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도 해상공항 지반침하땐 누가 책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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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6-11   |  발행일 2016-06-11 제23면   |  수정 2016-06-11

바다를 매립해 건설하려는 가덕도 해상공항은 지반침하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해상공항의 지반침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제기된 문제지만 가덕도의 경우 지반 강도 차이로 인해 활주로의 부등(不等)침하가 발생할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활주로 부등침하는 항공기 안전은 두 말 할 것도 없고 공항 운영 및 유지에도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공항전문가인 한근수 대구경북연구원 신공항연구팀장은 그제(9일) 대구시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국수봉을 절개하고 바다를 매립해 짓는 가덕도 신공항은 육상과 해상에 걸쳐 활주로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지반 강도가 달라 활주로 곳곳이 균등하지 않게 침하될 수 있다”며 “만약 활주로에 문제가 생겨 보수 공사를 하려면 활주로가 1본뿐인 가덕도 신공항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굳이 한 팀장의 지적이 아니더라도 웬만한 식견을 가진 공항전문가라면 해상공항의 안전성 결함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나타낼 것이다.

이에 대해 부산은 가덕도 공항의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가덕 해안의 연약지반이 얼마 되지 않고 해안 매립 공법의 발달로 지반침하 우려가 없다는 것이다. 또 국수봉을 절취한 흙을 매립재로 활용하면 공항 건설비용이 밀양보다 덜 든다는 경제성 논리도 앞세우고 있다. 하지만 가덕도 공항의 지반침하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은 뚜렷한 근거가 희박하고 설득력도 떨어진다. 부산의 주장대로 해상공항이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편리하다면 해외의 다른 나라도 해상공항 건설에 적극적이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현재 세계 20대 공항 중 19개 공항이 내륙에 입지해 있으며 특히 2000년 이후 건설된 국제공항 6개 중 5개도 내륙에 건설됐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해상공항의 취약성은 일본 간사이공항만 봐도 알 수 있다. 오사카 해역 인공섬에 건설된 간사이공항은 부지 매립 후 18년 동안 지반이 12.4m나 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간사이공항은 활주로와 건물 유지관리에 막대한 돈을 쏟아붓는 등 큰 어려움에 봉착한 상태다. 만약 일본 정부가 해상공항의 이런 문제점을 미리 알았더라면 간사이공항을 짓지 않았을 게 틀림없다. 영남권 신공항은 애물단지로 변한 간사이공항의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을 필요가 있다. 특히 가덕도 신공항 예정지 연약지반(20~24m)이 간사이공항 연약지반(18~24m)보다 깊다고 하니 더욱 장기적인 침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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