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 고려한 피암터널, 8천t 낙석에는 속수무책”

  • 정용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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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09-01 07:19  |  수정 2016-09-01 15:01  |  발행일 2016-09-01 제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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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 해안일주도로 서면 구암~태하 구간에 낙석이 발생해 교통이 통제되고 있다. 뒤로 구암 피암터널이 보인다. 터널 한쪽 면이 바다쪽으로 열려 있는 구조여서 낙석에 취약하다.

[울릉] “비 오고 바람 부는 날이면 가급적 차량 운행을 하지 않아요. 해안일주도로는 조금만 바람이 불어도 낙석이 잦아 재수 없으면 큰일을 당하기 십상입니다.” 울릉도 유일의 육상교통망인 해안일주도로가 해마다 산사태와 낙석이 되풀이돼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난달 30일에도 사흘간 내린 400㎜에 가까운 집중호우로 인해 울릉읍 사동리~서면 구암리 구간 세 군데에서 낙석이 발생해 교통이 전면 통제됐다.

자연재해 잦은 울릉 해안도로
최근 낙석사고에 경고 목소리
토목전문가, 굴착식 건설 권장


◆해안일주도로는 ‘낙석도로’

울릉군에 따르면 총연장 44.2㎞에 이르는 섬 일주도로는 대부분 해안을 끼고 조성돼 있다. 산세가 험하고 비바람이 센 지형적 특성으로 매년 강풍과 집중호우 때 낙석, 산사태 등 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울릉읍 사동지구 500m, 서면 남양지구 300m, 북면 천부지구 500m 구간의 도로변은 수시로 낙석과 산사태가 발생하는 붕괴위험지구 ‘D’ 등급으로 나타났다. 최근 10년간 이들 지역에서는 낙석, 산사태로 2명이 숨지고 11명이 부상 당했다. 낙석은 31회 발생했으며 산사태로 인한 교통 두절은 167일로 집계돼 해안일주도로 이용자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태풍 ‘고니’의 영향으로 구암 피암터널 입구에 3천t의 산사태가 발생했고, 11월에는 서면 남양터널 입구 전방 50m 지점에서 토석 200t이 무너져 내렸다.

◆피암터널, 굴착식 건설 필요

이에 따라 현재 울릉도에는 해안일주도로의 낙석 피해를 줄이고자 일곱 군데에 낙석 방지용 구조물인 피암터널이 설치돼 있다. 피암터널은 서면 남양리 사자바위 인근에 굴착식으로 설치한 두 군데와 터널 한쪽 면이 바다쪽으로 열려 있도록 주변의 경관적 측면을 고려해 설치한 다섯 군데가 있다.

이번에 붕괴사고가 난 가두봉터널을 포함해 감을계터널, 남양터널, 사태감터널, 구암터널 등은 굴착식이 아닌 후자의 방식으로 설치된 피암터널이다. 가두봉터널은 2003년 준공된 길이 34m의 비교적 짧은 피암터널로 지난달 30일 한꺼번에 8천t 넘는 낙석이 터널지붕을 덮치면서 붕괴됐다.

지역 토목전문가들은 이번처럼 8천t이 넘는 엄청난 양의 낙석이 직접 피암터널 지붕 위로 떨어질 경우 붕괴를 피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앞으로 피암터널을 설치할 경우 암반을 직접 뚫는 굴착식으로 건설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현재 설치된 피암터널에 대한 안전진단을 서둘러 실시하겠다”면서도 “국가 차원의 해안일주도로 재해방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용태기자 jyt@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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