없었다. 장려상 수상작인 ‘봉사의 기쁨을 느끼며’와 우수상으로 선정된 ‘전쟁의 기억을 간직한 칠곡’은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그려낸 점이 호평을 받았다. 최우수상 수상작인 ‘시인 구상의 삶과 구상문학관’은 대상을 바라보는 시각과 글쓴이의 감성이 잘 어우러진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대상 수상작인 ‘철모’는 전쟁의 비극적 상황을 전우애로 극복한다는 내용이 다소 상투적이지만 학생답지 않은 문체와 매끄러운 스토리 전개가 돋보였다. 수상자들의 발전을 기대해본다.

▨심사위원 △이하석<시인·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고문> △박희섭<소설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고문> △김진규<소설가·영남일보 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초빙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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