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슬산 둘레길 108㎞ .4] 제2구간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하) 금굴 입구∼김흥 임도∼유가사(8.3㎞)

  • 임훈 박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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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7-27   |  발행일 2016-07-27 제13면   |  수정 2016-07-27
김흥 임도는 녹음의 파노라마…유가사 입구 들어서니 108돌탑이 마중
[비슬산 둘레길 108㎞ .4] 제2구간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하) 금굴 입구∼김흥 임도∼유가사(8.3㎞)
비슬산둘레길 제2구간 김흥임도 코스는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걷기에 그만이다. 동행 취재에 나선 대구트레킹연맹 회원들이 김흥임도를 걸어 비슬산 자락에 오르고 있다.
[비슬산 둘레길 108㎞ .4] 제2구간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하) 금굴 입구∼김흥 임도∼유가사(8.3㎞)
비슬산둘레길 제2구간 김흥임도 코스에 조성된 초곡산성 쉼터. 대구트레킹연맹 회원들이 쉼터에 마련된 의자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비슬산 둘레길 108㎞ .4] 제2구간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하) 금굴 입구∼김흥 임도∼유가사(8.3㎞)
대구시 달성군 유가면 양리의 돌탑과 소나무숲. 뒤쪽으로 신라 혜공왕(765~780) 또는 흥덕왕 2년(827)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진 유가사가 보인다.
[비슬산 둘레길 108㎞ .4] 제2구간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하) 금굴 입구∼김흥 임도∼유가사(8.3㎞)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김흥리 반송2교를 건너 750m를 가면 ‘효자 김염권 비’를 볼 수 있다. 계모의 병을 낫게 한 효자 김염권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비슬산 둘레길 108㎞ .4] 제2구간 옥연지 송해공원 둘레길(하) 금굴 입구∼김흥 임도∼유가사(8.3㎞)
동행취재에 나선 대구트레킹연맹 회원들이 비슬산둘레길 제2구간 김흥임도의 내리막길 구간을 걷고 있다. 숲길은 더욱 청량한 빛을 띠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 여유롭게 걸을 수 있다.

비슬산둘레길 제2구간 옥연지송해공원둘레길은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 소계정에서 옥연지(송해공원)~금굴입구~김흥임도~유가사를 잇는 11㎞ 코스다. 그중에서도 후반부 여정(옥연지 금굴 입구부터 유가사까지 8.3㎞)은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둘레길 일부가 자동차도로와 겹쳐 초반에는 고되지만, 힘든 여정을 마치면 울창한 숲길과 만나 한적하게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종점인 유가사(瑜伽寺)에서는 천년 고찰의 정취와 함께 불교와 관련한 다양한 스토리를 접할 수 있다.

옥연지 가로지르는 수중교 공사 한창
임도 입구까지 둘레길 안전 신경써야
계모 중병 고친 ‘김염권 효자비’ 눈길
쾌적한 임도 걸으니 긴장한 마음 풀려
초곡산성 쉼터 주위 둘러싼 풍광 일품
유가사 괘불에 소원 빌면 영험 소문도

#1. 금굴 입구~글램핑장 입구(3.9㎞)

비슬산둘레길 제2구간 옥연지송해공원둘레길 후반부 코스를 걸었다. 대구시 달성군 옥포면 기세리 옥연지 송해공원 금굴 입구에서 유가면 양리 유가사까지 이어지는 8.3㎞ 코스다. 2시간30분 정도 걸리는 여정이다.

금굴 입구에서 숨을 고른 일행은 옥연지 서편 둘레길을 따라 다시 걷기 시작했다. 길 오른편으로 눈길을 돌리자 사설 주말농장이 보인다. 고추, 호박, 오이 등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작물들이 싱그럽다. 길 왼편 옥연지 방향에는 징검다리가 가지런히 놓여있다. 옛 시골마을의 풍경처럼 정답고 아련하다. 징검다리 인근에 공사 중인 새 다리도 눈에 띈다. 나름 대규모로 조성중인 다리는 송해공원 수중교다. 달성군은 현재 옥연지를 가로지르는 길이 391.5m, 폭 2.5m 규모의 수중교를 건립 중이다. 걷기에 나선 이날은 구조물을 떠받치는 시설인 ‘거더’ 설치공사가 한창이다. 수중교 중앙에는 팔각정이 들어설 예정이다. 송해공원 수중교는 앞으로 옥연지 송해공원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징검다리를 지나 옥연지 서편 둘레길이 끝나는 지점에 도착하자 비슬산둘레길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정표의 안내를 따라 왼편 주차장 방향으로 놓인 다리를 건넌다. 이후 오른쪽 콘크리트길로 발걸음을 돌리면 유가사 방향으로 가는 둘레길이다. 이곳에서 50m를 더 걸으면 비슬산둘레길 안내판이 나온다.

안내판에는 둘레길 제2구간 관련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주의해야할 점은 이곳 안내판에서부터 김흥임도 입구까지 이어진 3.2㎞ 둘레길이 자동차도로와 겹친다는 점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가 지나기에 늘 안전에 신경써야 한다. 게다가 그늘이 없어 모자와 선글라스는 필수다. 팔 토시와 선크림 등도 미리 준비해야 한다. 야간 트레킹의 경우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자신의 위치를 알리는 깜박이등과 길을 밝히는 랜턴은 필수다. 이러한 안전 문제 때문에 현재 달성군은 해당 구간의 우회노선 개발을 고려 중이다.

안내판을 지나 자동차 도로로 접어든 일행은 300m를 걸어 기세교차로에 도착했다. 교차로에서 달성1차산업단지 방향인 오른쪽으로 1㎞를 더 걸으면 반송삼거리가 나온다. 반송삼거리에서 오른편의 산업단지 방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반송2교를 건너 750m를 더 걸으면 둘레길 오른편에서 ‘효자 김염권 비’와 마주할 수 있다. 1m 남짓한 돌담에 둘러싸인 효자비에는 효성이 극진한 아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려서 생모를 여읜 김염권은 연로한 부친과 계모를 비롯해 이복4남매의 생계를 책임진 착한 청년이었다. 어려운 형편에 새로 들어온 어머니와 동생들이었지만 서로 의지하며 늘 행복했다. 하지만 김염권이 30세 되던 해, 계모가 중병을 얻어 몸져 눕고 만다. 지극정성으로 계모를 돌보았지만 병의 차도는 없었다. 그러던 중 멧돼지 고기가 좋다는 말을 듣게 된다. 곧바로 김염권은 눈덮인 산을 헤매며 멧돼지 사냥에 나섰지만 끝내 잡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멧돼지 한 마리가 돌연 마을 언덕에 나타난다. 김염권과 그의 딱한 사정을 알던 마을 사람들은 힘을 합쳐 어렵게 멧돼지를 잡는다. 그리고 계모에게 먹이니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고 한다. 이후 마을 명륜회에서 그의 효성을 기리기 위해 효자비를 세웠다.

김염권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효자비를 뒤로 하고 10여m를 더 걸으면 자동차 도로 왼편에 김흥교가 나온다. 김흥교를 건너자마자 이번에는 양갈래 길이 나온다. 여기서는 오른쪽 김흥2리 방향으로 가서 김흥임도 입구까지 뻗은 길을 걸으면 된다. 김흥교에서 김흥임도 입구까지 이어진 1.2㎞ 둘레길의 풍경은 다소 건조하다. 창고와 공장건물이 둘레길 주변에 있어 어수선하기도 하다. 다소 지루한 길을 걷다 보면 둘레길 왼편으로 사설 글램핑장 한 곳이 보인다.

#2. 글램핑장 입구~초곡산성 쉼터(2.2㎞)

글램핑장 입구에서 200m만 더 걸으면 김흥임도 입구다. 김흥임도로 접어들면 길은 새로운 모습을 드러낸다. 김흥임도는 초곡산성 쉼터를 지나 유가사 인근까지 이어져 있다. 기존 임도를 활용해 길을 조성했기에 울창한 숲이 그만이다. 맑은 공기와 시원한 바람이 불어 쾌적하기까지 하다. 그동안 자동차 도로변을 지나며 긴장했던 마음이 절로 풀어진다. 임도 곳곳에는 갈래길이 있지만 이정표가 잘 갖춰져 있어 길찾기는 어렵지 않다.

산을 가로지르는 임도의 특성상 오르막길은 피할 수 없다. 계속된 오르막길에 몸은 지치고 힘들지만 비슬산맥의 수려한 경관을 보며 쉬고 걷다 보면 큰 무리 없이 오를 수 있다. 김흥임도에도 아주 간혹이지만 자동차가 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겨울철 산불조심 기간에만 차량을 통제하고 하절기에는 임도를 개방하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휴대전화 신호도 잘 잡히지 않는다. 긴급전화나 문자메시지 이용은 가능하기에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김흥임도를 따라 비슬산 자락 능선에 오르면 ‘초곡산성 쉼터’에 도착할 수 있다. 정자 모양을 한 쉼터는 지친 몸을 달래기에 그만이다. 주위를 둘러싼 풍경 또한 일품이다. 쉼터에서 바라본 달성군 일원의 전경은 온통 초록빛이다. 땅과 하늘의 경계는 사라지고,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짙은 초록이 길게 펼쳐져 있다. 쉼터에서 충분한 휴식을 취한 일행은 다시 발걸음을 옮긴다. 초곡산성 쉼터 이후부터는 콘크리트 포장길이 끝나고 자갈길과 흙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3.초곡산성 쉼터~유가사(2.2㎞)

초곡산성 쉼터에서 200m를 더 걸으면 초곡산성 입구다. 초곡산성은 대구시 기념물 제17호로, 비슬산 정상에서 현풍면으로 뻗어나온 산줄기에 자리잡고 있다. 삼국시대 산성으로 추정되는 초곡산성은 산 정상부 평지 주변으로 성벽이 축조돼 있다. 우리나라의 여느 산성처럼 전쟁 등의 재난 시 주민 피란처로 활용돼 왔다고 전해진다. 소가 누운 형상이라 해서 ‘와우산성(臥牛山城)’, 산 모양이 개구리와 비슷하다 해서 ‘와와산성(臥蛙山城)’으로 불리며 ‘성말랭이’라는 이름도 가지고 있다.

초곡산성 입구에서 초곡산성까지는 왕복 3㎞ 여정이지만 오가는 길이 험해 한나절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일행은 초곡산성 탐방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산성 입구를 지나쳤다. 여기서부터는 내리막길 임도가 이어진다. 숲길은 더욱 청량한 색을 띠고 있다. 도란도란 담소를 나누며 여유롭게 발걸음을 옮긴다. 둘레길 김흥임도 구간이 끝나갈 즈음 옹기종기 들어선 민가와 밭 사이를 지난다. 저 멀리 숲길 사이로 대구시 달성군 테크노폴리스의 아파트숲이 보인다.

김흥임도를 빠져나온 일행은 유가사 버스정류장에서 둘레길 제2구간의 종점인 유가사 주차장으로 향했다. 유가사 버스정류장에서 유가사 주차장까지는 500m 거리다. 유가사 입구에 들어서자 108개의 돌탑이 일행을 반긴다. 불교의 108번뇌를 상징하는 돌탑은 제각기 다른 모습을 지니고 있다. 도토리, 원뿔, 고깔모자처럼 다양한 형태의 돌탑 앞에서 한동안 시선이 머무른다. 소나무숲 사이로 버섯처럼 머리를 내밀어 올린 돌탑은 고고한 유가사의 풍경과 어울려 특이한 정취를 자아낸다.

108돌탑을 지나 유가사에 들어서자 고즈넉한 사찰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유가사는 신라 혜공왕(765~780) 또는 흥덕왕 2년(827)에 창건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소실된 이후 보수·중창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임란 당시 승병들의 훈련장이기도 했다. 고요한 산중 도량에서 한때를 즐기고 있노라니 이곳이 한때 3천명의 승려가 수행한 대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재미있는 점은 유가사의 ‘유가(瑜伽)’가 인도의 ‘요가(yoga)’를 소리나는 대로 한문으로 표현했다는 점이다. 유가사는 고려시대 유가종(瑜伽宗) 본산이었다고 전해진다. 특히 유가사 괘불은 영험하기로 소문나 있다. 가뭄이나 질병, 호환 같은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주민과 승려들이 야단(惹端)을 설치하고 소원을 빌면 반드시 그 효과가 나타났다고 한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 참고문헌=대구의 뿌리 달성

▨ 동행취재 및 도움말=대구트레킹연맹 신태문·서태숙·성정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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